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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기간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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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09-04 16:39 조회19,9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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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복무기간에 대한 생각


천안함 사건 이후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가 형성됐고, 의장직에 외교안보 전문인 이상우 교수가 초청되었다. 회의는 여러 달 동안 대책들을 연구하여 그 결과를 대통령에 보고한 모양이다. 그 중에 '24개월 군 복무 방안'을 건의했지만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21~22개월인 군 복무기간을 더 늘이는 것은 이미 혜택을 받은 이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 정치적, 사회적 측면에서 수용되기 어렵다. 그렇다고 18개월로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인 모양이다.


노무현은 한미연합사 해체를 결정하면서 '국방개혁 2020'을 통해 당시 24개월(육군 및 해병대) 26개월(해군) 27개월(공군)이던 각 군 복무기간을 2014년 6월까지 각기 축차적으로 18개월, 20개월, 21개월로 줄이기로 결정했고, 2020년까지는 국방비 총 621조를 투입하여 무기를 현대화하고 그 대신 군 병력을 50만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국방비 책정 추세를 보면 621조의 국방비는 어림도 없다. 더구나 이상우 의장은 시뮬레이션 결과라며 출산율 저하로 인해 2020년에는 50만 명조차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한다. 


대통령은 또 이런 의견을 냈다 한다. "장비나 제도의 강화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군 지휘관의 정신적 자세 확립이다. 군 개혁은 공정한 인사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대통령의 이 말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현재 우리 군의 정신 상태는 장군세계에서부터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사회일각에서는 골프 장군, 골프 장교라는 비아냥들이 떠돌 정도다. 사실 복무기간 연장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장군-장교 세계의 안일한 군사문화다. 천안함 사건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듯이 한마디로 항재전장 의식이 없는 것이다.


                   
               군 복무기간이 길어져야 하는 이유     


우리 군은 1차적으로 북한군을 상대하기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복무기간이 길어야 하느냐 아니냐는 다른 나라의 사정보다도 가장 먼저 북한군 병사의 복무기간을 고려해야 하고, 남북한 군사력에 대한 고려가 전제돼야 할 것이다.


먼저 남북한 사이의 군사력을 간단하게 비교해 보자. 인민군 병력은 119만, 한국군은 65만 5천 명이다. 북한의 지대지 미사일은 100여기로 남한의 3배 이상이고, 보병사단 수는 86 대 46 로 북한이 거의 2배나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다연장 방사포는 5,100 대 200, 북한과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 전차는 3,900 대 2,300, 북한이 우리의 1.69배다. 야포 수는 8.500 대 5,200으로 북한이 우리의 1.63배다, 북한의 포가 대구경포임을 감안한다면 북한이 2배 이상 우세하다. 특수여단 수는 69 대 15로 북한이 우리의 4.6배다. 전투기는 840 대 490으로 북한이 우리의 1.7배, 잠수함은 70 대 10으로 북한이 우리의 7배다. 전투함정은 420 대 120으로 북한이 우리의 3.5배다. (2008 국방백서)


이러한 군사력 격차는 실로 엄청난 격차다. 그러나 우리에게 더 무서운 것은 그들의 훈련과 정신력 그리고 용병술과 용병시스템이다. 필자는 솔직히 한국군의 용병술과 용병시스템, 장교문화, 병영문화에 대해 참으로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개혁에 대한 생각도 조금은 가지고 있는 편이다.


병사의 복무기간을 더 연장하는 것은 군이 안고 있는 이런 거대한 문제들에 비하면 솔직히 작은 문제에 속한다. 이런 면에서 필자는 대통령이 “지휘관의 정신자세”에 대해 지적한 것을 적절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정도의 지적만을 가지고 군이 안고 있는 중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솔직한 군 간부들은 국민들을 향해 “당신들이 키워놓은 아들들을 군에서 좀 더 오래 사용하고자 합니다” 이런 식의 요청을 하기 이전에 지금의 군과 미래의 군이 어떻게 다를 것인지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내놓고, 병사들을 어떤 식으로 교육-숙달시키고 병사들의 정신과 전투능력을 어떤 식으로 향상시키고, 병사들의 안전을 어떻게 지켜주고, 병사들로 하여금 군이 지루하고 짜증나게 느껴지지 않도록 어떤 식으로 병영생활을 명랑하게 바꿀 것인가에 대해 ‘대국민 보고서’부터 내 놓았어야 했다. 


18개월로 하면 무엇이 어떻게 부족한지, 24개월로 늘이면 무엇이 어떻게 더 기여되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이 있었어야 했다. 이런 기본조차 할 줄 모르는 군이기 때문에 장군세계가 썩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국군 사단장과 인민군 사단장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자.


                         헌병처럼 멋을 내는 한국 사단장 비웃는 북한군 대위


신중철은 김일성 대학을 1등으로 나온 수재 대위로 1983년 북한군 제13사단 민경수색대대 참모장으로 근무하다가 귀순했다. 당시 군 사단장들은 육사 16-18기들이 근무했고, 육사 12기생들이 군단장을 하고 있을 때였다. 어느 군단장은 신중철을 동생으로 삼기도 했다. 그는 95년 대령으로 예편할 때까지 정보사에서 근무했다. 지금도 신중철씨의 말이 귀에 쟁쟁하다.


