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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문제에 아쉬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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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07-01 14:23 조회21,9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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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작권 문제에 아쉬움 있다


6월 26일부터 캐나다 토론토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그 첫날 이명박과 오바마가 개별 정상회담을 갖고 전작권 연기에 대한 이른바 ‘토론토합의’를 했다. 2012년 4월 17일로 예정돼 있던 전작권 이양을 3년 7개월 더 연장하여 2015년 12월 1일에 이양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로써 일단은 북한과 남한 빨치산들이 2012년을 통일의 해로 정하고 매진하던 적화통일 행군에 찬물을 끼얹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에 대해 상당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앞으로 5년 5개월 동안 군이 정말로 혁명적으로 환골탈태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필자가 보기에는 어림도 없기 때문이다.


첫째, 2020년까지 국방예산이 621조가 투입된다는 전제 하에서 전작권 독자 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였지만 지금의 추세로 보아서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다. 군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6.9% 증액한 31조 6,000억으로 계획했지만 아마도 30조 선에서 마무리 될 모양이다. 2020년까지는 10년이 남아 있다. 그 10년간 621조의 국방비를 마련하려면 대충 국방비를 지금의 2배 정도로 올려야 한다.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불가능한 일을 전제조건으로 한 전작권 단독수행은 그야말로 위험한 일이 되는 것이다.


둘째, 필자는 우리 군의 지휘부와 장군세계를 믿지 못한다. 체계적인 공부를 하지 않았고, 그들을 도와줄 두뇌조직이 사실상 전무하고, 평상시에도 독서를 하지 않고, 항재전장 의식이 전혀 보이지 않고, 어떻게 싸울 것인가에 대한 개념연구가 없고, 군의 전투력 증강과 전투력 운용을 위한 과학을 멀리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장군들은 공인이기보다는 샐러리맨에 더 가깝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셋째, 군에는 좌익들이 매우 많이 침투해 있고, 숙군작업이 없었으며, 앞으로도 숙군작업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군의 핵심정보들이 수시로 빠져 나가고 이들의 흑색공작들에 의해 군인 정신이 조금씩 와해돼 가고 있다. 군 내부에 적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었는지 우리는 군번 1번 이형근 회고록을 통해서도 익히 잘 알고 있다. 


넷째, 군의 정신력과 기강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해이해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시각에 이는 오합지졸이지 싸울 수 있는 군대가 아니다.       


이상의 지적들은 이번 천안함 사건을 통해 국민 모두가 공감했을 것으로 본다. 필자의 판단으로 우리사회는 이미 좌익화가 다 돼 있다. 단지 통일만 남아 있는 것이다. 그 통일이 안 되고 있는 것은 오직 미국 때문이다. 만일 김대중과 노무현만 있었고, 미국이 없었다면 이 나라는 이미 북한으로 넘어 갔을 것이다.


정치가 군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정치가 좌익의 손에 넘어가면 군은 아무리 그 능력이 막강하다 해도 싸워보지도 못하고 백기를 들어야 한다. 이런 일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군사적 고려사항을 떠나 우리의 안보를 미덥지 못한 뜨내기 인생들, 일확천금만을 노리고 인생을 살아가는 장돌뱅이 정치인들에 내맡기고 있다. 이들이 까딱하면 하루 밤 사이에 북한과의 통일이 선포될 수 있다. 이러한 위험한 상황이 지속되는 한, 우리는 전작권을 미국의 어깨에 짊어지울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5년 5개월 이후의 우리 군은 지금의 군대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단지 무기 몇 자루가 더 추가돼 있을 것이다. 정치도 매우 위험하다. 국방장관과 대통령이 이러한 판단을 했다면 토론토에서 일본말로 아쌀하게 “우리 일단은 없었던 일로 합시다. 연합사 보존만이 남침야욕에 대한 북한의 오판을 없애고, 북한이 핵무기를 가져 봐야 소용이 없다는 인식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이렇게 말했어야 했다고 본다.


