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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는 '동상'을 원하지 않는다 (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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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바람 작성일11-03-26 13:02 조회15,1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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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동상이 한창 논란거리다, 박정희 동상 당선작으로 선정된 모형이 김일성 동상을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동상의 전체적인 외형은 전면을 응시하며 오른손을 들고 있는 김일성 동상과 비슷한 자세를 취하고 있고, 복장도 김일성 동상처럼 박정희는 긴 코트를 입고 있다, 코트를 입은 박정희라니 생뚱 맞다,


동상을 만드는 사람은 예술가일까 기술자일까, 박정희 동상은 박정희 얼굴과 상당히 닮았다, 제작자는 대단한 기술을 갖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 동상에 박정희의 영혼을 불어넣지는 못했다, 영혼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박정희를 알아야 하고, 박정희를 알기 위해서는 지난했던 대한민국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역사에 경배 드릴 수 있어야만 박정희를 표현할 수 있다,


동상 제작자는 '기술'은 가지고 있었으되 박정희를 이해하는 '역사'는 가지고 있지 못했다, 제작자는 동상을 만들면서 현존하는 동상들을 두루두루 참조한 것으로 보이나, 박정희의 역사는 두루두루 찾아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코트를 입은 박정희는 그 게으름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박정희 동상 논란에서 제작자만을 탓할 문제는 아니다, 과연 어느 누구가 박정희를 제대로 표현하여 동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대한민국에서 고난의 현대사를 헤쳐왔던 국민들의 가슴에는 누구나 하나씩 박정희의 동상을 가지고 있다, 그 동상들은 때로는 소박하고, 웅장하고, 검소하고, 거대하여 종류도 다양한 것들이다,


내 가슴에는 5.16 혁명 직후 서울 시청 앞에 모습을 드러냈던 검은 선글라스의 박정희 동상을 세워두고 있다, 대한민국의 엔진에 시동이 걸리던 순간을 간직하고 싶었다, 중단없는 전진을 외치던 소대장 같은 모습, 논두렁에서 막걸리를 마시던 모습, 헬리콥터에서 현장지도를 펼쳐보던 대통령, 돈을 빌리러갔던 독일에서 파견 광부들과 애국가를부르며 눈물을 뿌리던 함부론탄광의 대통령, 영부인의 영구차를 따라가던 모습, 당신이 가지고 있는 박정희 동상은 어떤 모습인가,


박정희를 표현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5월 16일의 한강다리에서 10월 26일의 궁정동까지, 쓰러져가는 목조의 나라에서 번듯한 석조의 나라까지, 서러운 초근목피에서 세계를 주름잡는 반도체까지, 대한민국의 영욕과 발전과 눈물까지, 과연 어느 누가 있어 무한한 박정희의 모습을 유한한 동상에 집약하여 박정희를 제대로 만들어 낼 수가 있는가,


변변한 박정희 기념관도 없는 나라에서 동상이 먼저 만들어진다고 하니,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반대를 선택하겠다, 현재 남한과 북한에는 거대한 동상들이 있어 국민과 인민들을 위압적으로 굽어보고 있다, 김대중과 김일성 동상들이다, 백성들의 증오를 받는 이런 괴물들과 더불어 나란히 동상을 세워놓을 필요가 구태여 있는가, 박정희의 동상은 가슴에 있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박정희 동상이 세워진다는 것을 박정희가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박정희의 일화 중의 '박정희와 M16 소총' 이야기이다, 60년대에 월남전 참전 댓가로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M-16 소총을 지원받게 되었다, 그러자 한국에 소총을 납품하게 된 미국의 총기 제조회사 맥도날드 더글라스사의 중역이 박정희를 찾아왔다, 박정희는 런닝차림으로 부채를 부치며 집무를 보고있었다, 중역은 박정희에게 성의 표시라며 봉투를 건넸다,


봉투에는 100만 달러라는 거액이 들어있었다, 성의표시는 관례적인 것이니 부담없이 받아달라는 말도 덧붙엿다, 박정희는 정말 내개 주는 것이냐 재차 묻고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오자 박정희는 "이 돈은 이제 내 것이니 내 맘대로 쓰겠소" 하면서 다시 돈을 도로 건네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돈으로 총을 더 사겠소, 이돈 만큼 총을 더 가져오시오, 우리에게 필요한건 총이요"


내 형제, 내 자식들이 천리타향에서 그리고 저 멀리 월남에서 피를 흘리며 싸우고 있는 내 아들들의 땀과 피와 바꾼 것이오. 어떤 대통령이 있어 박정희처럼 말하고 박정희처럼 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이야기는 당시 박정희를 만났던 맥도날드 더글라스의 중역 데이빗 심프슨 씨의 회고록에 있는 내용이라고 한다, 심프슨 씨에 의하면 박정희는 자기가 만난 세계의 여러 대통령들과 전혀 다른 대통령이었다고 한다,


천안함의 용사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는 아들의 보상금과 성금으로 k-6 기관총 18정을 구입해 서해 초계함에 장착했다고 한다, '3-26기관총'으로 명명된 이 기관총은 '엄마의 기관총'이자 어머니가 만든 민평기 상사의 '동상'이다, 동상은 사람 모습이라는 구태의연에서 벗어난다면 '엄마의 기관총'은 군인을 아들로 두었던 어머니를 닮은 동상이자, 불의에 숨져간 전사의 영혼을 표현해낸 민평기 상사의 '동상'이다,


박정희 시대를 상징했던 총과 삽이야말로 우리가 세워놓은 박정희의 동상이다, 천안함의 계절에 박정희 동상으로 논란이 분분하다는 것을 박정희가 안다면 박정희는 불같이 화를 낼 것이 틀림없다, 박정희는 허례허식을 싫어했다, 그래서 박정희는 명예박사 학위가 없는 유일한 대통령이다, 박정희는 이렇게 말할 것이 틀림없다, "그 돈으로 총을 더 사시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건 동상이 아니라 총이요"

 

천안함 사건의 주범들에게 군자금을 대주던 김대중의 동상이 건재한 것은 아이러니이다, 김대중 측근들에게 양심이 있다면 김대중 동상을 녹여서 대포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천안함의 희생자와 대한민국에 사죄하는 길이다, 그리고 언젠가 김일성 동상을 녹여서 삽을 만드는 때가 온다면 사람들은 그때에 온갖 동상을 만들어도 될 것이다,


아직도 포탄이 날아오는 시대에 어리석은 자들은 동상을 만들고 지혜로운 자들은 대포를 만든다, 박정희 동상을 만들 돈으로 대포를 만들고 탱크를 만든다면 그것이 가장 박정희를 기념하는 것이고 가장 박정희를 닮은 동상이다, 동상은 꼭 사람 모양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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