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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과 박원순의 단식-복식 부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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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10-16 11:12 조회19,6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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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과 박원순의 단식-복식 부기론


박원순은 정부와 지자체가 복식부기를 쓰고 있고, 또 써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시가 진 빚이 25조 5천억이라 주장한 반면, 나경원은 지방자치단체의 회계는 단식부기로 하고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하며 이에 의하면 서울시가 진 빚은 19조리고 주장했다.

회계나 부기를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은 어느 말이 맞는 말인지 모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울시 회계에 대해 복식부기냐 단식부기에 대한 주장에 대해서는 나경원의 말이 맞고 박원순의 말이 틀린다. 틀릴 뿐만 아니라 모르면서 아는 척 하고 있는 것이 된다.

기업회계에서는 복식부기를 해야 하지만 정부는 복식 무기를 할 수가 없다. 1980년대 회계학을 겉핥기로만 공부한 젊은 공인회계사들이 군에 들어와 군의 회계를 복식부기로 해야 한다면서 많은 혼란과 낭비를 초래해 필자가 중지시킨 바 있었다. 기업은 이윤을 목적으로 하고, 이윤의 크기에 따라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복식부기를 해야 하지만, 정부는 이윤을 창출하지도 않고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현금출납장과 같은 단식부기면 족하다.

더욱 한심한 것은 빚(Debt)은 평가치가 아니라 절대치이기 때문에 단식부기를 하든 복식부기를 하던 상관없이 액수가 같아야 한다. 100억원이라는 남으로부터 꾼 돈의 액수가 복식부기라 해서 늘어나고 단식부기라 해서 줄어들겠는가? 빚은 절대치이지 기업이 보유한 자산(고정자산, 유가증권 등)의 가치처럼 평가에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복식부기가 생산해 내는 것은 대차대조표(Balance Sheet), 손익계산서(Income Statement), 현금흐름표(Statement of Cash Flow)다. 이런 재무제표 자료는 절대로 단식부기에 의해 생산할 수 없다.

대차대조표의 구성부터 보자. T자형으로 이루어진 회계기록 시스템에서 좌측의 합과 우측의 합은 같아야 한다. 좌측의 수치와 우측의 수치가 틀리면 회계가 틀린 것이기 때문에 이는 에러의 자동노출장치가 된다. 좌측에는 자산(Asset, 공정자산+유동자산)의 가치가 나열돼 있고, 우측에는 이 자산이 누구의 돈으로 구성되었는가에 대한 표시가 있다. 자기자본(Capital)이 얼마이고, 타인자본(Debt, 빚)이 얼마인지가 표시돼 있는 것이다. 이게 복식 부기의 기본이다.

빚은 빚이다. 타인에게 100억을 빌렸으면 복식부기든 단식 부기든 빚(타인자본)은 100억이다. 하지만 기업이 생산장비인 기계설비를 샀다면 그 기계의 가치는 구입비에서 매년 감가상각비를 털어낸 잔유가격이 장부에 표시된다. 시장가가 아닌 것이다. 이를 위해 복식부기가 사용되는 것이다.

반면 정부를 보자. 정부는 도로를 놓고 교량을 건설하고 건물을 짓는다. 복식부기를 하면 정부가 건설한 원호대교에 대해 감가상각비를 털어내야 한다. 기업에서는 이윤에 비례하는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감가상각비를 그 해의 비용으로 털어내야 하지만, 정부는 그럴 필요가 없다. 캘리포니아주가 골든게이트(금문교)의 잔존가격을 계산해서 어디에 쓴다는 말인가?

정부가 복식부기를 해야 한다는 것도 코미디이지만 서울시가 진 빚이 복식부기냐 단식부기냐에 따라 19조도 되고 25조도 된다는 말은 그야말로 포복절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2011.10.16.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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