지금 우리는 천안함 희생이라는 엄청난 명분을 가지고 있다. 이 명분이면 ‘전작권 문제는 일단 없었던 걸로 합시다“ 이런 말을 하기에 충분했다. 2015년 직전에 이런 명분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좌익들이나 군사를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필자를 향해 패배주의에 젖어 있다고 말할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겨레신문은 군의 고위당국자가 했다는 말을 소개했다. “애초 합의대로 2012년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환수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2012년 4월 17일 전작권을 전환하기에는 우리 군의 정보 획득과 전술지휘 통신체계, 자체 정밀타격능력 등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청와대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의 전작권 연기 이유 설명이 타당하지 않다”


군의 어느 고위당국자가 이런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는 군을 모르고 안보를 모르는 말이다. 4성장군과 필자 중 누가 군을 더 속속들이 알고 있을까? 좀 거북한 말이긴 하지만 중요하기 때문에 던지는 질문이다. 4성장군은 군의 껍데기만 보고 살아온 사람들이다. 반면 필자는 군의 속을 훑어보면서 환자의 속병을 진단하는 의사처럼 군 생활을 했고 연구생활을 한 사람이다.


연구위원 시절 당시 필자가 상대한 군 간부들은 주로  국방장관과 3-4성 장군들이었다. 이들은 필자보다 많이 선배였고, 군생활을 필자보다 많이 했지만 필자가 진단해 전해주는 군의 현실에 대해 늘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4성장군보다는 필자가 군을 더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말을 감히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진급을 향해 빨리 달리느라 군의 내장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고, 선진수준의 군이 어떻게 생겼는지 조사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군수와 무기조달 시스템, 그에 따르는 비리 메커니즘과 같은 전문 분야에 대해 4성장군은 전혀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필자는 지금도 군수인들과 방위산업 조달인들 그리고 무기를 획득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마치 신들린 무당처럼 속속들이 이야기 할 수 있다.


군수와 무기조달에 대해서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1996년 9월 18일 발생한 강릉 사건을 보자. 북한 잠수함이 좌초됐을 때, 군과 정부는 “사회교란-요인암살”이 저들의 목적이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필자는 그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강릉지역에는 반경 20km 이내에 매우 중요한 군사시설이 8개씩이나 밀집돼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그 동안 간첩들은 이 지역 군사시설들에 대해 사진을 찍고, 약도를 그리고, 콘크리트 조각을 떼어 비닐봉지에 싸서 북한으로 보냈을 것이다. 잠수함에 대령이 타고 왔다는 것은 간첩들이 보낸 수많은 정보들이 과연 정확한 것인가를 확인하러 왔을 것이다” 이렇게 판단했다.


이런 글이 신문에 나갔지만 누구도 믿으려 하지 않았다. 4성장군들도 필자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신문은 단지 필자에 대한 신뢰만 믿고 그런 글을 내보낸 것이다. 그런데 이광수가 생포됐다. 이광수는 필자의 진단이 족집게처럼 정확했음을 확인해 주었다. 그 후 언론에서는 군사평론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을 하면서 방송 3사는 서로 필자의 시간을 얻기 위해 경쟁적인 노력들을 했다.


6.25를 상기해 보자. 당시 신성모 국방장관은 “아침은 서울에서, 점심은 평양에서”라며 큰 소리를 쳤다. 지금의 국방장관이라고 이런 착각을 하지 말란 법이 없다. A학점을 맞아보지 못한 사람은 A학점을 맞는 것이 아주 쉬운 줄로 안다. 그러나 진작 A학점을 맞은 학생은 그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가를 잘 안다.


마찬가지다. 군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도 미국만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언하건데 한겨레신문이 인용한 그 고위 군당국자는 A학점을 맞아보지 않은 사람이다. 정말로 2015년 말에 전작권 단독 수행을 희망한다면 군은 지금부터 기발한 지휘부를 형성하여, 마치 가마솥에 들어간 메뚜기들이 뜨겁다고 튀듯이 지금 이 순간부터 죽자 사자 튀어야 할 것이다.



2010.7.1.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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