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떠난 공터에서 > 최근글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최근글 목록

모두가 떠난 공터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04-17 01:39 조회16,560회 댓글0건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본문

                                    모두가 떠난 공터에서


공터에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 공터에는 큰 나무가 있었습니다. 희망의 대화와 아늑한 대화들이 샘물 솟듯 솟았습니다. 어느 날 세찬 바람이 불었습니다. 대화를 나누고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던 선남선녀들이 고약한 바람을 이기지 못해 나무 밑을 떠났습니다.

큰 나무는 허전하고 서운했습니다. 큰 나무가 바람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오직 그 나무를 필요로 하는 아름다운 사람들과 아름다운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자태와 아름다운 목소리는 거의가 다 가식이었습니다(fabricated).

나무는 작은 바람과 작은 회오리에 놀라 떠나는 사람이 싫었습니다. 멀리에서 나무를 바라보며 ‘저 나무 흔들린다’ ‘저 나무 쓸쓸하겠다.’ 평론하는 사람들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고민을 했습니다. 고민을 했더니 물을 빨아올리는 엔진의 기운이 소진됐습니다. 그 순간부터 큰 나무는 삶의 의욕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노병의 그 나무’는 금방 죽지 않았습니다. 벌어진 싸움에 패하면 더 이상 ‘ 노병’이 아닙니다. 물리적으로 영원한 노병은 없습니다. 오직 정신적으로만 ‘영원한 노병’이 있을 뿐입니다. 그게 ‘모두가 떠난 공터’인 것입니다. 모두를 떠내 보낸 후의 공터를 지키는 영원한 노병? 그 노병의 가슴에 오늘, 아주 깊은 멍이 들었습니다.

선남선녀들이 담배 재를 가지고 노병을 지졌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가시 돋친 말들로 많은 못을 박았습니다. 이런 아픔을 겪고도 느티나무는 아직도 서 있습니다. 똥을 싸지르고 떠난 놈, 설사를 하고 내 뺀 놈, 온갖 성질 자랑을 하고 떠난 놈, 음담패설을 하고 떠난 놈, 여성 사냥 왔다가 뺨맞고 떠난 놈, 모두를 지켜봅니다.

떠나는 사람, 오는 사람, 다 사연이 있습니다. 나무는 말합니다. “오는 사람 어찌 막을 것이며, 가는 사람 어찌 막을 것인가?”

그래도 나무는 질서를 다시 잡을 것입니다. 그리고 더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 것입니다!!








2012.4.17. 지만원
http://www.systemclub.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목록

Total 13,862건 361 페이지
최근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3062 대선에서 이기는 길을 찾아냈습니다. 지만원 2012-04-28 22734 303
3061 야전군 반란 시기에 들고 일어난 빨갱이들의 봉기 지만원 2012-04-27 13672 227
3060 말은 천사, 속은 악으로 가득 찬 전교조 및 진보 지만원 2012-04-27 13808 218
3059 '골목상권' 타령, 본격 공세 시작? ? 이번엔 반일정서 조작 편… GreenTiffany 2012-04-27 11404 108
3058 4월 26일의 이희호 재판 결과 요약 지만원 2012-04-27 14079 238
3057 오늘의 재판결과(이번주 계몽행사는 생략) 지만원 2012-04-26 18362 221
3056 500만야전군을 왜 법인으로 만들지 않느냐? 지만원 2012-04-26 12324 227
3055 오늘의 재판 결과 지만원 2012-04-25 17778 253
3054 내일(4.25) 오후 2:50분, 송영인 재판 지만원 2012-04-24 17283 180
3053 서정갑 회장님께 사과합니다. 지만원 2012-04-24 19696 371
3052 한심하게 시행되는 유통법 지만원 2012-04-22 15619 226
3051 '국회선진화법‘(속칭 몸싸움 방지법)을 폐기하라 지만원 2012-04-22 14381 202
3050 대한민국 중앙정부의 한계 지만원 2012-04-22 11834 238
3049 존경하는 서상록 회장님, 결국 윤명원 편이시네요 지만원 2012-04-22 15729 315
3048 전사님들께 보고 및 부탁의 말씀 드립니다. 지만원 2012-04-21 11823 206
3047 야전군에 탄환을,,, (김유송) 김유송 2012-04-21 15290 223
3046 500만야전군 전진합시다, 이렇게! 지만원 2012-04-21 14670 169
3045 500만야전군의 쿼바디스! 지만원 2012-04-21 15370 263
3044 500만야전군의 새로운 시작 지만원 2012-04-20 13134 242
3043 총회 결과 지만원 2012-04-20 17749 340
3042 2012년 4월 19일 총회에 대해 지만원 2012-04-19 12150 172
3041 구자갑과 송영인의 공동 모함 행위 지만원 2012-04-19 18227 171
3040 오늘 오후 500만야전군 총회가 열립니다. 지만원 2012-04-19 17176 123
3039 엉터리전도사 윤명원이 해임된 이유 지만원 2012-04-18 15105 227
3038 ‘인간의 품위’와 ‘사회의 품위’ 지만원 2012-04-18 14583 243
3037 북한, 코너로 몰리면 개방할까? 지만원 2012-04-18 14255 251
3036 빨갱이 씨는 절대 안 마른다! 지만원 2012-04-18 16334 272
3035 김대중에 대한 소설 같은 답변서 지만원 2012-04-18 13980 270
3034 곽노현에는 법이 걸리지 않고 미끄러지나? 지만원 2012-04-17 17200 310
3033 유엔안보리 의장성명(북에는 몽둥이가 약이다) 지만원 2012-04-17 14955 206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