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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김익렬의 미스테리(8) 붉은 9연대(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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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03-30 22:18 조회14,7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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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김익렬의 미스테리(8) 붉은 9연대

1. 김익렬 중령

2. 김익렬의 4.3

3. 김익렬의 난투극

4. 김익렬 난투극의 비밀

5. 김익렬의 기고(寄稿)와 유고(遺稿)

6. ‘4.28 평화회담’은 없었다.

7. ‘평화회담’의 허구

8. 붉은 9연대

9. ‘평화’에 속은 대가(代價)


                                         8. 붉은 9연대

46년 초까지 국내에는 30여개의 사설 군사단체가 난립하며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었다. 미군정은 이 단체들을 불법화하여 해체하고, 1946년 1월 15일 대한민국 국군의 전신인 남조선 국방경비대를 창설했다. 이후 같은 해인 6월 15일에는 조선경비대로 개칭됐고, 조선경비대는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함께 육군으로 개칭되었다.

그러나 창설 당시 경비대는 단독정부가 수립되기 전인 상태에서 남한이 국군을 창설한다는 명분 부족과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맥아더 사령부에 의해 군대가 아니라 경찰을 보조하는 경찰 예비대로 발족하였다. 정규 경찰은 미군 복장에 무기는 M1소총이었는데 반해 경비대는 일본 군복에 38식이나 99식 소총으로 무장했다. 이런 차별은 경찰로 하여금 경비대를 경찰 보조기관으로 여겨 무시하게 했다. 더욱이 경비대의 계급장을 급하게 만들면서 경찰 모자의 귀단추에 있는 무궁화 모양을 계급장 문양으로 만들어 경비대의 자존심을 구겨지게 만들었다.

사설단체 해산으로 자신의 군사조직을 상실하게 된 공산당은 경비대에의 침투공작으로 그들의 목표를 전환하게 되었다. 경비대가 남한에서 권력탈취에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임을 알고, 중앙당에 특수부를 설치하여 대군부공작을 전담하게 하였고, 좌익청년들에게 입대를 권유하거나 기존의 장교들을 포섭하는 방법으로 경비대를 장악해 나갔다.

경비대에서 사병 모집을 하면서 신원조회 절차가 생략된 탓에 해산된 좌익단체의 좌익들과 폭동에 연루되어 수배를 받던 좌익들이 대거 경비대로 유입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상황은 쫓는 자와 쫓기던 자라는 관계와 의식이 그대로 경찰과 경비대 간의 관계를 규정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경비대 내의 좌익들은 지속적으로 ‘경찰은 친일파‘라는 선동으로 경비대원들에게 증오심을 불어넣으며 경비대를 좌익화시켜 나갔다. 이런 결과는. 경찰은 우익, 경비대는 좌익이라는 구도를 만들었고, 두 단체는 서로 간에 갈등을 키우며 폭력사태로 번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요인은 차후 여순반란을 비롯하여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경비대 반란사건의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47년 6월 1일 전남 영암에서는 국방경비대 하사가 휴가를 나왔다가 경찰과 시비가 붙어 경찰에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리고 다시 신병을 인수하러 온 장교와 사병들과도 시비가 붙어 군인 1명이 구타당하고 3명이 구속되었다. 이 소식에 분노한 광주 4연대 사병 300여 명이 무장을 하고 트럭에 동승하여 영암 신북지서로 들이닥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경비대와 경찰 양측 간에는 총격전이 벌어졌고, 경찰 사망 1명, 부상 4명, 사병은 6명이 죽고 10여 명이 다쳤다. 이 사태는 경찰과 경비대의 당시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태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제주에서는 46년 11월 16일 모슬포에서 9연대가 창설되었다. 9연대는 영암사건을 일으켰던 4연대에서 기간요원 54명을 지원받아 장창국 중위, 안영길, 윤춘근 소위 등을 중심으로 창설되었다. 안영길은 남로당원이었고, 모병의 지휘자에는 남로당 중앙당 프락치로서 박진경 연대장을 암살하게 되는 문상길 소위도 있었다. 이 시기에 대정 출신 고승옥, 문덕우 등도 입대한다. 이들은 나중에 9연대를 탈영하여 인민해방군에 합류 4.3반란에 가담하게 되는 인물들인데, 9연대를 탈영하여 인민해방군에 가담하는 자의 90%는 제주도 출신들이었다.

