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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안에 올라탄 빨갱이 미화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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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01-24 14:28 조회14,9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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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근안에 올라탄 빨갱이 미화작전

                           엄친딸 문근영에 올라탄 빨갱이 미화작전

2008년 11월 빨갱이들은 문근영에 올라타 빨갱이 미화작전을 펴려다 제동이 걸렸다. 문근영이 8억 5천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무명으로 기부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문근영이었다며 모든 언론들이 문근영을 국민여동생으로 띄웠다. 당시 문근영의 몇 배 몇 십 배 기부를 한 배우와 가수들이 허다했는데 당시의 언론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오직 문근영만 띄웠다.

필자는 모든 언론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띄우면 그 뒤에는 반드시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일종의 공식을 가지고 있다. 유독 문근영만 기부천사로 띄우는 데에도 배후에 무슨 힘이 작용한 것이라고 짐작했다. 하루아침에 모든 언론들이 일제히 안철수를 띄웠을 때도 배후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수많은 좌파 언론들이 문근영의 외조부 류낙진을 통일운동가로 미화하기 시작했다. 문근영을 엄친딸로 기른 데에는 ‘통일 운동가로 억울하게도 35년 감옥살이를 한 류낙진 옹의 반듯한 가르침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선봉을 섰던 why10news는 필자에게 200만원을 변상하라는 판결을 받고도 100만원만 갚고 나머지 100만원은 배째라는 식으로 갚지 않고 있다.

                     이근안에 올라타 반공을 악으로 모는 성공회대 김동춘

2012.01.30(제895호) 한겨레21에는 성공회대 부교수라는 사람의 글이 실려있다. 고문·학살도 용서하는 하나님 위 ‘상 하나님’ “고문이 애국”이라는 이근안의 자기정당화 논리, 죄 많이 지은 자들을 구원해 준 반공 이데올로기 라는 원색적 제목을 달고 죄 없는 김근태를 고문해서 64세의 한참 나이로 세상을 뜨게 만든 이근안을 용서한 사람들을 ‘하나님보다 더 상 하나님인 이데오로기 환자’라는 취지로 반공을 악으로 규정했다.

김동춘에 의하면 이근안은 “지금도 내가 그 상황에 놓이면 그 때와 똑같은 일을 했을 것”이고 주장한다고 한다. 김동춘은 이런 이근안의 말을 놓고 뉘우칠 줄 모르는 이데올로기 병에 걸린 사람이라고 공격한다.

2007년 필자가 서울구치소에 갔을 때 구치소 간부가 ‘이근안 선생이 여주(?) 감옥에 있는데 그를 존경하는 경찰들이 많이 면회를 온다’는 말을 들려주었다. 지금도 눈이 살아있고 기백이 살아있다고도 했다. 당시의 이근안은 그의 말대로 이 나라를 뒤엎으려는 빨갱이 잡는 일을 최고의 애국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사실 밤낮 없이 빨갱이들을 추적하고 잠복하고 취조했던 옛날의 대공요원들의 덕분에 오늘의 이 꼴난 국가라도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근안에게 걸린 사람들은 그에게 오기 전까지의 수사관들에 의해 용의점이 있다고 판단되어 온 사람들이지 무대포로 그냥 곧바로 끌려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가를 파괴하려는 용의자들에 대해서는 미국 같이 선진화된 나라도 우리보다 심한 고문을 한다. 이 필자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미국 경찰이 경찰의 말에 복종하지 않는 운전자나 시위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알아보라.

경찰이 경찰의 생명에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바로 그 순간 총으로 쏘아 버린다. 이게 민주주의 질서를 지키는 방법이고 고문이 제2의 9.11테러를 예방하기 위해 허락돼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근안을 공격하는 내용들을 보면 어리광과 과장이 많다. 머니 투데이에는 박소영이라는 기자가 “내게 팬티를 사준 남자, 이근안에게”라는 글을 게재했다. 제목만 보면 마치 ‘이근안이 짐승 같은 일이라도 저질렀나?’ 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니 이근안은 그녀를 겁탈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녀는 이근안을 신뢰했다. 이근안을 불러 “저 생리해요”라 했고, 이근안은 밖에 나가 팬티와 생리대를 사다주었다. 무엇이 잘못됐다는 말인가?

