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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문화 개선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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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07-21 16:59 조회14,0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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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영문화 개선에 대하여

                               국방장관의 ‘비행청소년’ 발언의 막중한 의미


지난 7월 4일, 해병대 2사단의 강화도 해안 초소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자존심 강한 해병대에는 물론 국민 모두에게 일대 충격이었다. 무엇이 문제인가를 찾아내기 위해 7월 18일 김포지역의 해병 제2사단 ‘충성관’에서 ‘해병대 병영문화 대혁신 토론회’가 개최되었고, 그 자리에는 김관진 국방장관이 참석한 모양이다.


보도에 의하면 이 자리에서 국방장관이 해병대에 대해, ‘해서는 안 될’ 가벼운 말을 했다.


“지금 나는 모범생이라 알았던 내 아들이 비행 청소년이었음을 알게 됐을 때와 같은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이 말이 어째서 국방장관으로서는 해서 안 되는 말인가? ‘모범생으로 알아왔던 해병이 비행청소년과 같이 국방장관에 느껴졌다’는 이 말은 한국군의 모든 병사들과 그들의 최고 리더인 국방장관 사이의 거리를 아주 멀어지게 했다. 또 그가 불량청소년으로 비하한 그 병사들은 밤낮 없이 고생을 하면서 대한민국을 지켜주고 있는 고마운 존재다. 국방장관의 이 말은 이 막중한 사실을 망각한 상태에서나 나올 수 있는 말이다.


김관진 장관은 군에서만 인생을 다 보낸 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많은 세월을 군에 있었으면서 한국군의 병영문화를 그토록 모르고 지냈다는 말도 된다. 따라서 그의 이 발언은 누워서 침뱉기였다. 


설사 그가 그 자리에서 그런 생각을 했다 해도 그 말만은 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 화를 내기 전에 그는 병영문화를 어떻게 가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어야 했고, 그런 고민을 했다면 그런 말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일사백사, 이 하나만 보아도 김관진은 군대생활을 헛 한 것 같고, 지휘관 노릇을 제대로 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병영문화, 북한으로부터 배워야


이제부터라도 장관은 탈북군인들을 초청하여 북한이 어떤 병영문화를 가지고 있는지를 연구해야 한다. 북한 사단장은 매월 1주일을 병사들 내무반에서 자고, 1주일은 병사들과 함께 GP에서 근무한다. 그래서 북한의 병영에서는 이런 일이 없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소위도 병사들과 한 내무반에서 자 본 적이 없다. 그러니 내무반에서는 그야말로 병사들이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다.



                                     내무생활을 인격도야의 수단으로!


예체능 대학교에서는 선후배간에 전근대적인 기율(?)이 판을 치고 있다고 한다. 일부 ROTC 후보생 가운데서도 4학년이 3학년에게 시켜서는 안 될 전근대적이고 비인격적인 기합을 주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학군단 장교들이 그토록 하지 말라고 교육을 시켜도 자기들끼리 숨어서 한다고 한다.          


그러니 일반 내무반에서야 어떠하겠는가? 자기가 닦아야 할 구두를 하급자에게 시키고, 자기가 해야 할 소총 청소를 하급자에게 하라 하고, PX에 심부름을 보내고, 하급자는 담배도 왼 손으로 피어야 하고 등등 상상할 수도 없는 전근대적이고 비인격적인 행동들을 하고 있다. 이는 군기도 아니고, 강군도 아니다.


필자가 사관학교 1학년이었던 시절, 2학년생 중에는 1학년들을 괴롭히기 위해 유난히 나서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낮 교실 수업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1학년들을 괴롭힐까 이 생각만 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독서도 별로 하지 않았다. 독서에 심취했던 필자에게 그들 선배들은 눈 아래로 보였다. 내무반에서는 이보다 더한 현상들이 발생할 것이다. 


그들은 후배들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나도 당했으니 너희들도 당해봐라”는 시어머니식의 대물림 행사를 했다. 지금 만일 그 선배들을 본다면 아는 척도 하기 싫은 사람들이다. 이런 것이 육사의 단결을 깨고 있는 것이다. 반면 후배들을 따듯하게 감싸주고 동료처럼 지내준 선배들은 지금도 보고 싶어진다.


