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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탐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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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2-08-08 14:45 조회2,3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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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탐험[8]

  

코끼리밥솥 쇼크

 

 

1983년 초, 일본제 코끼리표 밥솥의 인기는 오늘의 구찌백 이상이었다. 고위 공무원 가족들까지도 일본에 가면 빼놓지 않고 코끼리 밥솥을 사왔다. 왼손에 하나, 오른손에도 하나, 그것도 모자라 또 다른 하나는 발로 차서 굴리고 들어온다고 풍자됐다. 1983, 전국 주부교실 중앙회(오늘의 소비자교육 중앙회) 부산지부 노래교실 주부 17명이 일본 단체 여행 중 시모노세키를 방문해 코끼리 밥통을 비롯한 일제 물건을 잔뜩 사들고 귀국했다. 이를 목격한 아사히신문이 '한국인 관광객 덕분에 매출이 늘어난다' 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고, 이를 계기로 국내 언론들이 자존심 상하는 추태라며 주부들을 비난했다. 언론은 주부들을 나무랐지만, 전두환은 다른 제품들은 그렇게 많이 수출하면서 밥솥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전두환은 경제비서관을 불러 6개월 이내에 코끼리 밥솥과 동일한 성능을 갖는 전기밥솥을 만들라 지시했다. 그리고 그 명령은 정확히 이행됐다.

 

OEM 생산으로 경제성장

 

1980년 당시의 우리나라 제조 기술은 비약적이었다. 이는 한국군의 베트남 참전 역사(1964~73)에 힘입은 것이었다. 참전으로 유대가 형성된 미국은 한국산 제품을 대대적으로 수입해 주었다. 저자는 당시 미국에 있으면서 군 PX에서 근사하게 보이는 뮤직세트를 구입했다. 집에 와서 자세히 보니 ‘MADE IN KOREA’ 였다.

 

산업 기반을 건설하기 위해 박정희는 전국 단위로 공단을 설치함과 동시에 기능공을 대량 양성했다. 서독에서 열리는 기능올림픽에 내보내 1,2,3등을 싹쓸이하게 만들었다. 국제 사회에 한국은 기능공의 나라로 이미지화됐다. 한국은 값싸고 질 좋은 기능공이 많다며 외국 기업을 유치했다. 가장 많이 들어온 나라가 일본이었다.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부품과 소재를 수입해서 제품을 조립했다. 그리고 조립된 제품은 미국시장이 흡수해주었다.

 

한국기업이 조립하는 제품은 이른바 OEM(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생산체계였다. 주문자의 브랜드를 찍어야 하는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기업이나 국가나 다 같이 연구개발비를 별도로 책정할 형편이 못 되었다. 일본으로부터 부품과 소재를 수입해서 미국에 팔기에 바빴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히타치가 한국 기업에 생산량을 주문하면 한국 기업이 제조했고, 제조 과정에 히타치가 개입하여 품질을 지도하고 감독했다. 이러하기에 히터치의 브랜드는 있어도 이를 제조한 한국 기업의 브랜드는 없었다. 단지 제품의 생산 공장이 한국에 있다는 표시(MADE IN KOREA)만 기재한 것이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낱말 OEM, 이해를 돕기 위해 잠시 사례 하나를 소개한다. 1955년 소니(SONY)사가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들었다. 진공관 라디오는 미국 TI사가 발명했고, 트랜지스터 역시 미국의 벨연구소가 발명했다. 소니의 신화 이키오 모리타는 트랜지스터로 손바닥 크기의 라디오를 만들었다. 그는 상품을 팔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당시 세계적인 새로운 제품은 대부분 미국에서 발명되었고 생산되었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미국 밖에서 만들어진 상품을 매우 경시했다. 이른바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 Made In U.S.A가 아니면 쓰레기로 취급했던 것이다. 이러하기에 미국의 유통망에서 소니사의 라디오를 받아줄 리 없었다. 그래서 3일 동안 머리를 짜낸 것이 신문 광고였다. 고객에게 상품의 존재를 알리면 유통업체에서 달려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계산을 했던 것이다. 이것이 신문 광고의 효시였다.

 

광고를 본 부로바(Bulova)사가 20만 개의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주문해 왔다. 그런데 라디오에 브로바 이름을 새겨달라는 조건 즉 OEM 조건이었다. 20만 개의 주문은 소니사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요 엄청난 횡재였다. 모리다씨는 본사에 이 사실을 보고했다. 본사에서는 마음이 변하기 전에 즉시 주문을 수락하라고 했다. 하지만 모리타씨는 밤을 꼬박 새워 생각한 후에 이를 거절했다. 눈이 둥그레진 브로바사 중역이 말했다. “브로바사는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기업입니다. 소니사 제품에 브로바 로고를 넣는 것이 얼마나 횡재인지 아십니까?” 모리다가 맞섰다. “브로바사도 50년전에는 우리 소니사와 같은 처지에서 출발했을 것입니다. 브로바사가 50년 만에 오늘과 같은 기업을 일으켰다면 앞으로 50년 후에 우리 소니사도 브로바사 만큼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소니사 제품은 소니의 이름으로만 팔 것입니다.” 그 후 40년이 지나 이 두개 회사의 프로필은 완전히 역전되었다. 1960년대 일본 전자산업의 부흥은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시장 50% 점유한 손톱깎이

 

1982, 전두환은 회의장에 나가기 전에 급히 손톱을 깎다가 날이 무딘 탓에 손에서 피를 흘린 적이 있었다. 전두환은 그렇게 많은 수출을 하면서 손톱깎이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유럽으로 출장을 가기 위해 신고하러 온 김동휘 상공장관에게 여비 봉투를 주면서 품질이 아주 좋은 손톱깎이 하나만 사오라고 부탁을 했다. 10여 일 만에 장관은 10개의 손톱깎이를 사들고 왔다. 손톱깎이는 간단한 제품 같지만 소재, 금형, 열처리, 도금, 연마 등이 총집약된 금속 가공 기술의 종합판이라는 것이 전두환의 평가였다.

 

전두환은 10개의 손톱깎이를 회의에 모인 장관들에 나누어 주면서 똑같은 품질의 손톱깎이를 만들어 오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6개월, 몇 사람이 기술혁신으로 만든 제품이라며 각자 손톱깎이를 들고 왔다. 여러 장관들이 동시에 자기 부처의 관할 기업들에 일류 손톱깎이 개발을 독려했다는 이야기다. 새로 개발한 국산 손톱깎이는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가히 세계적이었다. 그 후 손톱깎이 세계시장에서 한국산이 50%를 차지했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 한국산 손톱깎이를 애용했다는 이야기다.

 

컬러 필름

 

과기처는 해마다 재외 과학기술자를 초청해 새로운 기술을 접하는 기회로 삼았다. 1980년은 컬러 시대였다. TV도 컬러, 사진도 컬러, 1986년 당시 컬러 필름 기술 가격을 알아보니 일본은 300만 달러, 미국은 200만 달러였다. 그런데 1986년에 모국을 방문한 한 과학자가 아무런 대가 없이 기술을 전수해 주었다. 전두환이 이를 너무 고맙게 여겨 청와대로 초청해 선물이라도 주려 했더니, 그 교포 과학자는 사실이 보도되면 당장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야반도주하듯 그날로 출국해 버렸다. 돈도 싫고 끈도 싫은 과학자였다.

 

2022.8.8.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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