여기에서 박소영이 지적한 것은 이근안의 농담 한마디다. “내가 생전 여자 속옷을 사봤어야지. 가게 가서 얼마나 챙피했는지 아냐?” 수사관으로서는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런데 박소영은 이 말을 곡해했다. “마치 무용담을 털어놓듯이 호들갑스럽게 여자 팬티 사온 얘기를 동료들 앞에서 했던 것은 기억납니다.”

그녀 스스로도 그녀가 남영동에서 당한 고문이 별거 아니었다고 한다. “첫날을 제외한 나머지 4일 동안은 그렇게 괴롭지 않았습니다. 그 곳을 지키는 헌병들 사이에 내 이력서(?)가 돌았는지 어떤 친구는 대학 후배라며 내가 갇혀 있던 방에 아이스크림을 사서 넣어주기도 하고 또 어떤 친구는 수사관들이 퇴근하고 없는 밤중에 와서 자작곡이라며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목을 이상야릇하게 뽑아내 마치 이근안이 그녀에게 못할 짓이라도 한 것처럼 세상에 떠돌고 있다.

김동춘은 김근태가 억울하게 당했고, 고문 후유증으로 파킨스병에 걸렸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김근태는 골수 빨갱이다. 1983년 민청련을 조직하여 의장으로 활동하다가 1986년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징역 5년, 자격정지 5년을 선고받아 1988년 가석방됐고 1990년에는 전국연합의 전신인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의 정책기획실장으로 국가보안법을 위반하여 또 다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대생국가내란음모시간 배후조정, 정치자금법을 위반(추징금 2천만원, 벌금 5백만원)헸다.

전민련은 출범 이후 국가보안법철폐, ‘반독재민주화투쟁’, 팀스피리트훈련 중지, 주한미군철수‘ ‘반외세자주화투쟁’, ‘8·15범민족대회’ 등 ‘조국통일투쟁’을 전개했다.친북·반국가행위 인명사전에 수록돼 있고, 2010년 노동당 창건일에 스스로 방북하여 경축했고, 2001년 국가보안법폐지법률안에 서명했고, 북한인권개선촉구결의안에 반대, 이라크전 파병반대에 서명했고(2003년 7월 1일), 대북송금 특검에 반대, 한총련 합법화에 앞장섰다. 빨갱이들의 원조 교사인 안병직은 “당시 수사기관에 발각돼 조사·발표된 대부분의 보도 내용은 기본적으로는 사실이었다. 당시 사회주의운동은 민주화라는 명분을 걸었지만 사실상 그 사상 내용으로는 민주주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운동을 했다.”며 역사뒤집기에 반대했다.

김근태는 조기축구광으로 축구장면을 찍은 사진에 의하면 발이 머리 부분에가지 올라올 정도로 건강하고 유연했다. 파킨스병에 걸린 사람들 모두가 고문을 받은 사람들이 아니며 고문을 받은 사람은 다 파킨스병에 걸린다는 조사도 없다.

김동춘의 글에는 ‘젖먹이도 징그러워 한 빨갱이’ 라는 중간제목이 있다. 이 글을 읽으면 빨갱이들의 DNA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빨갱이들이 한 행동은 온데 간데 없고, 오직 군인들이 저질렀다는 만행들만 부풀려 있다. 1999년 한게레21에는 고경태기자, 한홍구, 강정구가 1년 이상 등장해 구수정이라는 이름도 없는 여자가 베트남에서 써보냈다는 모략적 수기들을 사실인 것처럼 실어 한국군을 짐승보다 더 잔인한 양민학살집단으로 매도하면서 월남전을 민족해방전쟁으로 규정했다. 한국과 미국 등이 민족해방전쟁에 끼어든 나쁜 나라인 것으로 묘사했다.

고건과 박원순이 2003년 12월 15일 발간한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 역시 제주도 빨갱이들의 만행은 일체 숨기고 군인, 경찰, 서북청년단에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소설들만 잔뜩 수록해 놓았다. 김동춘이 쓴 5.18도 빨갱이 사관에 불과하다. 5.18에서 공격행위를 먼저 한 것도 광주시위대요, 잔인하기로도 공수부대는 시위대를 따라갈 수 없었다. 2006년 6.15 기념행사에서 50명의 북한 패거리들이 합석한 잔치에서 김대중이 자백했듯이 5.18은 적화통일 내전이었다.

