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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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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02-01 17:02 조회16,2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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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답한 마음에!


                                       살아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제2소대장의 전사 소식에 모두의 표정이 얼어붙었다. 하지만 지휘관은 한 부하의 죽음에 오래 애도할 여유가 없었다. 온통 숲으로 뒤덮인 마을에 모기떼가 극성이었다. 손으로 아무 곳이나 문지르면 수십 마리씩 뭉개졌다. 톡톡하기로 이름난 정글용 작업복이었지만 월남 모기의 침은 당해내지 못했다.


독한 모기약으로 얼굴과 손 그리고 작업복 위에 범벅을 해도 떼거지로 달려드는 모기떼를 막지 못했다. 모기를 막기 위해 모든 병사들은 정글용 가죽 장갑을 끼고 판초우의를 뒤집어썼다. .  . 철수용 헬리콥터를 기다리는 동안 병사들은 전우들의 시체를 나란히 눕혀 놓고 그 앞에서 C-레이션 깡통을 따서 시장기를 메우고 있었다. 전우의 죽음 앞에서도 배고프고 졸리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다.


기지로 돌아와 첫 밤을 맞았다. 있어야 할 소대장 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그제야 소대장의 죽음이 실감됐다. 그는 몇 달 전에 많은 전과를 올려 고국으로 포상 휴가를 다녀왔다. 그때부터 많은 여학생들과 알게 되어 펜팔을 맺고 있었다. 월남의 여름 해는 정말로 길었다. 저녁 식사를 끝냈는데도 해는 중천에 떠 있었다. 식당에서 오자마자 그는 편지부터 읽기 시작했다. 편지 읽는 소리가 간간이 새어나왔다. 월남의 영웅, 미남의 소위를 흠모하는 여고생들의 사연들이었다.


그의 침대 머리맡에는 언제나 꽃봉투가 한 뼘씩 쌓여 있었다. 읽을 때는 누워서 뒹굴었다. 기분이 좋으면 18번인 문주란의 ‘돌지 않는 풍차’를 불렀다. 약간 음치이긴 해도 특유의 가락과 감정이 있었다. 고개를 약간 뒤로 젖힌 채 눈을 지그시 감고 마치 예배를 끝마무리하는 목사님처럼 팔을 하늘로 치켜 올리고 목을 좌우로 저어가면서 소리를 뽑아내곤 했다.


하지만 그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텅 빈 침대 위에는 임자 잃은 꽃봉투만 쌓여갔다. 그는 침대 밑에 귀가 쫑긋하게 올라간 귀엽고 통통한 황색 강아지를 길렀다. 주인을 잃은 첫 날부터 그 강아지는 식음을 전폐했다. 병사들이 안아주고 밥을 떠 넣어 줘도 먹지 않았다. 매일 밤 내는 애조 띤 울음소리가 병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어느 날 그 강아지는 천막이 보이는 모래 언덕, 뜨겁게 달아오른 모래위에 잠들어 있었다. 그 강아지의 죽음과 함께 소대장에 대한 추억도 소멸돼갔다.


작전이 끝나는 날이면 중대장은 소대장들을 그의 천막으로 불러 모았다. 얼기 직전까지 "히야시"된 캔맥주를 쌓아놓고 마음껏 마시라며 권했다. 크라운과 OB였다. 이런 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았다. 몇 번씩 살을 꼬집으면서 이 순간들이 생시인지 꿈인지를 확인했다. 꼬집음의 아픔은 고통이 아니라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데 대한 기쁨과 희열이었다.


전축에서는 문주란의 "돌지 않는 풍차"를 비롯해 박재란, 현미, 정훈희 등 당대 여가수들의 히트곡들이 흘러나왔다. 고국에서는 싫증나던 곡들이었지만 이 순간에는 음의 마디마디가 가슴속 깊이 파고들었다. 고국은 온갖 꿈과 희망이 담겨있는 어머니의 품안이었다. 살아서 고국에 다시 갈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고, 무엇이든 가질 수 있었다.


                                          헬렌 켈러 이야기


헬렌 켈러, 1880년 알라바마에서 태어나 1968년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태어난 지 1년 만에 그녀에게 갑자기 고열이 찾아왔고 그 고열은 그녀로부터 청력과 시력을 동시에 앗아갔다.


나이가 좀 들어서 이런 변을 당했다면 자연의 생김새와 사람의 생김새, 그리고 색깔과 소리를 기억하고 있어서 글씨만 써주어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연상이 되겠지만 한 살 적에 시력과 청력을 잃은 헬렌 켈러는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세상에 소리가 있는지, 색깔이 있는지, 사물에 이름이 있는 건지, 부모가 어떻게 생겼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야수나 다름없었다. 성질이 난폭하고 제멋대로 행동했다.


