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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내일은 정월 초하루, 회 먹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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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1-12-31 21:26 조회1,3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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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정월 초하루, 회 먹는 날[시]

 

오늘은 2021년의 마지막 날

경찰서로 운전면허 갱신을 하러 갔다

2주 전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맨눈 시력 1.0/0.8 받은 기록

치매로부터 해방되었다는

시험점수 30점 만점에 27

리프레시 인터넷 강의 이수 증명서

오늘 아침 찍은 따끈한 사진

다 제출하고 왔다

 

연세가 꽤 많으신데요

경찰은 나이 많은 노인에게

면허를 갱신해주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결국 나는

앞으로 3년은 더 운전해도 된다

 

하루 종일 휴식을 취했다

간간히 최근글도 썼다

하지만 오늘은 송년의 날

마음이 부풀어 있었다

나와는 달리

시간이 가도 집사람은

특별한 말이 없다

 

참다가 말문을 열었다

우리 오늘 와인 한잔 할까

에둘러 의중을 떴다

건강검진 자료에는

당신 위장 내벽에 염증이 있다고 하잖아

술 하면 안 되지

당신은 5.18 때매 오래 살아야 돼

 

그 말이 맞기는 한데
아무래도

꼰대 말이었다

기분이라는 것도 있는 건데

그리고

난 분위기 맨인데

공자님도 싫어질 때가 있는 건데

 

저녁은 떡국

그냥의 떡국은 먹기 싫었다

찾아보니 술은 소주와

집에서 담근 인삼주 뿐

 

조심조심 말했다

오늘 적포도주 한잔 하고 싶었는데

집사람 왈

오늘 왜?

오늘 2021년 이별하는 날 아냐?

 

어머

난 내일이 31인줄 알았어

미안해

낼 회 떠다 줄게

와인도 사다 줄게

 

그래 고마워

이것이 오늘의 스케치다

9시가 채 안된 시각

서재의 우측

크나 큰 창을 통해

작은 마을 곳곳에 피어난 불꽃을 본다

집사람 몰래

맥주를 마신다

 

살금살금

나는 지금 자유와 낭만을

도둑질 하고 있다
그리고 훔친 낭만은

오로지

가슴에 쌓는다

 

그래서 난 외기러기처럼

검은 하늘을 홀로 난다

왜 이럴까

이것도 햄릿의 독백일 것이다

그래도 난 내일의 포도주를 기다린다

 

 

2021.12.31. 지만원

http://www.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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