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포퓰리즘 전쟁(중앙일보 김진) > 최근글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최근글 목록

오세훈의 포퓰리즘 전쟁(중앙일보 김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06-20 12:39 조회18,197회 댓글0건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본문

 

                             오세훈의 포퓰리즘 전쟁(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위기에서 인간의 내공(內功)이 드러나듯, 포퓰리즘 광풍(狂風) 속에서 지도자라는 나무가 드러난다. 어떤 나무는 바람에 춤추다 결국 꺾여버린다. 어떤 나무는 바람이 사라진 곳에 우뚝 서있다.


 한국 사회에 포퓰리즘 태풍이 시작된 건 2000년대부터다. 200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반미(反美) 포퓰리즘이 휘몰아쳤다. 여중생 효순·미선양이 미군 차량에 치여 숨졌다. 여중생의 주검이 처참했지만 사건은 어디까지나 교통사고였다. 물론 미군의 일 처리가 어설프기는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수만 명이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동맹국에 대한 적개심을 키울 일은 아니었다.


 시위가 커지자 제임스 릴리 전 주한 미국 대사가 워싱턴특파원인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거대한 미군 궤도차량이 여중생들을 깔아 죽였다는 사건의 성격이 너무나도 감정적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분별이 중요하다. 사건이 터졌다고 미국과 그 나라의 안보관계라는 중요한 목표를 훼손해서야 되는가.” 미국인들은 냉정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미 서울엔 선거 포퓰리즘이라는 유령이 지배하고 있었다.


 보수·우파 이회창 후보도 결국 유령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투표를 11일 앞두고 그는 효순·미선양 집을 찾았다. 그는 유족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그 후의 처리도 말도 안 되는 방향으로 가서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대통령 후보가 단순 교통사고를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미국의 대통령·국방장관·주한미군사령관이 사과하고 피해자에게 보상했는데도 그는 “온 국민의 분노”를 부추겼다. 그는 전날엔 광화문 추도미사에도 참가했다. ‘반미의 거리’에 합류한 것이다.


 이회창은 57만 표 차로 졌다. 막판에 포퓰리즘 유령의 손을 잡았지만 헛수고였다. 유령의 마음은 이미 노무현이었던 것이다. 이회창이 이렇게 외쳤다면 어땠을까. “효순·미선의 죽음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저는 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개선하겠습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 이 사건은 기본적으로 교통사고입니다. 이런 우발적인 일로 한·미 동맹이 흔들려선 안 됩니다. 미국이 사과하고 보상했으니 이젠 우리가 냉정을 찾읍시다.”


 효순·미선양 이후 포퓰리즘 유령은 자주 나타나고 있다. 2008년 여름엔 광우병 미신 태풍이 거리를 휩쓸었다.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으로 밀렸다. 지금은 공짜·반값 포퓰리즘이 활개 치고 있다. 원래 민주당의 정책은 가난한 학생에게만 등록금을 낮춰주는 것이다. 그런데 손학규 대표가 촛불집회에 나가더니 ‘모든 학생’으로 바꿔버렸다. 나랏돈은 부족하니 원래 복지란 가난한 이에게 선별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진보·좌파는 모든 이에게 하겠다고 한다. 대표적인 게 부잣집 아이에게도 점심을 공짜로 주겠다는 것이다. 논리에 맞지 않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이에 맞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민투표를 택했다. 이 투표는 사회의 가치 문제에 한국인이 투표로 고민하는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다. 부자와 가난한 자를 가리지 않고 복지 혜택을 주어도 나라가 괜찮다는 주장이 맞는지, 아니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마구 돈을 썼다가는 나라가 거덜날 거라는 우려가 옳은지, 공동체의 이성(理性)에 직접 물어보는 것이다.


 플루타크 영웅전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고 한다. “민중을 거스르면 민중의 손에 망하고 민중을 따르면 민중과 함께 망한다.” 제일 좋은 건 민중을 잘 인도해 함께 흥하는 것이다. 제일 나쁜 건 잘못된 민중을 따르다 함께 망하는 것이다. 분명한 건 잘못된 민중의 손에 망할지언정 지도자가 민중과 함께 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세훈은 서울시 민주당의 비(非)이성에 굴하지 않고 민중의 이성을 묻는 길을 택했다. 포퓰리즘에 맞서는 의로운 투쟁이다. 민중이 잘못된 선택을 해도 그는 잠시 죽을 뿐 오래 살 것이다. 반대라면 그는 민중과 함께 흥하는 것이다.


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목록

Total 13,614건 384 페이지
최근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124 오세훈과 박근혜 지만원 2011-07-06 23025 367
2123 10.1대구폭동 사건 지만원 2011-07-05 15830 113
2122 홈페이지 일부를 변경하였습니다. 지만원 2011-07-05 25257 170
2121 1946년 9월 총파업 지만원 2011-07-05 14343 82
2120 나도 놀란 뜨거운 반응 지만원 2011-07-05 19385 379
2119 500만 야전군을 위한 50만원 (천지신명) 댓글(3) 천지신명 2011-07-05 12663 195
2118 단합을 강조-주문하시는 분들게 지만원 2011-07-04 15212 322
2117 정판사 사건 지만원 2011-07-04 18440 173
2116 대한민국대청소500만야전군 명예전사 증서 지만원 2011-07-04 19844 205
2115 빨갱이 진영의 내분 지만원 2011-07-04 20493 344
2114 무엇이 아름다운가? 지만원 2011-07-03 19466 214
2113 조선-동아 광고문을 적극 활용! 지만원 2011-07-03 17366 295
2112 패망전 월남과 너무 유사한 대한민국(만토스) 댓글(6) 만토스 2011-07-03 12849 115
2111 김대중-전두환의 역사가 왜곡 전승 될까가 두렵다(하족도) 하족도 2011-07-03 18149 192
2110 김일성 졸개 인신매매범, 윤이상 앙모하는 남한사람들(조박사) 댓글(1) 조박사 2011-07-03 12875 134
2109 500만 전단지 광범위 배포 방안(박병장) 댓글(1) 박병장 2011-07-02 14338 119
2108 소련의 대남공작사 지만원 2011-07-02 16246 114
2107 시장경제란 무엇인가? 지만원 2011-07-02 14994 141
2106 현재 500만 야전군이 해야할 일 (기린아) 기린아 2011-07-02 13101 129
2105 [시안] 대한민국 대청소 500만 야전군 헌장 지만원 2011-07-02 17027 127
2104 조세희.. 서글픈 정신적 난쟁이(자유의깃발) 댓글(2) 자유의깃발 2011-07-02 13168 95
2103 반기문이 사고쳤다. 지만원 2011-07-02 20586 268
2102 양심과 애국의 전사, 오세훈을 구합시다! 지만원 2011-07-02 15942 183
2101 이 영화 하나면 빨갱이 진지는 초토화(만토스) 댓글(4) 만토스 2011-07-02 13724 221
2100 비겁한 중도 기회주의자들이 판치는 국회(만토스) 댓글(1) 만토스 2011-07-01 14576 119
2099 해방 후의 공산당 활동 지만원 2011-07-01 13786 86
2098 500만 야전군의 성공을 위하여 지만원 2011-07-01 13734 223
2097 제주도 공산화의 뿌리 지만원 2011-06-29 20147 161
2096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빨갱이. 지만원 2011-06-29 24851 364
2095 군계일학, 오세훈 지만원 2011-06-29 21675 309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