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법정구속, 이해 안 가는 이유 > 최근글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최근글 목록

조현오 법정구속, 이해 안 가는 이유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3-02-21 13:45 조회15,233회 댓글0건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본문

                               조현오 법정구속, 이해 안 가는 이유 

 

언론들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사실에 대해 일제히 조현오를 ‘입이 가볍다’는 식으로 질타한다. “책임 있는 경찰간부가 근거 없이 허위 사실을 적시해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는 엄격히 단죄할 필요가 있다”는 재판부의 철학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이 전직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견해를 표명하는 것과 피고인의 발언은 차원이 다르다. 국민들에게 끊임없는 의구심을 불러일으켰고,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과 비판하는 국민 사이에 국론을 분열시켰다” 

조현오는 2010년 3월 서울지방경찰청장 재직 당시 일선 기동단 팀장급 398명이 참석한 공식 강연에서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돼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렸다.”는 짧은 발언을 해서 1심에서 징역 10월에 법정구속을 당한 것이다.  

조현오는 재판과정에서 “검찰 유력 인사로부터 강연 전에 직접 들었다” “검찰이 숨기고 있는 수사기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다.  

이에 대해 예를 들면 중앙일보 사설은 이렇게 질타했다.  

“무책임하고 경솔한 고위 공직자의 말은 사회적 혼란을 빚고 큰 후유증을 남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해서 자극적인 허위 발언을 서슴지 않는 건 용납할 수 없는 범죄다.”  

하지만 필자는 재판부의 판결과 언론들의 무자비한 질타 내용에 대해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1) 표현이 허위이고 2) 그 표현이 허위임을 알면서도 표현을 강행했다는 입증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조현오의 법정 주장을 보면 조현오는 자기의 표현이 허위가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는 끝까지 검찰이 노무현의 비자금에 대해 진실을 알고 있으니 검찰이 진실을 밝혀달라고 주장했다. 또한 노무현이 비리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바위에서 떨어져 죽은 것은 국민 공지의 사실이다. 일국의 대통령이 금전적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자살을 한 마당에 비리의 수단인 ‘차명계좌’라는 표현을 하나 더 얹었다 하여 사자의 명예가 과연 얼마만큼 더 추락했을까? 아래는 대법원 판례다.  

“사자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적시된 사실을 허위라고 인식하였어야 하는데, 이러한 주관적 인식의 유무는 그 성질상 외부에서 이를 알거나 입증이 어려운 이상, 적시된 사실의 내용, 허위가 아니라고 믿게 된 근거나 자료의 확실성, 표현방법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고(대법원 1983.10.25. 선고 1983도1520판결, 2001.10.9. 선고 2001도 3594 판결, 대법원 2005.7.22 선고 2005도2627 판결선고 등 참조),”  

대법원 판례와 상반되는 판결내용이 또 눈에 띈다. ”국민들에게 끊임없는 의구심을 불러일으켰고,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과 비판하는 국민 사이에 국론을 분열시켰다”는 재판부의 판시다. 이 역시 아래의 대법원 판례와 상반된다.  

“특히 적시된 사실이 역사적 사실인 경우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차 사자의 명예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탐구 또는 표현의 자유가 보호되어야 하고, 또 진실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에도 한계가 있어 진실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용이하지 아니한 점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8.2.27. 선고 97다19038 판결참조). 이 법리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적시된 사실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에 반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이를 허위라고 인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음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상의 판례만 가지고 판단하더라도 ‘역사적 인물’에 대한 역사평가에 대한 표현은 공론의 장에서 자유롭게 다투어져야 하고 증거를 찾기 어려운 점도 감안돼야 하며 설사 국민공지의 사실과 다르거나 일부 허위사실이 있다 해도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폭넓게 인정돼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취지에서 1,2,3심은 다 같이 어느 출판사 대표가 허위사실을 근거로 저지른 박정희에 대한 명예훼손적 표현을 무죄로 인정한 사실이 있다.  

