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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의 슈바이쳐' 이태석 신부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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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02-05 13:27 조회19,4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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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단의 슈바이쳐' 이태석 신부를 보면서


우연히 KBS1이 방영하는 ‘울지마 톤즈’라는 영화를 중간쯤에서부터 보게 됐다. 내용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삯바느질을 하는 그의 모친은 10남매를 낳았고, 이태석 신부는 그중 9번째로 1962년 9월 19일에 출생했다. 삯바느질 하는 어머니는 그를 의대에 보냈고, 이태석은 장학금을 타지 못해 그 비싼 의대학비를 모두 삯바느질로 메웠다.

군의관 복무를 끝냈다. 웬만하면 의사가 되어 그동안 고생하신 어머니를 호강시켜드리는 것이 자식의 도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네 상식일 것이다. 그런데 그는 곧바로 살레지오 수도원에 입회했고, 2001년에 사제가 되었다.

2001년 11월, 그는 아프리카 남부에 위치한 수단공화국의 톤즈라는 곳으로 선교-봉사활동을 떠났다. 가난과 기아와 질병 등으로 도탄에 빠진 마을의 참상을 보게 되고, 그곳에서 헌신한다. 진료소를 만들어 하루 200~300명의 환자를 돌보며 인근 80여개 마을의 순회진료와 예방접종도 했다. 학교를 만들고, 초·중·고교 11년 과정을 꾸려 수학과 음악도 가르쳤다. 기숙사도 짓고 브라스 밴드를 만들어 악기도 가르쳤다.

그 과정을 그린 다큐영화가 바로 ‘울지마 톤즈’다. 그의 재주는 참으로 다양했고, 끝이 없었다. 특히 아이들에게 수많은 종류의 밴드 훈련까지 손수 시켜주고, 아름다운 밴드 옷도 입혀주고, 스스로도 많은 악기를 다루었다. 잠자던 마을은 생기가 돋았고, 동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희망에 부풀었다. 이렇게 만들기까지 이태석 신부는 10년 동안 스스로를 혹사했고, 어느 날 고국으로 휴가(?)를 나와 병원에 들렸다가 잡히고 말았다.

대장암과 간암이 너무 많이 확산돼 있다는 사형선고를 받고도 그의 표정은 참으로 밝았다. 그리고 2010년 1월 14일 48세의 일기로 선종했다. 이태석 신부의 영정사진과 웃는 사진들을 가슴에 안고 거리를 행진하는 아프리카 사람들, 그들은 아파도 울지 않고 배가 고파도 울지 않는 사람들이라 한다. 그런데 이태석 신부를 생각하면서 울음을 그치지 못한다.

그는 왜 아프리카에 까지 갔을까? 거기에는 그를 매혹하는 신선한 그 무엇이 있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나병환자(한센씨병)들을 가장 먼저 돌보고 그들을 위해 일생을 바친 분들도 외국인들이었던 것으로 안다. 우리 이태석 신부 역시 아프리카에서 나병환자들을 돌보고 주민들의 의식을 깨우쳐 주었다.

이렇게 많은 탤런트를 부여해주신 절대자는 어째서 그 맑은 영혼을 가진 이태석 신부를 48세라는 한참 나이에 데려가 톤즈 마을에 피어나는 생기와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을까? 아마도 이 마을은 스스로 자생력을 창조해가는 문명의 마을로 발전할 것이다. 다행이 이태석 신부의 뒤를 이을 후계자도 나선 모양이다. 영화의 후반을 보았지만 이 영화는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동네 부인들은 ‘우는 영화 보러가자’는 말을 했다고 한다. 욕심 같아서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꼭 보았으면 한다.

이태석 신부의 봉사는 앞날이 없었던 아프리카 사람들에 희망을 주고 자생력을 길러주는 그런 성격의 봉사였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필자의 머리에는 갑자기 노숙자들의 영상이 스쳤다.

서울시에는 수많은 노숙자들이 있고, 이들 중에는 노동력이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이들에게 매일 점심을 제공하는 천사들이 많이 있다. 필자는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만일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단체와 인력이 지금의 100배로 늘어난다면? 이런 무료급식소에는 노동력이 있는 사람들이 기하급수 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웅진 신부님이 운영하는 꽃동네는 자생력이 있는 곳이다. 노동력이 있는 사람들이 노동력이 없는 사람들을 돌보는 마을인 것이다. 김진홍 목사가 한다는 두레마을은 어떤 곳인가? 재산이 있고 노동력이 있는 사람들이 재산을 내놓고 공동으로 노동하고 공동으로 먹고 살자는 집단농장이었다.

재산이 없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만 모아다 놓은 꽃동네는 빨갱이들의 공작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건재한다. 그런데 재산이 있고, A급 노동력이 있는 사람들을 데려다 만든 김진홍의 집단농장은 김진홍 목사가 사기죄로 고소당하는 것을 끝으로 10여년 만에 붕괴됐다. 만일 김진홍 목사가 돈도 없고, 가족도 없는 노숙자들만 데려다가 집단농장을 운영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필자는 꽃동네처럼 성공했을 것이라고 본다.

필자는 여기에 복지 정신이 내재해 있다고 생각한다. 돈이 있는 사람에게나, 없는 사람에게나 다 같이 돈을 집어주는 것은 복지가 아니라 정신과 육체를 병들게 하는 독약이다. 이태석 신부는 한국에서 성금을 걷어다가 아프리카에 뿌린 사람이 아니었다. 작은 성금을 가지고 희망이 없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자생력을 길러준 사람이다. 돈을 뿌려주는 것을 복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울지마 톤즈”를 졸지 말고 감상해야 할 것이다.


2011.2.5.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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