“오늘의 이 민족통일대축전의 광경을 보고 망월동 국립묘지에 계신 영령들의 마음은 어떠하겠습니까. 틀림없이 자신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면서 오늘의 모임을 축하하고 기뻐하실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2006.6.15. 김대중)

결론적으로 이 땅에 빨갱이들만 준동하지 않았어도 빨갱이 잡는 이근안은 존재할 이유가 없었다. 이근안은 “자신은 빨갱이만 잡았는데 정권이 바뀌니 역적이 돼 있었다. 지금 당장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일을 할 것이다. 애국은 남에게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 했다 한다. 수긍이 가는 말이다. 빨갱이를  사냥했던 옛날이 옳은 세상이고, 빨갱이 방목하는 지금은 틀린 세상인 것이다. 김동춘에게 묻고 싶다. “이 나라에 빨갱이가 없었다면 고문도 대공수사도 필요 없었다” 이 말이 맞는 말인가? 그리고 정말로 김근태가 억울하게 당한 것인가?

아래는 김동춘의 글 전문이다.

                         고문·학살도 용서하는 하나님 위 ‘상 하나님’

[2012.01.30 제895호]

[김동춘의 폭력의 세기 vs 정의의 미래]

“고문이 애국”이라는 이근안의 자기정당화 논리

죄 많이 지은 자들을 구원해 준 반공 이데올로기

2011년 12월30일 새벽,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이 세상을 하직했다. 그는 1970∼80년대 군사독재하에서 온몸을 던져 저항했던 한국 민주화운동의 아이콘이다. 1985년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사건으로 구속돼 온갖 종류의 고문을 당하고, 그 고문 후유증으로 인해 파킨슨씨병을 앓아오다가 64살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이승의 끈을 놓아버린 것이다. 김 상임고문은 서울 남영동 515호실에서 폭력혁명주의자, 공산주의자임을 자백하라는 강요를 받았다. 결국 그는 공안 당국이 불러주는 소설 같은 혐의를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학살과 고문을 정당화하는 나라

1986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그를 고문했던 이근안은 2008년 5월 충남 태안 지역 ‘제1기 아버지학교’에 특별강사로 나서, 자신은 빨갱이만 잡았는데 정권이 바뀌니 역적이 돼 있었다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심문(고문)은 예술이다”라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했던 그는, “지금 당장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일을 할 것이다. 당시 독재시대 상황에서는 애국이었으니까, 애국은 남에게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행위를 미화했다.

한국 교회는 이런 이근안을 목사로 만들어주었다. 설사 극악한 고문범죄를 자행한 사람이라도 하나님 앞에서 회개를 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는 목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기독교는 고문한 사실을 부인하고, 공식적으로 과거 일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한 적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그것이 애국행동이었다고 큰소리를 치는 사람을 목사 예우까지 해주었고, 태안 군민들은 그를 강사로 초청했다. 부산 시민들은 김근태 상임고문을 고문할 때 지휘 라인에 있던 안기부 대공수사단장 정형근을 세 번이나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켰다. 그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지내는 등 건재하고 있다.

이근안의 말과 행동은 영화 <밀양>(원작 이청준의 ‘벌레 이야기’)에 잘 그려졌다. 주인공 신애는 유괴범에게 아들을 잃은 뒤 그 죄책감 때문에 기독교 신앙의 길로 들어서는데, 신앙을 통해 치유를 경험한 신애는 자신의 아들을 유괴해 살해한 유괴범을 용서하기로 마음먹고 교도소로 찾아간다. 그러나 자신이 유괴해 살해한 아이의 엄마가 왔음에도 그 살인범은 뉘우치는 기색이라곤 눈곱만치 보이지 않은 채 자신은 하나님의 용서를 받아 평안하게 살고 있다고 말한다.