조현오를 재판한 재판부가 만일 위 출판사 대표와 박근령이 관련된 사건을 재판하였다면 어떤 판결이 나왔을까? “박정희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과 비판하는 국민 사이에 국론을 분렬시켰다” 이렇게 판단했을까?  

재판도 무서워지고 언론도 무서워진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건 아니다. 특히 한국 언론들의 질이 참으로 염려된다.  

대법원1.jpg 

 

 

대법원2.jpg 

 

대법원3.jpg 


2013.2.21. 지만원
http://www.systemclub.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목록

Total 13,863건 331 페이지
최근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3963 미국의 대북 돈줄봉쇄 새 수단 ‘세컨더리 보이콧’ 지만원 2013-02-22 16919 288
3962 노무현 일당의 NLL포기 행위 덮을 일 아니다 지만원 2013-02-22 13276 312
3961 숨 고르는 북괴 지만원 2013-02-21 14328 329
3960 이적단체 꼬리 잡힌 전교조 지만원 2013-02-21 16865 374
열람중 조현오 법정구속, 이해 안 가는 이유 지만원 2013-02-21 15234 257
3958 대한민국에 쇠말뚝 박아놓고 떠나는 이명박대통령(현산) 현산 2013-02-21 11594 283
3957 5.18기념재단의 협박에 대해 지만원 2013-02-20 16499 441
3956 빨갱이 역적들의 선동용어 민중 (만토스) 만토스 2013-02-20 9164 180
3955 이선교 목사의 제주4.3반란사건에 대한 법적 승리 지만원 2013-02-19 16548 200
3954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5.18은 무장폭동 지만원 2013-02-19 24721 215
3953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한반도) 한반도 2013-02-18 17918 276
3952 제주4.3사건 뒤집어 빨갱이에 면죄부 준 박원순(만토스) 만토스 2013-02-18 11550 155
3951 월남전의 진실 지만원 2013-02-18 12689 319
3950 중국은 진짜로 북핵을 반대하는가? (김피터) 김피터 2013-02-18 7672 127
3949 일본 국방군 등장 맹촉하는 北정권과 中共정권(李法徹 ) 李法徹 2013-02-17 7107 95
3948 보수언론 죽이는 네이버의 계약연장거부결정집행정지 가처분신청(서석구… 지만원 2013-02-17 10604 208
3947 핵무장 외쳐야 애국자로 비쳐지는 핵포퓰리즘 지만원 2013-02-16 10498 214
3946 햇볕 정책 과 핵밭 정책 (路上) 路上 2013-02-16 10859 313
3945 미국이 김정은에 칼 뽑았다 지만원 2013-02-15 16553 393
3944 TV조선 2월14일 "신율의 시사열차" 출연 다시보기 관리자 2013-02-14 11879 149
3943 북핵에 대한 박근혜 당선인 시각이 정확 지만원 2013-02-14 15102 380
3942 북핵은 축복이다! 이 말로 제2의 한승조 될라 지만원 2013-02-13 12929 426
3941 오늘의 선거법 2심 재판 결과 지만원 2013-02-13 12450 222
3940 북한핵, 헛수고의 산물-북에도 골치꺼리 지만원 2013-02-13 13689 396
3939 핵실험 호들갑 지만원 2013-02-12 13006 420
3938 마지막 카드 사용해버린 김정은, 죽는 일만 남았다 지만원 2013-02-12 17561 497
3937 내일(2.13) 선거법 2심 재판 지만원 2013-02-12 11046 151
3936 북한이 핵실험하면 그게 기적일 것 지만원 2013-02-11 14045 243
3935 북한이 핵무기 갖는 것이 우리에 의미하는 것 지만원 2013-02-11 11910 257
3934 전라도는 지구 멸망할 때까지 욕먹는다(자민통일) 지만원 2013-02-11 12347 344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