병사들 간의 관계도 바로 이런 것이다. 구타가 없으면 사회에 나가서도 친구가 된다. 구타가 성행했던 시절에도 필자가 소위-중위-대위 때 이끌었던 병사들은 필자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고 필자가 좋은 고과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짜내서 필자를 도와주었다. 구타가 있었다면 절대로 이런 문화는 나오지 않는다. 필자는 이렇게 길들인 병사들만 가지면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았다.



                    병영을 솔선수범을 통한 리더십 함양 장소로!                     


병사들은 30명 정도의 단위로 내부반에서 기거한다. 내무반은 훈련과 작업으로 지친 몸을 쉬는 주거공간이어야 한다. 상급자가 옆에 있어도 피곤하면 “선임병님, 제가 조금 피곤해서 누워 좀 있겠습니다” “그래라, 많이 피곤하냐? 좀 쉬어라” 이 정도의 말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기가 해야 할 일, 자기가 필요한 일은 절대로 후임 병에 시켜서는 안 된다. 이는 인격 도야, 솔선수범, 미래 리더십 배양에 해당한다.            


군은 ‘솔선수범’의 훈련장이 돼야 한다. 필자는 미국사람 반, 한국사람 반인 고급 건설관리 업체를 경영진단을 한 바 있다. 같은 층에 있으면서도 미국사람들과 한국사람들이 일하는 게 딴 판이었다. 미국/영국 사람들은 직위가 높을수록 하는 일이 많았다. 그 직장에서 가장 높은 외국인은 부사장이었다.


리모델링 주문이 들어오면 누군가가 건물의 천장 속을 기어 다니면서 무엇을 고쳐야 할 것인지를 관찰해야 한다. 먼지 속을 기어 다니는 이 어려운 일을 누가 하는가? 미국인 파트에서는 부사장이 했고, 한국인 파트에서는 대리가 했다.


선진국인 경우, 회사에서 직급이 높다는 것은 편하게 앉아서 일하라는 것이 아니라 숙달과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일을 하라는 것으로 개념화되어 있다. 코치처럼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팀장처럼 함께 뛰면서 다른 사원들을 전화로 통제한다. 그런데 한국인 파트에서는 경험과 숙달은 사장되고 모두가 코치나 감독만 하고 싶은 것이다. 이렇게 해서 현장을 떠나 오래 있으면 조직의 소통이 막히게 된다.


이처럼 우리 군은 고참에게 솔선수범을 강요해야 한다. 청소를 할 때에도 후임들과 함께 하고, 작업을 할 때에서 후임들과 함께 하면서 지도를 해야 한다. 이런 문화에서는 구타가 있기 어렵다.


훈련에 대하여, 사격술 향상에 대하여, 작업에 대하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병영문화의 합리화를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 등등에 대한 토의를 생활화하면 병영문화는 참으로 재미있게 가꾸어질 것이다. 독서도 시키고 독후감을 토의 시키는 것도 신선미를 더해줄 것이다.


우리 사회 문제점 중 가장 큰 것들 중 하나는 곳곳에 리더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리더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연대장, 장관 등과 같이 공식적인 러더의 직위에 있는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비록 리더십 위치에는 있지 않지만 남이 하기 싫어하는 것을 말없이 하고, 남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풀고, 신선한 이미지를 주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리더가 내무반에서 얼마든지 찾아질 수 있고, 키위질 수 있는데 어째서 군은 젊은 인재들을 데려다 억압만 하는가?  


필자가 알고 있는 어느 부대에서는 장교와 병사들에게 책을 읽히고 독후감을 쓰게 하고 있다. 정신적으로 강해지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공산당 역사를 읽히는 것이 병사들을 단결시키는 매우 좋은 촉매제가 되고 있다 한다.


기합을 주고 선임자가 해야 할 일을 후임자에게 강요하고 구타를 하는 것 등등의 전근대적이고 비인격적인 저질적 행동들은 절대로 근절돼야 한다. ‘하지 말라’ 명령만 내릴 것이 아니다. 병영문화를 정체된 문화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지휘관 장교들이 모두 대들어 앞으로 나아가는 문화로 바꾸어야 한다. 또 강조하지만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2011.7.21.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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