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고 끊는 신사도 없으면 홍준표처럼 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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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1-12-09 14:01 조회15,09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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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고 끊는 신사도 없으면 홍준표처럼 추해진다!
필자는 공당의 책임자로서 큰일을 당한 홍준표가 보이는 행태를 보면서 필자가 겪었던 두 가지 경험이 생각난다. 하나는 사관학교 3학년 때의 경험이고 다른 하나는 임시 대위 계급을 달고 월남에서 포대장을 하고 있을 때의 경험이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 빨리 승복해야
필자는 사관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배워 보았다. 얼음판 한 가운데서 뒤뚱거리는 동기생과 만나 엉거주춤 서로를 의지하며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조금 후 서로는 웃으면서 맞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손을 놓는 순간 둘이는 균형을 잃었다. 필자는 즉시 넘어져 버렸지만 동기생은 넘어지지 않으려고 많은 애를 썼다. 필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았지만 넘어지지 않으려던 동기생은 아주 많이 다쳤다.
이런 일을 경험한 필자는 그 순간부터 매우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넘어져야 할 때에 빨리 넘어지고, 물러나야 할 자리에서 빨리 물러나야 한다는 교훈이었다. 비록 22세의 청년이었지만 한참 독서와 사색에 침잠해 있었기에 깨달은 교훈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58세로 거대 여당을 이끌고 있는 홍준표는 물러날 자리에서 물러나지도 않고 한나라당에 밀어닥친 큰 파도를 막지도 못하고 있다가 온 국민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젊었을 때의 독서와 사색 없이, 어느 날 갑자기 고시 하나 패스하여 거머쥔 라이선스로 세상을 살아온 사람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인생패턴을 선보이는 것인지 자식 기르는 부모들은 홍준표를 보고 느껴야 할 것이다.
이런 인생은 홍준표 한 사람만이 아니다. 벤츠 여검사, 수많은 여인들과 내연관계를 맺고, 부정한 돈거래를 하면서 법을 짓밟은 부장판사 출신 최변호사, 온갖 절제되지 못한 막말로 붉은 독기를 뿜어내는 빨갱이 판사들. .
젊은 시절에 독서와 고독한 사색을 통해 마음을 풍부하게 가꾸려 했던 사람은 이런 행동 하지 않는다. 매일 거울을 보며 자기 표정을 관리하는 연습을 하고 밤마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균형감 있는 인격을 가꾸려 노력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행동 하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스펙과 라이선스와 돈을 쌓아도 독서와 사색을 거치지 않은 사람은 악취를 내뿜는다.
지휘자는 큰 일 앞에 기민하고 대담해야
한국나이 30세에 필자는 월남에서 포대장을 했다. 어느 날 필자의 포진지에서 날아간 포탄이 밀림 속에서 작전을 하고 있던 아군 보병들을 강타했다. 하필이면 제12중대의 4개 소대장이 모두 부상을 당했고, 4명의 분대장이 중상을 입었다. 무전기에서 아우성 소리가 들려왔다. 필자보다 사관학교 2년 후배인 중위가 뛰어와 다급하게 외쳤다. “포대장님, 우리 포가 보병을 때린 모양입니다. 부상을 많이 당했다고 아우성입니다. 난리 났습니다. 포 사격은 일단 중지시켰습니다” 그야말로 겁먹은 얼굴이었다.
필자는 거의 반사적으로 사격지휘 망루에 올라가 소리를 쳤다.
“전원 동작 그만! 현재 서있는 위치에서 한 발작도 움직이지 말라. 선임하사와 포반장들은 즉시 내 앞에 집합하라. 155밀리 포반장들도 집합하라”
모든 병사들의 위치를 현재의 위치에 동결시킨 것은 실수를 저지른 포반 요원들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은근슬쩍 증거를 인멸할 것에 대비한 조치였다. 간부진 5명을 뽑아 1번포로부터 방향포경이라는 조준경의 눈금을 일제히 점검하도록 했다. 그 결과 필자의 책임 하에 있는 6문의 105밀리 포에는 전혀 이상이 없었다.
사고를 일으킨 포는 필자의 진지로 파견되어 독자적으로 포를 운영하는 155밀리 포반에 있었다. 정비를 한 후에 조준경의 영점을 제대로 맞춰놓지 않고 편각을 장입한 것이 화근이었다. 예를 들면, 45도 동쪽으로 지향해야 할 포구가 65도 동남쪽으로 지향한 것이다. 마치 체중계의 바늘을 0에 맞추지 않고 30에 맞추어 놓은 후 몸무게를 재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70kg이 100kg으로 되는 것이다.
이번 디도스 문제가 터졌을 때 홍준표는 즉각 검찰에 고발하고 특검과 함께 청문회 등 모든 검증 수단을 내놓고 야당들에게 선택권을 넘겼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참으로 바보 같이 엉거주춤 했고, 그 엉거주춤함이 국민 모두로부터의 불신을 자초했다. 그가 우물쭈물 하는 동안 뒤집어씌우기의 도사들은 한나라당에 씌울 엄청난 모함 시나리오들을 양산하여 일방적으로 뒤집어씌우는데 성공했다.
‘항시전장’이라는 말은 군에만 적용되는 좌우명이 아니다. 빨갱이들과 전쟁을 치루며 경험을 쌓을 대로 다 쌓은 한나라당 수장이 보인 대응자세는 초라하다고 하기보다는 참으로 저주스럽다.
정치권이라는 것은 이렇게 내공이 없이 외향적 스펙과 라이선스 위주로 인생을 살아온 과대포장 품들이 진열돼 온갖 악취를 뿜어내는 공간인 것이다.
2011.12.9.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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