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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살롱'(임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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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05-30 12:06 조회11,7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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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원 '살롱'(임종건)
 

지난 5월 23일 총공사비 2,200억 원을 들여 준공 개관된 국회 제2 의원회관과 구 의원회관의 리모델링을 둘러싼 예산낭비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2009년 착공 당시부터 문제가 됐던 이 사안이 그 후 아무런 시정이나 개선됨이 없이 왜 준공이 끝난 시점에서 다시 제기되고 있는 것인가요? 

의원회관이 아무리 호화스럽기로 국회의원들에 의해 바로잡히기는 애초부터 그른 일입니다. 그들은 민생 따위는 젖혀놓고 여야로 싸우다가도 밥그릇 챙길 일이 있으면 잽싸게 짝짜꿍하는 몰염치가 몸에 밴 사람들이니까요. 

새누리당의 이한구 대표는 “국회는 최소한 평균 국민들의 생활고 수준까지는 참아야지 그걸 넘어서면 욕을 먹게 돼 있다”고 했고, 개관식에서 정의화 국회의장 대행도 “국민의 비판적인 시각은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못 보인 탓”이라고 짐짓 반성조로 말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된 사업이기 때문인지 야당에선 그런 빈말조차 하는 의원이 없었습니다. 

예산을 짜는 정부가 그 일을 할 수 있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정부가 국회의 요구를 들어 줄 수밖에 없는 다른 여러 이유를 제쳐놓더라도 국회의원이 “장관 방의 넓이가 얼마냐?”고 물어보면 할 말이 없는 게 정부입니다. 의원들은 “장관 방이 50평인데 국회의원이 그만 못하단 말이냐? 지금이 국회의원을 차관 취급하던 유신시대냐?”고 눈을 부릅뜰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문제 삼을 곳은 언론과 시민단체뿐 입니다. 착공 단계에서 일부 언론의 문제제기가 있었다고는 하나 일과성이었고, 지금 언론이 제기하고 있는 호화시비도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될 것처럼 보입니다. 

국회 출입기자가 500명에 이르고 있는 지금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문제제기를 해온 언론이 하나라도 있었는가를 생각해 봅니다. 여야는 정책이나 민생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념과 세력을 놓고 줄창 싸우는데, 언론도 그런 싸움에 빠져들어 의원과 똑같아진 건 아닐는지요? 이 문제에 대한 언론의 보도자세에서 언론의 위기를 봅니다. 

모르긴 해도 구 의원회관의 면적이 25평인 것은 국민주택 규모가 전용면적 25.7평인 것과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국민주택 제도가 시행된 것이 1981년이므로 30년이 넘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우리 경제가 30년 전보다 10배 이상 커졌으니 회관 면적을 배 정도 늘린 것이 무슨 대수냐고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서민들은 아직도 국민주택 규모의 집 한 채 장만하는 것을 평생의 소원으로 삼고 있을 것입니다. 국민주택의 배나 되는 면적을 사무실로 쓰겠다는 것을 과연 서민을 생각하는 자세로 볼 수 있습니까.  

의원 한 사람이 보좌진을 9명까지 둘 수 있게 돼 기존의 25평 사무실로는 협소하다는 것이 45평으로 늘린 주된 이유라는데 과연 3,000명 가까운 보좌관들 중에 제대로 의정활동에 기여하는 인력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요즘 나오는 국회의원 보좌관 모집 공고에는 태권도 유단자를 우대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의원회관의 호화로움은 서민 생활의 어려움이나, 다른 정부기관과의 형평이나, 외국의 사례에 비추어도 지나치다고 생각되지만, 근본적으로는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사무실을 더 넓게 써도, 보좌관을 더 많이 써도 국회가 생산적으로 운용된다면 국민들로서는 아깝지 않을 것입니다.  

19대 국회는 개원비용만 48억원이 들고 집기 교체에만 35억원을 쓴다고 합니다. 멀쩡한 집기를 내버려야 할 판인데 그냥 쓰겠다는 의원이 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500억원 가까이 들어가는 구 의원회관 리모델링 공사는 25평짜리 두 개를 제2 회관 평수에 맞게 하나로 합치기 위한 것인데 두 개를 그냥 쓰겠다는 의원이 있다는 얘기도 못 들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절망감을 갖는 것입니다. 

국회가 최근 방독면을 대량 구입했다고 합니다. 18대 때 의사당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의원이 19대에 진출한 때문인지는 모르나, 천문학적 규모의 혈세로 초호화 사무실을 차지한 의원들이 구태정치를 벗지 못한다면 국민들이 국회를 향해 최루탄을 던질지 모릅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동단결하고, 흥청망청 돈을 쓰는 국회의원들에게 욕 한 바가지와 오물을 투척하고 싶다.” 어느 네티즌이 인터넷의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이었습니다.

 

필자소개: 임종건

74년 한국일보기자로 시작해 한국일보-서울경제를 3왕복하며 기자, 서울경제논설실장, 사장을 지내고 부회장 역임. 주된 관심 분야는 남북관계, 투명 정치, 투명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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