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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논설실장 황호택을 위해 쓴 12.12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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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05-23 14:48 조회19,2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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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논설실장 황호택을 위해 쓴 12.12의 정의


수사기록을 보면 정승화는 10.26밤에 분명 김재규를 보호하면서 김재규가 원하는 바를 그 누구와도 의논하지 않고, 자기 소관이 아닌 병력동원을 혼자서 해냈다. 혁명적 동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궁정동 사고현장에 청와대 경호병력을 보내지 못하게 방해했고, 차지철만이 명할 수 있는 수경사령관과 경호실 차장에게 “총장 명령에만 따르라” 했다. 차지철이 죽었다고 생각하기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월권이었다. 

자기가 시해 현장 50m옆에 있었고, 궁정동 안가에서 국방부 지하 벙커로 김재규와 한 차를 타고 왔다는 사실을 숨긴 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정승화는 이후 노골적으로 박대통령을 비난하고 김재규를 정당화하는 이상한 발언들을 하면서 김재규를 옹호하고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 누가 공정한 법 집행관에 있었다 해도 정승화는 체포돼야 할 대상이었다. 그러나 계엄사령관으로 육해공군 병력과 경찰력을 장악하고 있는 정승화를 체포하여 조사하려면 일반 사법절차를 다 밟을 수 없었다.


체포 전, 여러 날을 통해 조사를 벌였지만 정승화는 수사관들을 불러 고압적인 자세로 딱딱거리면서 거짓말만 늘어놓았다. 정승화를 그대로 두면 김재규-정승화가 이끄는 군벌들의 천하가 되었을 것이다. 12월 6일, 전두환은 정승화 체포 일을 12월 12일로 결심하고, 체포 작전을 이학봉에게 맡겼다.   


12월 12일, 오후 6시 30분, 전두환은 수사국장 이학봉을 대동하고 국무총리 공관에서 집무하고 있던 최규하 대통령에 가서 정승화 연행에 대한 재가를 요청했다. 당시는 정승화에 대한 의혹이 사회적으로 확산돼 있었고, 이러한 것은 극비사항이기 때문에 곧바로 대통령에게 가져간 것이다.


전두환은 재가가 쉽게 나리라 생각하고 부하들로 하여금 무조건 7시에 정승화를 체포하라는 사전각본을 짰다. 그런데 의외에도 최규하는 국방장관을 앉힌 자리에서 재가할 것을 고집했다. 정승화를 체포하는 일은 원체 큰일이라 전두환은 평소 군에서 여론을 이끌 수 있는 9명의 장군을 보안사 정문 맞은편에 있는 수경사30단으로 초청하여 재가가 끝나는 대로 체포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려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승화와 가까운 장태완, 정병주(특전사령관), 김진기(헌병감)에게도 헌병 조홍대령(육사13기)의 장군진급 축하연이라는 기회를 이용하여 따로 설명해줄 요량으로 신촌만찬을 준비했다.


한편 허삼수와 우경윤(육사13기 헌병) 등은 4명의 보안사 서빙고 수사관들을 태우고 7시05분에 정승화총장 공관으로 갔다. 서빙고로 가자는 대령들의 권고를 받은 정승화는 순순히 응하지 않고 소리를 지르며 저항했고, 이로 인해 그의 부하들과 수사관들 사이에 총격전이 유발됐고 그의 부하들과 범수대 우경윤 대령이 중상을 입었다.


그 자신이 한 때 보안부대장을 했으면 저항해야 피해만 발생한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을 터인데도 불필요한 저항을 하다가 부하들을 다치게 한 것이다. 결국 박 수사관이 응접실의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M-16소총으로 위협하고서야 순순히 체포에 응했다.


한편 국방장관 노재현은 대통령이 빨리 오라는 호출명령을 받고도 이리 저리 피해 다녔고, 피해 다니는 동안 군에는 지휘공백이 발생하여 정승화 군벌과 30단에 모였던 군벌 사이에 불필요한 긴장이 유발됐다. 긴장이 일자 불길한 생각이 든 5명의 장군은 밤 9시 반에 대통령에 가서 정중히 인사를 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하면서 재가를 빨리 해달라고 간청했지만 대통령은 ‘장관 오면 해줄게’ 하고 담소들을 나누었다.


3군사령관 이건영, 특전사령관 정병주, 수경사령관 장태완, 총장 권한 대행인 윤성민 참모차장 등 수도권 실세들이 나서서 30단에 모인 장군들을 무조건 반란군이라 규정하면서 병력을 동원하고, 30단과 청와대 지역을 전차포와 야포로 융단공격하려 하고, 상대방 장교들을 체포 구금함은 물론 장교들의 이름을 지정하여 사살명령까지 내리고, 대통령을 납치하여 정승화를 구하고, 무장헬기로 정승화를 구출하자는 막다른 단계에까지 이르다가 전두환에 의해 진압되고 체포되기에 이른다. 


이리저리 숨어만 다이면서 대통령의 호출에 불응한 노재현은 새벽 1시, 제1공수여단과 국방부 옥상에 배치됐던 수경사 병력 사이에 발생한 총소리에 겁을 먹고 부관과 함께 국방부 건물 지하 1층 어두운 계단에 숨어 있었다. 대통령과 함께 하루 밤을 새운 신현확 총리는 참다못해 자기가 나서서 노재현을 찾아오겠다며 국방부로 향했고, 이에 공수대원들이 국방부 건물을 샅샅이 뒤지다가 새벽 3시50분에 계단 밑에 숨은 장관을 발견한다.


총구를 겨눴던 병사들은 “나 장관이다”하는 말에 경례를 한 후 장관실로 모셔온다. 신현확은 장관과 이희성과 국방차관 김용휴를 태우고 총리공관으로 갔다. 노재현은 보안사에 들려 재가문서에 스스로 결재를 한 후 대통령에 가서 꾸중을 듣고 재가를 얻었다. 4시30분에서 05시 10분 사이였다. 최규하는 서명란에 05:10분이라 쓰고 서명을 했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1996-97년에 진행된 역사바로세우기 재판에서는 전두환이 죄 없는 정승화를 체포하고 정식 지휘계통에 있던 윤성민-장태완이 정승화를 풀어주라는 명령에 불복하면서 5명의 장군을 보내 대통령을 협박하고, 공관 주변을 경계하는 병사들에 의해 대통령에 겁을 주면서 새벽 5시에 재가를 강요했고, 무단으로 병력을 동원했기 때문에 군사반란이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1996.7.1. 제18회 재판정에 나온 신현확 전 총리는 장군들은 예의바르게 인사를 했고 정중하게 건의를 한 후 돌아갔으며, 대통령과 하루 밤을 새우는 동안 공관 경비병을 의식한 적은 전혀 없다고 증언했다. 12.12가 없었다면 시국은 정승화-김재규가 주도한 쿠데타 세상으로 연결됐을 것이다



2011.5.23.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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