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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북경에서 친하게 지냈던 광수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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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3-01-06 23:04 조회2,2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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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북경에서 친하게 지냈던 두 광수

 

믿거나 말거나”, 나도 내 체험기를 밝힐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노숙자담요가 발굴한 661명의 광수, 그 대부분이 북괴에서 한가락 했던 사람들이다. 661명의 광수들 중 내가 19997년 북경 켐핀스키호텔에서 열인 남북한 세미나에서 23일 동안 매우 가깝게 지낸 사람이 2명 있었다. 당시 한국일보가 주최하는 남북 세미나에는 남한측 인사 20명 정도, 북한측 인사 15명 정도가 참가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세미나에 함께 했던 한국측 인사는 19951, 임수경과 결혼했다는 한국일보 최진환 기자와 고려대 여성교수 안인해가 기억에 남는다. 안인해 교수를 지금 검색해 보니 아래 얼굴이 보인다. 안 교수는 그 모임에서 유일했던 여성 교수로 홍일점으로 통했다. 바로 이래의 안인해 교수의 얼굴이 내게 각인됐던 낯익은 얼굴이다. 공식석상이었지만 안 교수는 우연히 내 맞은편에 마주보고 앉았을 때가 많았다. 1997, 대우가 지었다는 켐필스키호텍에서 한국일보가 남한 세미나를 주최했다는 사실, 거기에 안인해 교수와 최진환 기자가 참석했다는 사실을 포함해 북측 인사와 남측인사가 모여 23일 동안의 세미나를 열었다는 사실은 공지의 사실로, 한국일보 기록에 있을 것이다.   

  

내가 친하게 지냈던 2명의 광수

 

이 세미나에서 나는 훗날(2000-2018) 북 최고위급 인물로 성장한 두 사람과 친하게 지낸 사실이 있다. 한 사람은 원동연, 또 한 사람은 당시 북괴 서열 6위라는 장재언이었다. 장재언은 김대중 시대에 북한 적십자회 위원장을 했고, 원동연은 박근혜 시절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조평통 서기국장을 지냈다.

 


 187광수장재언(북조선적십자회 위원장)

 

북한 참가자 10여 명 중, 저자가 특별히 이 두 사람과 가까이 지냈던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 아래는 내가 1997년 당시 홈페이지 시스템클럽에 게시했던 글의 일부다.

 

“1997년 한국일보가 북경에서 34일간의 남북 세미나를 주최했습니다. 북한에서 8, 남한에서 12명이 갔지요. 저는 처음으로 북한 사람들을 만나는 터라 무슨 선물을 살까 하고 백화점에 갔습니다. 생각 끝에 커다란 바퀴 가방 2개에 사탕을 가득 채워 가기로 했습니다. 북경 켐핀스키 호텔에서 하루를 자고 다음 날 아침 2층으로 갔습니다. 로비로 걸어가는데 저와 동갑인 북한의 원동연 선생이 저를 향해 손짓을 하면서 아이 이거 지만원 선생이 아니십니까?” 하더군요. 그렇다 했더니 모두가 나서서 웃으면서 악수를 청해 왔습니다. 제 책들과 컬럼들을 거의 다 읽었다 하더군요. 글을 읽으면 마음과 인격을 읽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했습니다.“

 

오전 세미나가 끝나고 점심을 했습니다. 원 선생이라는 사람이 저와 함께 걸었습니다. 그 사람들 방은 2, 저는 3층에 있었는데 제 방으로 따라 오더군요. “원 선생님, 제가 외국에 나갔다 오면 집사람이 가장 먼저 제 손을 봅디다. 화장품이 뭐 있는가 하고마음 편하라고 거짓말을 했지요. “원선생 부인이 무슨 화장품을 좋아하는지 나는 모르니 내 대신 맞는 화장품을 사서 선물을 마련해 주십시오그러면서 100달러를 주었습니다. “아 이렇게 하시지 않아도 되는데. . ”

 

