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환 육군총장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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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4-08-27 21:23 조회5,89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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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환 육군총장에게
먼저 영전을 축하합니다. 군이 많이 어렵습니다. 이런 때에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군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자리로 영전되어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앞설 것이라는 김대장의 마음을 읽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군을 뒤흔들고 있는 윤일병의 경우는 학교폭력의 연장선상에 있는 문제입니다, 이는 학교에서 인성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인간성을 파괴하는 교육을 했기에 발생한 문제입니다.
이해찬 세대 이후 아이들은, 가정교육이 없는 한, 대부분 인성이 파괴된 상태로 사회에 배출되고 있으며, 이런 망가진 인간성을 가진 상당수의 아이들을 군에서 감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대장 단위의 리더십 강화가 필요한 것이고, 그 러더십은 조직원 모두가 하나가 되게 하는 리더십입니다.
따라서 총장께서 오늘 발표하신 동기생만의 분대, 동기생만의 소대를 만드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방향은 군을 오히려 열등하게 만드는 길일 수 있습니다. 군은 병력 구성에 있어서나 무기조합에 있어 늘 High-Low Mix에 의존해야 합니다. 그리고 후임병은 선입병과의 소통을 통해 군사능력을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총장의 대안은 군의 존재 목적 자체를 부정하는 대안입니다. 군의 존재목적은 사고예방이 아니라 전투력 향상입니다. 빈대와 초가삼간에 대한 비유가 적절할 것입니다.
선임병들 중 일부 만이 나쁜 행위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일부의 나쁜 행위가 병영문화를 오염시키고 전투력을 약화시키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런 병사들을 일부나마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지휘관은 모든 병사들로부터 불신을 당하게 됩니다. 따라서 선임병들의 행위들은 감시돼야 하지만 감시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히딩크가 있었지요. 3류 한국축구를 1류로 만든 사람입니다. 그가 한국축구를 끌어올린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토의문화였습니다. 전에는 후배가 선배의 그림자도 밟지 못하게 했고, 선임은 후임을 아주 많이 괴롭혔습니다. 그런데 히딩크는 선수단이 치렀던 축구경기 동영상을 틀어주고 선배가 잘못한 점을 기탄없이 지적하게 했습니다. 아이디어가 속출했습니다. 이게 전투력 향상에 절대적으로 기여했습니다.
나는 육사22기입니다. 나는 소위시절부터 늘 병사와 토의를 했습니다. 국방연구원에서도 박사와 석사들을 데리고 토의를 했습니다. 토의가 상하관계를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눈빛만 보아도 손짓만 보아도 하나가 되었습니다. 시스템클럽에는 “나의 산책세계”가 있습니다, 그 글을 읽고 군대생활을, 사회생활을, 달리하는 사람들 많이 있습니다.
어느 여단에서는 “나의 산책세계”의 내용들이 있는 “뚝섬무지개”라는 책을 여단장이 100권 구매해서 중대장 이상 지휘관들에 읽히고 독후감을 쓰게 했습니다. 포대장으로부터 대령에 이르기까지의 독후감을 모아 여단장이 제게 보내주었습니다. 참으로 드물게 보는 훌륭한 여단장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그 독후감은 제게 있습니다.
문제가 생기는 것은, 지휘관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몰라서 못하는 것입니다. 멋진 지휘관이 될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눈을 뜨지 못한 것입니다. 이 독후감은 대한민국 국군 모두에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필요하시다면 모두 보내드리겠습니다. 나는 이것들이 총장에게 가장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조직은 자극(stimulus)이 없을 때 나태합니다. 그리고 윤일병과 같은 사건은 나태함에서 나온 것입니다. "나의 산책세계“는 본 홈페이지 ”나의 산책“란에 수록돼 있습니다.
오늘의 총장 발표는 솔직하게 잘못된 것이라고 공표해야 합니다. 더 이상 나가면 군도 망가지고 총장도 망가집니다. 나는 언제나 조국을 위해 있는 존재이니 필요할 때 언제나 불러주시지요. 외람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아직 지혜의 샘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아래 사이트에서 일말의 힌트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http://www.rfacttv.com/
2014.8.27. 지만원
http://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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