신: "한국 사단장들은 헌병 같습니다"


지: "무슨 뜻입니까?"


신: "군화는 파리가 미끄러질 만큼 반짝거리고 옷은 칼날처럼 주름 잡아 입고 멋을 많이 냈지 않습니까? 그런 옷을 입고 무슨 일을 합니까"


지: "이북 사단장들은 어떤데요"


신: "옷이 허름하지요. 4주중 1주는 병사들과 함께 매복 근무를 서지요. 2주는 병사들과 같이 내무반에서 자지요. 1주만 공관에서 잡니다. 사단장은 아버지 같아요. 분대장 이상에 대해서는 성격까지 다 압니다. 남침하면 부산에 이르기까지 진출로를 눈감고 그립니다. 전방에 있는 한국군 식량, 유류, 탄약을 금방 뺏는 길도 훤히 압니다. 멋 부리는 사단장이 아니라 일하는 사단장이지요"


"북한 사단장은 토의 주재를 참 잘 합니다. 소위도 사단장을 마음대로 비판하지요. 진나게 토의하면 결론이 나옵니다. 사단장이 결론을 요약하지요. 그래서 박수를 치는 겁니다. 남한에서는 그 박수치는 걸 강제로 치는 것이라고 교육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정작 민주군대라고 하는 한국 사단에서는 예외 없이 사단장이 황제더군요. 같은 식탁에서 식사를 하면서도 대령도 사단장에게 제대로 소신 있는 말을 하지 못하더군요. 절절 매는 대령들이 대부분이구요. 전시에 어떻게 작전을 위한 토의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매우 위험합디다"


                                 필자는 우선 24개월에 찬성은 한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군 복무기간이 최소한 24개월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 병사는 최소한 8년을 근무한다. 병영국가이기 때문에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이에 비하면 우리가 2년을 복무한다 해도 턱없이 부족한 처지다.


병사들은 전투 시, 자기 생명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순발력과 상상력을 가져야 한다. 현재의 교육문화, 근무문화, 병영문화가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병사들은 지금과 같은 식으로 복무를 하게 될 것이고, 이런 식의 복무로는 최소한 18개월은 돼야 비로소 군에 적응되어 자유로운 판단과 몸놀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이 정도는 돼야 전쟁이 나도 자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막 후배들을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자마자 제대를 한다는 것은 전투력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병사는 행동이 민첩하고, 판단도 빠르고, 이것저것 많이 습득하여 이른바 전투프로가 돼야 한다. 전투프로가 돼야만 전쟁터에서 스스로의 목숨을 지킬 수 있다. 군이 환골탈태를 한다 해도 18개월 안에는 이러한 병사를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은 국민이 허용할 수 있는 최대치인 2년으로 연장해 놓고 이 안에 병사들을 전투프로로 만들어 내라고 군 수뇌부를 다그쳐야 할 것이다. 


                                           필자가 구경한 전투프로


필자가 보았던 전투프로의 모습을 한 개만 소개한다. 필자는 관측장교로 월남에 갔다. 도착한 그 다음 날부터 30일 동안 정글작전에 투입됐다. 필자가 파견된 중대에는 김병장이 있었다. 그는 언제나 작전에 앞장섰고, 상황 판단과 즉응능력이 뛰어나 중대장은 그에게 많은 것을 의지했다. 병사들도 그를 매우 따랐다. 그의 눈빛만 보아도 병사들은 뜻을 알아차렸다.


필자는 사관학교 생활 4년을 통해 몸이 날렵한 편이었지만 낯선 환경에 투입되어  실탄을 장전한 소총을 앞에 들고 무시무시하게 느껴지는 정글 속에서 작전을 하다 보니 그야말로 제때에 판단이 서지 않아 어리둥절했다. 휴식을 하는 동안 거대한 지네가 필자를 향해 더듬이를 움직이며 다가왔다. 필자는 목소리를 낼 수도 없었고, 발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필자의 이 모습을 우연히 발견한 그 김병장이 얼어붙은 필자의 얼굴과 눈을 보더니 금방 지네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플라스틱 통에 든 모기약은 필자의 철모 띠에도 있었다. 그런데 필자는 그것을 사용할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런데 김병장은 즉시 철모를 벗어 프라스틱 용기에 든 모기약을 꺼내 지네에 쏘았다. “야, 그어 대” 그 말이 무슨 말인지 필자는 알 수 없었지만 그 옆을 따라온 정상병은 쏜살같이 성냥을 그어 던졌다. 순식간에 행해진 동작들이었다. 거대한 지네는 괴롭게 요동치면서 재로 변했다. 사병세계에서 숙달된 병장과 사관학교를 4년씩이나 다닌 필자와의 차이는 바로 이런 것에 있었다.


여러 가지 사례가 있지만 이 하나의 사례만을 가지고도 군복무기간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을 것 같아 생략한다.



2010.9.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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