선생님, 제가 떠나면서 선물을 사려고 백화점에 갔다가 문득 신문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북한 어린이가 배가 아파 구르다가도 사탕만 먹으면 금방 낫는다는 내용이 생각나서 사탕을 저기 저 가방 두 개에 잔뜩 가지고 왔습니다. 불편하시면 그냥 도로 가져가겠습니다” “, 아닙니다. 지 선생, 잠시만 가다려 주시지요. 제가 2층에 가서 의논을 하고 오겠습니다.” 잠시 후 다시 올라왔습니다. “지 선생 참으로 고맙습니다.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저는 가방 두 개를 끌고 그의 뒤를 따라 2층으로 갔습니다. 그의 자존심을 위해서였습니다. 북측 단장을 만났습니다. 그는 서열 6위라 하더군요. 장제언이었습니다. “지 선생, 참으로 고맙소. 다른 사람들은 시계 같은 걸 선물로 줍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거운 짐을 아이들을 위해 사오시니 지 선생 마음이 참으로 아름답소. 참으로 고맙습니다

 

북경에 있는 동안 저녁 식사를 할 때면 제 양 옆에는 김일성종합대학 교수와 보안요원이 앉았습니다. 제게 너무 살갑게 해주었습니다. ‘지금은 리영희 교수가 민족주의자입니다. 그런데 그는 이제 너무 늙었습니다. 우리는 지 선생을 더 훌륭한 민족주의자로 알고 있습니다.’ 북측단장 장재언은 제게 여러 차례 술을 건네면서 호의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헤어지는 순간 북측 단장은 저를 한동안 포옹했습니다. ‘선생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정감이 들어 있소’”

 

     지금의 평가

 

1995년 나는 김대중이 인정하는 제1급 교수가 되었다. 5월에는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리는 한중 세미나에 기조연설자로 초대됐고, 1025- 30일까지는 북경에서 열리는 세마니의 주 발제자가 되어 그와 함께 일주일 동안 한 식탁에서 식사를 하면서 말상대가 되어 주었다. 당시 김대중의 유일한 말상대자는 바로 나였다. 욕심이 없으니 이것저것 따질 거 없이 생각나는 대로 말을 하니 나는 그야말로 엔터테이너가 되었다.

 

1991년에 내사 김영사를 통해 낸 처녀작 [70만 경영체 한국군 어니도 가야 하나]가 홈런을 치면서 나는 무명인에서 일대 프리마돈나로 신분상승을 했다. 1996년에 자작나무를 통해 발행한 [통일의 지름길은 영구분단이다]라는 책이 KBS를 통해 소개되면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여기까지를 보면 나는 빨갱이처럼 보였을 것이다. 리영희, 강만간, 한완상 등 굵직한 빨간 거물들이 나에게 몰려들었다. 박지원도 내게 부탁말씀 있으시면 반영해 드리겠습니다. 힐튼호텔 조찬 기회를 마련하여 정중하게 제의했다.

 

[70만 경영체 한국군 어디로 가야 하나]는 한국군의 온갖 후진적 행태와 부정부패 시스템을 고발한 책이다. 김근태를 포함한 빨갱이들이 나를 칭송하고 따랐다. 분위기가 이러하니 북한에서 왜 나를 몰랐겠는가?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장재언과 원동연의 파워는 대단했다. 돌아오자마자 2명의 젊은이가 나를 생고기집으로 초대했다. 한 사람은 이름도 없는 주간지 기자였고, 다른 한 사람은 삼성이라는 글씨를 새긴 명함을 가진 사람이었다.

 

선생님 같이 훌륭하신 어른에게 사무실 하나 없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이 나라 젊은이들의 도리가 아니지요. 곧 사무실을 열어 드리겠습니다.” 중앙정보부에서 4개월 동안 교육 받는 것이 연상됐다. 나는 이때부터 빨갱이는 나의 원수라는 요지의 신념을 말해주었다. 주간신문 기자가 많이 취했다. 그를 그의 아파트로 부축해 갔다. 그 아파트는 나의 아파트를 마주보고 있는 이웃이었다. 그리고 며칠 후 다시 그 집을 찾아갔다. 문을 두드리니 이미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아니면 그 부인이 나를 속였거나.

 

이런 이야기는 잡다한 이야기들에 속할 수 있겠지만 안보교육에 얼마쯤은 도움이 될 것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 사실은 42개 증거 중 한 개를 차지하지는 못한다 해도 설득력 있는 방증 증거는 될 수 있을 것이다.

 

2023.1.6.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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