이 살인범은 바로 5·18 광주 학살을 반성하지 않는 신군부의 모습 그 자체다. 그들은 1980년 광주에서 대량학살극을 벌인 것도 성에 차지 않아 집권 뒤 수많은 고문을 통한 간첩 조작 사건을 지휘했다. 전직 군 장성, 전직 장관, 전직 의원, 전직 국가기관의 ‘큰 어른’으로 대접받으며 그들 중 상당수는 오늘날 대형 교회의 원로 장로나 집사의 예우를 받고 있다. 그들의 ‘하나님’은 어떤 죄과를 어떻게 용서했는지 알 수 없으나, 그들은 과거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자신의 책임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근안처럼 “그때는 그게 애국이었다”라고만 암묵적으로 말하지 않고 “지금 봐도 그것은 애국이었다”라고 말한다. 국제사회에서 유대인 대량학살(Holocaust)을 부인하는 것은 범죄로 간주된다. 그런데 학살과 고문을 단지 부인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이 나라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결국 이들에게는 그들을 받아준 하나님 외에도 칭찬과 격려까지 해주는 ‘더 높은 하나님(반공이데올로기)’이 있다는 얘기다. 그들을 용서하고 받아준 하나님은 그저 정신적 위로만을 주지만, 그들의 행위를 정당화해주고 미화해주는 하나님은 정치적·신체적·제도적·물질적·사회적 지위와 안식까지 보장해준다. 이 세속정치를 관장하는 하나님은 김근태를 고문하도록 허용해주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한국인들의 생사여탈권을 쥐어왔다.

                               ‘젖먹이도 징그러워 한 빨갱이’

한국전쟁을 전후해 이 하나님은 ‘의심되는’ 민간인을 마구잡이로 죽이도록 해주었다. 1949년 12월 24일, 경북 문경의 첩첩산중에 있는 석달마을 주민 86명이 국군에게 무참히 학살당했다. 군인들은 민가에 불을 놓고서 뛰쳐나오는 주민을 닥치는 대로 사살했고, 마을 뒤 산모퉁이에 숨어 있던 청년들과 하굣길의 어린이들까지 사살했다. 희생자의 70%는 20살 이하의 청소년이거나 노인들이었다. 10살 이하의 어린이도 22명(25%)이나 되었다.

현장 생존자인 채의진에 의하면 “이놈들, 빨갱이 밥 해주고 돼지 잡아서 주었지? 우리는 국군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끔찍한 학살사건을 조사하던 당시 미군 쪽은 “군인들이 마을 주민들에게 추궁했던 공산주의자들과의 내통 혐의는 군인들이 뒤집어씌운 누명이었고 확인사살까지 있었다”고 기록했다. 이 학살의 진상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당시 한 언론에서는 이 사건을 “공비의 최후적 만행으로서 국군을 가장하고 부락에 침입하여 살인·방화 등을 감행한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의 호적에는 이들이 공비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거꾸로 적혀 있다.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는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 석달마을 사람들이 군에 학살당한 사실을 밝혔는데, 진실화해위원회가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현재까지 공비에 의해 죽은 사람으로 공식화되고 국군의 범죄는 확인되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전쟁을 전후해 공비 토벌 작전에 투입된 군인이나 경찰은 좌익이다 싶으면 재판도 없이 ‘즉결 처분’(학살)했다고 한다. 한 군인은 부락 내부 주민들 간의 사감으로 사람들이 ‘저놈 빨갱이’라고 지목하면 곧바로 즉결 처분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기억한다. “당시는 무법 상황이라서 빨갱이로 지목되면 중대장·소대장 선에서 즉결 처분해도 문제되지 않았고, 군인들도 중대장·소대장의 명령으로 즉결 처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토벌 작전에 지장이 있고 대상이 빨갱이라서 나중에 즉결 처분했다고 보고하면 문제되지 않았기에, 그것은 연대본부까지 보고할 사안이 아니었고, 현장에서 처분한 다음 서면 보고도 안 하고 구두 보고 정도 하면 되는 일이었다.”

한국전쟁 때 경북 청도에서 경찰과 서북청년단 출신의 호림부대 등은 빨치산과 내통한 혐의가 있는 청년들을 잡으러 갔다가 이들이 보이지 않으면 부모 등 가족 일부를 대신 잡아서 죽이기도 했고, 집을 불태운 뒤 남은 가재도구를 빼앗기도 하고, 가족을 두들겨 패기도 했다. 이 극악무도한 학살과 약탈이 모두 ‘빨갱이 소탕’의 이름하에 정당화됐고, 그 일에 가담한 사람들이 지금까지 한국에서 ‘애국자’로 돼 있다.

