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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갑이 지만원을 키웠다?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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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04-30 22:36 조회11,5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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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갑이 지만원을 키웠다? 제2호


지만원은 1991년 “70만 경영체한국군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처녀작을 발표하면서부터 언론에 뜨기 시작했습니다. 1991-1999년까지만 해도 지만원은 아마도 한국에서 가장 많은 칼럼을 쓰는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더러는 지민원을 [혜성과 같이 나타난 사나이]라고 표현했고, 더러는 [장안의 지가를 높인 사나이]라는 평을 해주었습니다.

1994년 어느 날 아침 흥사단(도산 안창호 기념사업회)이 힐튼 호텔에서 열리는 아침 조찬강연에 저를 강연자로 초청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 김대중 당시 민주당 총재를 초청하였습니다. 그 때에 저도 나가보았습니다. 김대중의 강연은 그리 인상에 남지 않았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김대중 총재가 나가는데 그와 악수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그가 나가는 길에 늘어섰습니다. 저는 한 구석에서 그가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 김대중의 몸종 비서처럼 보이는 젊고 빨라보이는 사람이 김대중 총재를 저에게 모셔와 인사를 시켰습니다. 이강래였습니다. “바로 이 분이 지만원 박사입니다”. 김대중씨는 저를 유심히 보면서 악수를 청했습니다.

어느 날, 아태재단에서 제게 강연을 하나 부탁했습니다. 3개월 코스인 아태재단 정치 지망생들에 대한 강의였습니다. 저는 나가서 저의 통일 방안인 ‘영구분단 통일론’과 군사적 분석을 곁들여 90분간 강연을 했습니다. 박수를 많이 받았습니다.

얼마 후 제가 강연을 해준 클라스가 졸업을 한다며 졸업 파티에 저를 초대했습니다. 마포 쪽에 있는 서교호텔, 김대중 총재가 긴 테이블의 가운데에 앉고 제 위치는 맨 가장자리였습니다. 파티에는 아태재단 간부들과 강사로 나갔던 교수들이었습니다. 저는 그 학기의 학생들이 뽑은 최고의 강사였습니다. 전에는 임동원씨기 1등이었는데 제가 가면서부터 제가 1등이었다 합니다.

파티에서 맨 가장자리에 앉아 있으니까 누군가가 갑자기 저를 김대중씨와 마주 앉도록 자리를 재배치했습니다. 저는 각 분야의 부정과 비리 사례를 주저없이 말해주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듣던 모든 사람들이 제 이야기에 깔깔거리고 웃으면서 무척 재미있어 했습니다. 김대중씨가 제 얼굴을 보면서 “모든 분야에 다 나사가 풀렸군요”하고 말했습니다. 제 옆에는 서울대 총장을 했던 분, 중앙대 총장을 지낸 분이 앉아있었지만 웬 일인지 굳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무서운 게 없는 아이처럼 마냥 이야기를 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제게 궁금한 것을 묻고 저는 그야말로 아무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야말로 거칠 게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날의 제 인기는 아주 대단했습니다. 드디어 어느 분이 박정희에 대해 어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그의 국가경영에 대한 시스템적 안목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를 존경한다고 말했습니다. 제 말은 설득력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김대중씨는 분배 문제에만 더 신경을 썼더라도 박대통령의 경제정책은 훌륭했을 거라는 말을 했습니다.

헤어져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마침 제가 탔던 엘리베이터에 김대중씨가 타더군요. 그는 제게 명함을 하나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아, 죄송합니다. 명함이 떨어졌습니다”하면서 작은 전화번호부 수첩을 뒤졌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딱 한 장의 명함이 있었습니다. 그걸 드렸더니 아주 요긴하게 간수하더군요.

1995년 5월, 스위스그랜드 호텔에서 한.중 국제세미나가 크게 열렸습니다. 아태재단 젊은 학자로부터 기조연설을 해달라는 부탁이 왔습니다. 그의 말은 이랬습니다. “사실, 기조연설은 무게가 있는 게 아닙니까. 저는 역대 총리급, 부총리급, 서울대-연고대 총장들의 이름을 16개 정도 올렸습니다. 김대중 총재님이 모두의 이름을 그으시더니 지만원 교수로 해라, 그 사람은 젊지만 시각이 새롭다. 이렇게 말씀하셔서 지박사님이 선정된 것이니 잘 해 주십시오”.

사실 기조연설은 일생에 한 번만이라도 해보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는 것이 미국 인사들의 정서입니다. 저는 그야말로 내용과 표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17분간 원고 없이 외워서 연설을 했습니다.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습니다.