46년 10월에 장창국은 제주로 떠나면서 육사 교장이던 원용덕 소령에게 인사차 들렸다. 이 자리에서 원용덕은 제주도에는 빨갱이가 많으니 몸조심하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장창국은 제주에 있을 동안 건강이 좋지 않았다. 장창국의 후임으로 부임했던 이치업 연대장도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다. 이치업 소령은 처음에는 식중독인줄 알고 있다가 나중에야 9연대의 남로당 세포들이 음식에 독극물을 넣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시 9연대에는 문상길 중대장의 주도로 장병들을 포섭하는 남로당의 공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는데, 반공사상이 강한 장창국, 이치업 연대장이 걸림돌이 되자 극약을 먹여 서울로 쫒아버리는 수법을 썼던 것이다.1)

이치업 후임으로 김익렬 연대장이 부임했고 김익렬 후임으로 부임한 연대장이 박진경이었다. 박진경 연대장은 문상길 등에게 암살당했다. 4명의 9연대 연대장 중에 몸 성히 9연대를 벗어난 사람은 김익렬 뿐이었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김익렬은 ‘유고’에서 부하들을 가리켜 ‘군기는 엄격하고 일치단결되어 있는 장병들’이라고 했다.

채명신 예비역 육군중장의 회고록에는 4.3 당시 9연대로 배속되어 겪었던 이야기가 나온다. 당시 채명신 소위의 직속상관으로 중대장은 문상길 중위였고 대대장은 오일균 소령이었다. 문상길과 오일균은 남로당 중앙당의 프락치로 활발한 공작을 펼치고 있었고, 오일균은 후에 숙군이 펼쳐질 때 처형되는 인물이다.

채명신도 9연대에서 암살의 위기와 회유를 받았다. 채명신 소위는 문상길의 명령으로 외출을 나가게 되었을 때, 안내자를 따라간 어느 집에서 묘령의 아가씨를 만나 술대접을 받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묘령의 아가씨로부터 “인민 항쟁이 일어난 것은 모두 저 경찰놈들 때문이에요.”라는 말을 듣고서야 함정에 빠졌음을 직감하고 퍼뜩 정신을 차리게 된다. 그리고 채명신은 기지를 발휘하여 핑계를 대고 그곳에서 무사히 빠져나온다.

그리고 어느 날은 훈련을 끝낸 뒤 병사들을 해산시키고 계곡의 물웅덩이로 목욕을 하러 갔다가 폭도들의 총알 세례를 받았다. 여기에서 부하들의 반격으로 채명신은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다.

9연대의 남로당 프락치들은 채명신에게 미인계로 회유를 통한 포섭에 나섰다가, 그들의 사업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되자 암살에 나섰던 것이었다. 4.3 당시의 9연대는 남로당에 점령당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9연대장은 김익렬 중령이었지만 색깔이 불분명했으며 김달삼과 일본군 학병 동기여서 인민해방군과의 충돌을 회피하는 등 미온적 입장이었다. 김연대장의 휘하 1000여 병사 대부분은 제주도 토착민이어서 정서적으로 김달삼(인민해방군사령관)-이덕구(남로당 제주도당서기) - 오일균 - 문상길과 가까워 그들의 비선(秘線) 조직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형편이었다.2)

채명신은 현재 김익렬을 증언해 줄 인물들 중에서 가장 지근거리에서, 그리고 바로 그 현장에서 김익렬을 바라보았던 인물이다. 김익렬에 대한 채명신의 총체적인 평가에 따르면 김익렬은 색깔이 불분명한 인물이었다.

채명신이 9연대에 도착해 가진 신고식에서 김익렬은 신임장교들을 세워놓고 이런 연설을 했다.