정상인이라면 서가에 있는 책을 금방 금방 찾아 읽겠지만 헬렌 켈러는 컵과 물이 무엇인지 조차 몰랐다. 컵에 든 물을 마시면서도 컵과 물이 다른 것인지도 몰랐다. 책을 서가에 꽂아놓으면 책이 답답해서 어떻게 사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런 여아가 하버드 대학을 정식으로 졸업했다. 하버드 대학은 그녀를 가급적이면 떨어트리려고 시험 치는 조건도 불리하게 정했다. 공부는 그야말로 극기의 연속이었다. 하버드를 졸업한 후 1년간 그녀는 아파서 요양을 했다.


요양을 하는 동안 그녀는 할 일을 생각해 냈다. 모든 장애인에게 기회와 희망을 안겨주는 일에 일생을 바치기로 했다. 그 결과 그녀는 인류사상 가장 위대한 사랑의 화신으로 칭송되기에 이르렀다.


볼 수 있는 훌륭한 눈, 들을 수 있는 귀, 헬렌 켈러에게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갖고 싶어 했던 최고의 보물이었다. 그런데 헬렌 켈러가 그토록 갖고 싶어 했던 훌륭한 눈과 귀를 가진 사람들, 그 보물들을 가지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 육체적인 정상인이 정신적인 장애자로 타락해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이다.


그녀는 장애인들을 위해 일생을 바치면서 고단한 삶을 살았지만 스스로는 무한한 기쁨과 희열을 음미했다. 행복은 육체나 부에 있는 게 아니라 마음에 있었던 것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등 여러 나라들을 뛰어 다니며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장애인들의 교육을 위해서였다.


장애인에게 돈과 곡식을 주는 것도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식의 도움은 장애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고 그들의 정신을 영원히 노예로 만드는 일일 수 있다. 장애인들 스스로 일어서서 정상인들과 어울려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배움이 필요했고, 그 배움을 위해서는 점자책과 도서관과 학교가 필요했다.


핸디캡을 극복하고 정상인들만큼 배우기 위해 그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극기다. 극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성한 몸을 가지고 게으르게 살며 장애인들을 내려다보는 사람, 매우 많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정신적인 장애자들이다.


장애인에게 밥을 주고 옷을 주는 도움은 장애인의 정신까지 병들게 한다. 그래서 헬렌 컬러는 장애인을 독립시키기 위해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소니의 아키오 모리타 이야기


아시아 10대 인물 중의 한 사람, 아키오 모리타 회장이 있다. 태평양 전쟁이 끝나자마자 그는 천막을 치고 녹음기를 만들기 시작하여 오늘날의 소니사를 이룩해 놓은 사람이다. 한국에서는 상공인들을 경시하지만 일본에서는 그들을 존중해 준다. 그의 부친은 일본에서 소금, 간장, 된장을 전국적으로 공급하는 내로라 하는 재벌이었다. 모리타씨는 그런 부자집 외아들이었다. 그는 의례 가업을 이어받아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버지에게 간청하여 자유를 얻었다. 그의 천생 파트너인 이부카씨와 단 둘이 천막회사를 차렸다. 집에서 나올 때에도 돈 한 푼 가져오지 않았다. 이러한 영혼과 마음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됐는가? 무일푼으로부터 오늘날의 소니를 이룩해 낸 입지전 적인 위인이 됐으며 일본인들로부터 추앙받는 민족의 교사가 됐다. 그의 가르침은 오늘날의 일본 벤처의 정신이 되고 있다. "개선을 추구하라. 그러면 이익을 스스로 찾아올 것이다". "경험이 많다는 것은 고정관념의 벽이 높다는 것이다. 소니는 그런 사람 쓰지 않는다". 소니를 창의력으로 일하는 회사로 만든 것이다.


                                      무상복지에 대해 하고 싶은 말


살아만 간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자신 있는 젊은이들에 구태여 무상복지를 강제로 제공하자는 미친 사람들이 있다. 민주당은 헬렌 켈러에게 가서 물어봐라.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정상인들에게 공짜 밥을 주고 공짜 옷을 주겠다는 민주당의 생각이 미친 생각인지 아닌지?


진정한 정치인이라면, 국가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는 자각을 가진 정치인들이라면, 자라나는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공짜정신을 강요해야 하는가, 아니면 아키오 모리타를 본받아라 말해야 하는가? 이렇게 살펴볼 때, 민주당 인간들은 참으로 못 배우고 참으로 사색이 없는 저질들이 아닌가?  


1990년대의 10면 동안 필자는 수많은 기업체들에 강연을 다녔다. 사원들의 정신이 해이해 있으니 위기감을 갖도록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이들 회사 근로자들이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그들이 낸 세금으로 대통령이 먹고살고 장애인들이 먹고 산다.


국가는 아이들과 청년들에 스스로 창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창의력과 응용력을 발휘할 수 있는 차원 높은 교육을 시켜야 한다. 복지는 건달 출신 정치인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교육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 교육비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교육시스템을 창의력 위주로 개혁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복지인 것이다.

 


2011.12.1.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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