점심 식사 때에 저는 가장자리 테이블에 이종찬 의원과 함께 앉았습니다. 그런데 김대중씨가 저를 자기 옆으로 불러 앉혔습니다. 부인인 이휘호 여사가 제 손을 잡아주면서 너무 잘했다며 좋아했습니다. 그 후 김대중씨는 사람을 보내 제게 꿀 항아리를 하나 보내주었습니다. 당시 저는 안양시 비산동 12평 연립주택에 살고 있었습니다. 꿀 심부름을 한 사람이 눈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어안이 벙벙해 하는 눈치였습니다.

그 후 얼마 만에 다시 젊은 학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1995년 10월 24-31일간 중국에 가서 세미나를 하니 김대중 총재가 저더러 똑 같은 강연을 또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기꺼이 가겠다 했습니다. 1등 칸에서 저는 맨 뒷 좌석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김대중씨가 저를 그의 옆에 오라고 했습니다. 부인과 자리를 바꾼 것입니다. 저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총재님, 저는 장관도 싫고 국회의원도 싫습니다. 저는 자유를 가장 사랑합니다. 지금처럼 프리랜서로 사는 게 가장 좋습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진지하게 듣더군요.

중국에 간 학자는 저와 김태동 박사였습니다. 저는 정치-통일 분야를 발표했고, 김태동 박사는 경제를 발표했습니다. 저는 그야말로 엄청난 박수를 받았습니다. 저는 중국체류 1주일간 늘 김대중씨와 같은 헤드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그는 참으로 아는 게 많았습니다. 그의 말을 들으면 그는 참으로 훌륭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저는 전두환을 김대중보다 더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 돌아와 김대중씨는 중요한 파티에 저를 불렀습니다. 이슈가 있을 때마다 그는 “지교수,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며 묻곤 했습니다. 제 대답은 언제나 직설적이었습니다. 그 다음부터 김대중씨는 가는 곳마다 저를 칭찬했다 합니다. 그가 대통령이 되기 직전 어느 날 이종찬 의원이 저와 함께 총재에게 가자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와 동시에 여러 곳에서 저를 견제하는 두 사람이 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가 당선됐습니다. 김상현 의원과 저는 호형호제하는 사이였습니다. 그는 친화력이 매우 좋았습니다. 그가 저를 두 번에 걸쳐 아침 조찬에 불렀습니다. 단 둘이 하는 조찬이었습니다. 장소는 여의도 만하탄 일식집, 그는 당시 위치가 아주 좋았습니다. “이보게 동생, 자네가 가고 싶은 곳을 말해주게. 동생이 원하면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네”. 저는 프리랜서로 살겠다고 예의 바르게 거절하면서 신정부의 100대 과제에 대해 우려부터 표했습니다.

“이보게 동생, 아직 출범조차 하지 않았는데?”. “바둑 10단과 1급이 바둑을 둡니다. 꼭 끝까지 두어봐야 알겠습니까? 신정부 100대 과제에는 시스템 개념이 전혀 없습니다. 성공할 수 없습니다. 곧 경제가 망가질 것입니다”.

저는 김대중 정부가 공적자금을 그렇게 쏟아 부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경제적 붕괴는 공적자금의 효력이 있는 동안만큼 연기되겠지만 그 대신 일단 시작되면 그 폭풍이 더욱 거세질 것입니다.

그후 청와대 총무수석 박금옥씨가 저를 조선호텔 조찬에 초대했습니다. 그 때에도 저는 현 정책이 매우 잘못돼 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후 김태동 경제수석이 저를 초대했습니다. 그 때에도 시스템 강연만 했습니다. 그 후 황원탁 수석이 제게 식사를 제안했습니다. 그는 햇볕정책에 신들린 사람이었습니다. 임동원 이론을 앵무새처럼 외우는 것을 보고 매우 실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박지원씨가 제게 힐튼호텔에서 점심을 하자며 초대했습니다. 그 때 저는 김대중을 빨갱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그는 청와대 비서실장이 되었습니다.

박지원씨가 말하더랍니다. “나이 80이 넘은 장군 출신들도 자기를 만나면 자리 하나 얻을까하고 애매한 말들을 하는데 지만원은 자기와 단둘이 만났는데도 김대중을 빨갱이라고 공격했다. 지만원은 깨끗하기는 하더라”.

이상이 제가 김대중씨와 쌓았던 인연의 전부였습니다. 저는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 정신적인 한량”입니다. 김대중씨 역시 제게 다가왔다 간 사람입니다. 저는 그가 정치를 잘 해주기를 바랬지 그로부터 얻고 싶은 게 없었습니다.

김대중씨의 경우에는 그가 간 것이 아니라 제가 떠난 것입니다. 빅딜이니 워크아웃이니 하는 부정과 비리의 메커니즘을 만들어 돈을 거두고,북한에 대해 노골적인 애정을 보이면서부터 그를 경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제가 그로부터 얻고 싶었던 게 있었다면 그를 비판하지 않고 그에게 접근했을 것입니다. 저는 당시 권노갑, 한화갑 등 수많은 실세들로부터도 상당한 호감을 얻고 있었으니까요.

2003.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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