“내(김익렬)가 지프를 전속력으로 내 달리는데 가까운 보리밭에서 꿩이 날아가는 기라. 그래서 권총 한 방을 쐈더니 두 마리가 떨어진 거야(그도 ‘육군 3대포’중 하나다). 운전병더러 주워 오라고 해서 갖고 오는데 개굴창을 건너 커브를 돌아올 때 웬 놈들이 바윗돌로 길을 막아 놓은 거야.

폭도들이 그랬구나 하고 차를 세우니까 과연 폭도 4~5명이 총을 들고 돌담 뒤에서 나타나는 기라. 모두가 눈이 새빨개져 가지구 나를 노리며 다가오더라구. 요 자식들, 밤잠도 못 자고 활동 하누나 싶어 불쌍한 생각이 왈칵 들더군. 그래서 꿩 두 마리를 건네주면서 가서 삶아 먹고 기운차리라 했지.”

토벌 대상에게 기운차리라고 꿩을 건네주다니. 신참내기 장교들이 숙연하게 경청하기에는 너무도 맥 빠지는 얘기였다. 제주도는 폭도들에 의해 지서 15곳 가운데 14곳이 접수당하고 그것도 90% 이상 파괴되고 소실됐다는데 연대장은 이처럼 한가롭기만 했다.3)

김익렬은 유고에서 박진경 연대장의 암살범 문상길에 대한 애정을 여지없이 드러내 보였다. 채명신의 증언에서도 김익렬의 인민해방군에 대한 애정은 감출 길이 없어 보인다.

경비대는 인민해방군에 정보와 무기를 제공하는 창구이기도 했다. 번번이 정보는 사전 누설되었고 진압작전은 번번이 실패해야 했다. 경비대가 인민해방군을 도와준 원조에는 이런 것만이 아니었다. 인민해방군의 문서인 ‘투쟁보고서’에는 경비대 장교들이 물품을 빼돌려 인민해방군에 지원해준 물품과 내역을 기록해 놓은 부분이 있다. 투쟁보고서의 ‘국경(國警)으로부터 우리에 대한 원조 경위(援助 經緯)’의 명단에도 김익렬은 당당히 등장한다.

㊁ 4월 중순 경 문(文)소위로부터 99식총 4정(挺), 오일균(吳一均) 대대장으로부터 카-빙 탄환 1,600발(發), 김익렬(金益烈) 연대장으로부터 카-빙 탄환 15발(發)을 각각 공급 받 음.4)

‘투쟁보고서’에는 제주 인민해방군에 무기를 공급한 경비대의 인물로 문상길, 오일균, 김익렬이 기록되어 있다. 문상길과 오일균은 남로당 중앙당의 프락치로서 4.3의 배후에 있던 인물이었기에 이상할 것도 없었지만 여기에는 김익렬도 끼어있다. ‘투쟁보고서’의 기록은 인민해방군에 기여한 경비대의 공로를 기록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된다. 여기에서 김익렬은 남로당의 주역이던 문상길과 오일균 두 사람과 같이 공로자로서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김익렬의 인민해방군에 대한 애정은 남다른 것이었다.

5월 20일에는 9연대 경비대원 41명이 탈영하여 인민해방군에 합류해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들은 탈취한 경비대 트럭에 무기를 잔뜩 싣고 한라산으로 들어가는 길에 대정지서를 습격하여 경찰관 5명을 살해하고 2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그리고 다시 서귀포 경찰서에 들려 임무 수행 중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트럭을 한 대 빌려 타고 입산해버렸다. 그리고 이후에도 경비대의 산발적인 입산은 계속 이어졌다.

6월 18일 새벽에는 김익렬의 후임으로 왔던 박진경 연대장이 부대 막사에서 암살되었다. 6월 17일 저녁에는 박진경의 대령 승진 축하연이 있었다. 축하연을 마치고 술에 취한 채 연대본부로 귀대하여 숙소에 든 것은 새벽 1시경이었다. 그리고 새벽 3시 15분에 한방의 총성이 울렸고 박진경은 숨을 거두었다.

범인들이 체포된 것은 7월 초였다. 주범은 문상길 중위였고, 그의 부하 4명이 공범이었다.