박완서가 말한 것처럼 한국전쟁 시기는 “빨갱이라면 젖먹이 어린것까지도 덮어놓고 징그러워하고 꺼리던 때”였다. 그래서 벌레처럼 취급당하지 않기 위해 “우리 식구의 사고와 행동은 오로지 빨갱이냐 아니냐의 문제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었다”(박완서, ‘엄마의 말뚝2’). 빨갱이로 지목되는 것은 사실상의 사형선고, 즉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부인당하는 것을 의미했고, 타인을 그렇게 지목하는 사람이나 집단 뒤에는 ‘상(上) 하나님’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상 하나님’은 빨갱이 잡는 일에 나선 이력이 있다고 주장하면 학살범·고문범·폭력범 등 반인륜적 범죄는 물론, 재산탈취범·학원비리범·사기범·조세포탈범·강간범까지 애국자라고 칭찬해주고 온갖 지위와 권력과 부를 안겨다준다.

                                   ‘상 하나님’의 대행자, 법원

속세의 심판자, 법원이 ‘상 하나님’의 대행자다. 김근태의 재판을 담당한 서성 판사는 제1회 공판기일까지 단독결정으로 가족면회를 금지했다. 말로는 김근태가 경찰에서 묵비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고문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벌려는 것이 아니고서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다음에 그는 제1회 공판기일부터 방청권을 발행해 가족과 주변 민주화 인사들의 방청을 방해했다. 그는 김근태 진술의 진위를 판단하는 가장 핵심적 증거인 고문 사실을 고의적으로 회피했고, 김근태가 적은 탄원서를 변호사들이 열람하지 못하게 따돌리기까지 했다. 서성 판사의 원심법원은 공소 제기 절차가 법령을 위반했으므로 공소 기각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변호인들의 주장을 그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배척함으로써, 결국 김근태가 주장했듯이 그 재판은 고문경찰과 그들에게 명령을 내린 자들을 비호한 것이었고, 이후에도 고문이 계속될 수 있게 보장해주었다.

고문 사실이 명백했기에 법원과 검찰의 기본 양심을 믿으려 했던 ‘순진한’ 김근태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그는 재판이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고, 당신들이 아무리 똑똑해도 우리를 이길 수 없다고 큰소리치던 고문경찰들의 말을 새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고문이 죄가 아니라 빨갱이인 것이 죄이고, 정권과 언론이 한번 빨갱이라고 지목하면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죄인이 되는 현실을 처절하게 체험했다.

아무런 검증이나 항변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정권, 검찰이나 경찰, 언론이 특정 인사나 집단을 빨갱이로 지목하기만 하면 빠져나올 여지가 없어진다는 걸 잘 아는 우리 사회의 부패·비리 집단은 그것을 100% 활용했다. 과거 문민정부의 사정 대상 1호로 지목됐고 학교공금 횡령과 부정 편입학 혐의로 법정에 선 상지대의 김문기 이사장은, 1986년 7월 교수 채용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것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면서 농성하는 학생들을 빨갱이로 몰았다. 그는 자신을 추종하는 학생들과 직원들에게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라고 적힌 유인물을 제작해 학생들의 농성장 주변에 몰래 뿌리고 신고한 다음, 경찰병력을 요청해 학생들을 연행해가도록 했다.

오빠가 좌익으로 몰려 죽게 된 상황에서 박완서는 “어머니에게는 아들이 살았느냐 죽었느냐가 문제지 빨갱이냐 흰둥이냐는 문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진실과 사랑의 눈으로 보면 ‘상 하나님’은 바로 사람 잡는 괴물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신과 가족을 짓밟고 모든 것을 빼앗아간 무서운 하나님은 우상에 불과하고 실체가 없는 허깨비임을 알아챌 수 있다. 현재와 과거에 지은 죄가 많은 사람일수록 더욱더 ‘상 하나님’의 힘에 기댄다는 사실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괴물이 사람 잡는 이야기’

그런데 아직도 일부 정치가나 언론은 입만 열면 이 ‘상 하나님’에게 매달린다. 2011년 7월 20일치 <조선일보>는 ‘해군기지 부지가 좌파단체 해방구로’라는 헤드라인을 달았고, 또 다른 날에는 “제주가 좌파 종북세력의 투쟁 최일선이 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옛날에는 이렇게 소리 지르면 그들의 하나님은 “그들을 죽여도 좋고, 고문해도 좋다”고 했지만, 지금은 머뭇거리며 그냥 경찰력만 출동시켜서 잡아가라고 한다. 그게 불안하니까 그들은 더욱더 “하나님, 저들은 좌파입니다. 종북입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우리 후세대는 ‘괴물이 사람 잡는 이야기’를 희극 장르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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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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