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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부가 광수문제를 무시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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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6-03-07 16:43 조회7,1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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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부가 광수문제를 무시하는 이유

 

3월 6일, TV조선이 짤막한 뉴스를 내보냈다. 박근혜가 취임직후부터 황장엽이 제안해준 “통일전략 3대 노선”을 그대로 실천해 나왔다는 것이다. 내용을 보니 매우 간단했다. 1) 통일주도권을 남한이 움켜쥐고, 2) 북-중 관계를 단절시키고 3)세습정권을 교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정부가 이 3대 노선대로 통일정책을 수행해왔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뉴스는 이렇게 전했다. 

1)항인 통일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정부는 통일대박을 추진했고, 2)항 북중관계를 단절하기 위해 박근혜는 천안문 망루에 섰으며 3)항 세습정권을 교체하기 위해 ‘붕괴’라는 언어를 사용할 만큼 북한을 철저히 봉쇄하고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세 가지 매우 중요한 사실을 관찰하게 된다.  

관찰1: 박근혜와 국정원이 위장광수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 황장엽이 위장이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평가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많은 사람들은 황비서를 통일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의인이라 극찬하고, 나 같은 사람은 그를 위장간첩이라 평가하면서 그가 현충원에 묻히는 것에 적극 반대했다.  

이렇게 헷갈리게 하는 인물이 특히 위장한 서울광수들을 총 결집시켜 북한민주화위원회를 설립하였고, 이들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하게 해주었다. 대통령이 특히 서울광수들을 골고루 많이 만나 준 것도 바로 황장엽이 길을 닦아 준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황장엽이 가르쳐 준 통일전략 3대 노선을 따른다면 그는 서울광수들을 귀하게 활용할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많은 탈북자들이 있지만 서울광수들만큼 대우받는 탈북자들은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의 입장이 이러하기 때문에 국정원은 위장탈북자들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스폰서 노릇까지 해야 한다. 어제 밤(3월 6일)의 짧은 뉴스는 바로 우리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을 확실하게 밝혀 주었다. 위장 탈북자들이 저렇게 기세 좋게 나가는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있었던 것이다.

관찰2: 통일팔이 하던 조선일보가 궁지에 몰리자 어설픈 자기변명을 하고 있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조선일보는 통일대박을 정도 이상으로 선동했다, 통일이 곧 이루어질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며 통일기금을 많이 내라고 선동했다, 그런데 지금은 북한이 우리를 언제 공격할지 모르는 정도로 생명 자체가 위협당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통일을 말하는 사람은 정신이 반 정도 돈 사람일 것이다. 통일은 관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군을 무장해제 시켜야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대한민국에서 북한군을 무장해제 시킬 사람은 없다. 그래서 앞으로 수십 년간은 북한 땅을 우리 것으로 가져오는 그런 통일은 상상할 수 없다, 

전쟁을 걱정해야 하는 이 시점에서, 그동안 줄기차게 통일을 선동해왔던 조선일보는 많은 국민들로부터 원망과 비난을 받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TV조선이 서둘러 박근혜와 황장엽을 끌어들여 자신들을 향한 비난을 희석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가 통일을 선동한 것은 적어도 충분한 근거에서 그리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대통령과 황장엽을 끌어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또 다른 팩트가 있다, 하루 전인 3월 5일, 조선일보는 사설란 전체를 통일로 채웠다. “준비하지 않고서 '통일의 꿈' 이룰 순 없다”는 제목의 대형 사설은 별로 흥미를 끌지 못하는 횡설수설로 이어졌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통일나눔펀드'로 분단 극복 꿈 모아가야”라는 중간제목이 나온다. 그리고 여기엔 이런 구절이 있다,  

“조선일보가 통일 준비 운동으로 시작한 '통일나눔펀드' 모금 기부자가 여덟 달 만에 15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인 기부액은 2250억원에 이른다. 북의 핵실험 이후에도 이어지는 기부 행렬을 보며 조선일보는 김정은 정권이 위험한 도박을 하면 할수록 더 열심히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실감하고 있다. 우리가 무너뜨려야 할 대상은 강압 정권의 핵심 세력들일 뿐, 아무 죄 없이 굶주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은 오히려 도와야 한다는 뜻이다. 한반도 통일은 국제 정세와 국내 정치가 중층적으로 연결돼 있어 단시일 내 끝나지 않을 과제다. 김정은 이후까지 내다보는 통찰과 시야가 필요하다. 냉정한 눈으로 크게, 멀리 보아야 한다. 국민이 하나가 된 가운데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제각각 자기 나름의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이번 북핵 위기가 그 필요성을 한층 더 일깨워주었다. 우리가 지정학적 운명을 주체적·능동적 능력으로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이냐 하는 것은 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변치 않을 숙제다. 조선일보는 옆에서 손잡고 뒤에서 밀며 그 길을 변함없이 갈 것이다.” 

앞으로 조선일보는 통일을 강론할 객관적 위치에 있는 것 같지 않다.

관찰3: 박근혜가 추진해온 통일정책은 황장엽이 제공해주었다는 3대노선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통일대박과 신뢰프러세스 정책 세트는 북한에 끝없이 굴종하고 달러를 지원해주고 대화를 구걸케 했다. 그러다 목함지뢰 공격을 받고도 북한에 놀아나 항복문서까지 쓰게 했다. 북한에 개성공단을 다시 열어주면서 무기개발용 달러를 대주었고, 5.24조치를 슬며시 풀어 북한에 3조원에 해당하는 달러를 대주다가 이번 제4차 핵실험과 탄도탄 발사를 하게 했다. 이렇게 굴종만하다가 농락당한 것을 놓고 누가 이를 남한이 주도권을 잡은 것이라 평가하겠는가? 

북중관계가 어느 정도 단절된 것은 미국과 중국 간의 딜에 의한 것이었지 우리의 힘으로 얻은 것이 아니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했을 때 박근혜의 전화요청을 시진핑은 얼마나 무시했었던가?  

북한을 경제적으로 공간적으로 봉쇄한 것은 미국의 리더십에 의한 것이지 한국의 리더십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TV 조선은 이 모두를 황장엽의 업적이라 하고 박근혜가 이룩한 성과라고 선전한다. 언론들이 이렇게 추하면 나라가 망한다.

 

2016.3.7.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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