대원 손선호는 사수가 되고 배경용은 전지를 켜 들고 신상우·강자규·양회천 등은 현장 주위를 지키는 가운데 거침없이 박 대령을 향하여 M-1 라이플 총알을 발사하여, 그는 마침내 28세를 일기로 하여 대령으로 승진한 지 몇 날 안되어 젊은 아내를 서울에 두고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5)

김달삼과 면담할 때 김익렬과 동행했던 일행은 유고에서는 3명, 기고에서는 4명으로 나온다. 김익렬과 운전사병, 그리고 정보주임 이윤락 중위 이렇게 3명은 공통적으로 등장하고, 기고에서는 ‘두 사람의 부관’이 등장하여 이윤락 중위 외에 한 사람이 더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한 명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오일균이라는 주장도 있고, 박경훈이라는 주장도 있다. 오일균은 남로당 프락치로서 숙군 때 처형당한 사람이고, 박경훈은 초대 도지사였다가 ‘민전’ 의장에 올랐던 인물이다. 민전은 3.1절 소요를 주도했고, 4.3폭동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좌익단체였다.

‘투쟁보고서’에는 5월 10일 제주 읍에서 김달삼 측과 경비대 측이 회합하여 인민해방군과 경비대가 취해야 할 사항, 박진경 연대장 암살 등에 모의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5․10 제주읍에서 도당(島黨) 대표로써 군책(軍責), 조책(組責) 2명과 국경측(國警側)에서 오일균(吳一均) 대대장 및 부관(副官) 9연대 정보관 이(李)소위 등 3명과 계(計) 5명이 회담하여6)

위에서 거론된 9연대 정보관 이(李)소위는 이윤락 중위를 지칭하는 듯하다. 만약 이윤락 중위가 맞다면 김익렬 주위에는 믿을 만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붉은 사람들 틈에서 김익렬은 과연 독야청청했었을까.

김익렬의 유고에는 이런 장면도 나온다. 박진경 대령이 암살 당했을 때 미군 CIC에서는 9연대 장병들을 심문하면서 여론조사를 했다. 현재 경비대 군인 중에서 존경하는 자와 미워하는 자를 꼽으라고 했더니 존경하는 군인으로 김익렬 전 연대장을, 증오하는 군인으로는 박진경 대령을 꼽았다고 한다.

같은 9연대에서 같은 시기에 두 명의 연대장이 스쳐갔다. 그런데 한 명의 연대장은 장병들에게 존경을 받았고, 한 명의 연대장은 장병들에게 암살당했다. 그런데 거기의 장병들은 붉은 색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면 두 명의 연대장은 절대 같은 위치에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극과 극이라는 정반대의 위치에 있었다고 해야 한다. 그렇다면 김익렬 연대장을 평가한 부대원들이 색깔이 붉은 색이었다면 김익렬 역시도 붉은 색이었다는 판단은 그리 틀린 판단은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인들 중에는 국민들에게는 미움을 받으면서 김정일에게는 귀여움을 받는 정치인들이 있다. 이런 정치인의 특징은 대한민국보다는 김정일에게 더 애정을 쏟는다는 것이다. 이런 정치인들에게 빨갱이라는 명칭은 틀린 명칭이 아니다. 대한민국에는 애매모호하고 김정일에게 확실한 자들에게는 확실하게 빨갱이라고 불러줘야 된다.

그래야만이 국민들은 실체를 알 것이고, 진실을 알 것이다.

1)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2)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

3) 이선교 제주4.3사건의 진상. 86쪽

4) 채명신 역사를 넘어 시대를 넘어(18). 국방일보

5) 채명신 역사를 넘어 시대를 넘어(17). 국방일보

6) 문창송 한라산은 알고있다. 80쪽

7) 제민일보 4.3은 말한다3. 157쪽

8) 문창송 한라산은 알고있다. 80쪽

*이것으로 4.3 연재를 마칠까 합니다. 김익렬의 미스테리 9편이 남아 있으나 사족과 같은 것으로 그 단락이 없더라도 전체적인 맥락에는 이상이 없을뿐더러 아직 덜 다듬어져서 게시는 보류하기로 하였습니다. 1947년3월1일 시리즈도 아직 미흡한 것 같아서 더 다듬으려 합니다. 그동안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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