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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의 판도 읽기: 박근혜와 나경원은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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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10-03 22:43 조회20,0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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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3일의 판도 읽기


10월 3일, 민주당 박영선과 개인자격인 박원순 사이의 경쟁이 박원순의 승리로 끝났다. 필자는 박원순에 대한 의혹이 박영선의 것보다 아주 크기 때문에 이런 정보가 충분히 퍼지면 박영선이 승리할 것으로 내다 봤었다. 그런데 아무리 빠른 인터넷 세상이라 하지만 정보의 흐름은 다급하게 진전된 경선일정을 따라잡지 못했다. 이점 미안하게 생각한다.

중요한 포인트는 박원순이 안철수의 안수를 받아 좌익계의 별로 떠올랐다는 사실과 앞으로의 경쟁구도는 박원순과 나경원의 경쟁으로 압축됐다는 사실이다. 여기에서부터 관련된 사람들의 주판알이 숨 가쁘게 튕겨질 모양이다.

손학규의 주판알: 손학규는 박영선에 참으로 많은 공을 쏟았다. 손학규는 빨갱이이긴 하지만 리더의 참 모습도 보여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손학규는 졌다. 손학규의 체면과 그가 이끌어온 민주당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손학규는 과연 여기에서 책임을 인정하고 스스로 정계에서 손을 털 것인가?

민주당은 손학규를 중심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기보다는 데릴사위에 불과했던 손학규의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다. 벼랑에 선 손학규, 이런 손학규라면 끝까지 박영선을 안고 가면서 박원순의 비리를 까발려 박영선-민주당-손학규가 동시에 사는 길을 모색할만하다.

박영선의 주판 알: 박영선이 정말로 북의 지령대로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라면 손학규와 끝까지 함께 가려 할 것이다. 이러한 합리적인 방안을 포기하고 조기에 승복하는 모양새를 갖춘다면 그는 북의 지령을 받는 사람이라고 의심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박원순의 주판알: 박원순의 사고력은 곽노현 수준이다. 한마디로 뻔뻔하다. 박원순은 스스로 주판알을 굴릴 필요 없이 계속 사람들을 홀리고 다닐 것이다. 설사 성공하여 시장이 된다 해도 그는 반드시 검찰의 칼날을 받아야 할 것이다. 박원순은 “일단 시장이 되면 검찰이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시장이 된 그를 검찰이 건드리면 온 빨갱이들이 일어나 폭동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검찰과 박원순 사이의 배짱 싸움에 모든 걸 걸려 할 것이다. 그래서 반드시 서울시장이 되려고 모든 지략과 힘을 소진할 것이다.

홍준표의 주판알: 홍준표는 생각하는 힘이 한참 모자라는 사람이다. 나경원이 패배하면 그 역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며 정치적 발언권이 상실당할 것이다. 한 마디로 끝장을 맞는 퇴물신세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선거의 여왕이라는 박근혜에 목을 맬 것이다. 그래서 박근혜가 하라는 대로 하면서 스스로의 위상을 격하시킬 것이다. 결국 홍준표는 박근혜의 노리개로 전락할 것이다.

박근혜의 주판알: 박근혜는 아버지도 이겨먹는 고집불통의 여인이다. 노태우의 자서전에도 그런 일면이 부각돼 있지만, 박정희는 딸을 이기지 못해 딸에게 머리를 숙인 적이 있다는 말을 오래 전부터 들었다. 박근혜가 김대중에게 아버지의 독재를 용서해 달라 빈 것은 박근혜가 아버지 생전에 아버지를 그리 존경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추론도 가능해 진다.

박근혜는 지독한 독재자, 말이 안 통하는 독재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해 보인다. 나경원을 돕는다는 전제조건으로 한나라당은 물론 나경원이 그의 복지론을 이유 없이 받아들이고 나경원이 자기 발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는 이미 박근혜 앞에 무릎을 꿇었다. 복지 TF를 만들어 이미 박근혜 복지론에 도장을 찍고 있는 것이다. 나경원이 과연 그에게 무릎을 꿇고 선거지원을 앙망할 것인가? 만일 나경원이 뻣뻣하게 나가면 어떻게 할 것인가? 박근혜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다. 그가 지원한다면 나경원-한나라당-박근혜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하지만 만일 지원하지 않는다면 한나라당-박근혜가 다 죽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나경원은 살 수 있다.

나경원의 주판알: 나경원은 아직 어린 탓인지 판단이 흐려지고 있다. 그러나 그가 살 수 있는 길은 오직 정도를 걷는 길이다. 나경원이 사는 길은 오직 하나 오세훈의 철학을 받들고 박근혜의 도움을 뿌리치는 길이다. 박근혜가 도와주겠다는데도 싫다 하면 안 된다. 하지만 나경원이 “오세훈의 철학을 공유한다” 명확하게 표현하면 박근혜는 속이 좁아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도 속이 밴댕이 속이지만 박근혜의 속도 이에 못지않다.

만일 나경원이 박근혜에 무릎을 꿇는다면 서울시민들은 먼저 철학 없는 나경원에 실망함은 물론 허탈해 할 것이다. 나경원은 정말 내 이 말을 잘 들어야 한다. 박근혜의 지원에 연년해하지 말고 곧장 자기의 길을 가라. 박근혜가 무슨 선택을 하던 연년해 하지 말라. 박근혜는 그녀의 주판알에 따라 행동할 여자다.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으면 나경원의 생명은 그날로 끝이다.

결론적으로 나경원은 죽기를 각오하고 박근혜에 대해 신경을 끊어라. 그러면 반드시 살게 돼 있다. 박근혜의 도움 없이 이기면 당신은 인생승리자가 된다. 인생은 단거리 경쟁의 연속이 아니라 마라톤 경쟁이다. 단거리 경쟁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제 잔꾀에 넘어가 추한 그림을 그린다.

필자가 장담하건데 오세훈은 장차 매우 훌륭한 지도자가 될 것이다. 소신에 충실한 그를 영원히 잊는 것은 애국자들의 본분이 아니다. 나경원은 이기느냐 지느냐에 목숨 걸지 말고 오직 국가를 위해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생각만 하라. 서울시장이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름다운 인생을 가꾸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박근혜의 삶은 더 이상 아름다운 인생이 아니다. 설사 그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나경원, 자신의 삶을 아름다운 인생으로 가꾸려면 절대로 갈대처럼 흔들리지 말라.


2011.10.3.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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