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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끝으로 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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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답과오답 작성일20-01-29 19:54 조회692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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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殿副司祭老子
신도가 수십만에 엄청난 성전(聖殿)을 가진 교회의 목사가 나의 법률사무소를 찾아온 적이 있다. 그의 행차는 마치 대통령의 이동 같았다. 경호원과 비서실장이 그를 따랐다. 그가 나를 바라보는 눈길은 신하나 백성을 내려다보는 왕의 그것 같았다. 그의 과시 속에서 나는 초라한 내면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또 다른 목사가 나의 사무실로 온 적이 있었다. 최고급 외제 승용차의 뒷좌석에 앉아 있는 그는 운전기사가 고개를 굽히고 열어주는 문을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나와 나의 사무실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또 다른 대형교회의 목사를 사무실 근처의 길가에서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는 뒷짐을 지고 어깨에 힘이 가득 들어가 있었다. 그의 뒤에는 여러 명의 부(副)목사들이 황송한 듯이 따라가고 있었다. 많은 신도들을 모았다는 교회의 권위주의적 목사들의 태도였다.
  
  천주교의 고위급 사제(司祭)나 불교의 책임자 지위에 있는 승려의 태도가 다르지 않은 모습을 직접 보기도 했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친구나 후배들도 하루아침에 걸음걸이가 달라지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모여있을 때 뒤늦게 나타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은 자신의 존재를 인식시키는 일종의 거드름이었다. 좌석에서도 제일 상석을 주지 않으면 불편해 했다. 대학 후배인 장관을 사석에서 만났다. 그는 당연한 듯이 상석에 앉아 아랫사람을 대하 듯 말하는 모습이었다. 감투를 씌워주면 눈빛과 표정부터 달라지는 게 세상이었다.
  
  나 역시 세상의 그런 권위주의에 오염된 적이 있었다. 계급사회인 군복무 시절이었다. 장교제복에 권총을 차고 지프를 타고 가면 뭔가 이룬 사람같은 착각을 느끼기도 했다. 도로변 초소에서 ‘받들어 총’ 하고 경례를 하는 병사들보다 위에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군사법정에서 높은 법대 위에 앉아 심판하는 자리에 앉아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보다 높다고 생각했다.
  
  장군들은 부하들을 칭찬할 때 “너는 대령만큼 똑똑하다, 너는 중령만큼 똑똑하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계급이 높을수록 총명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오염된 생각은 사회에 나와서도 한동안 계속됐다. 인간 자체보다 그가 가지고 있는 직급이 먼저 보였다. 그런 상하 의식은 경제계 법조계 학계 종교계 등 어느 분야에나 암세포같이 스며있었다. 어떤 자리에 있으면 걷는 자세나 몸짓, 말투부터 달랐다.
  
  정신적 허영은 보통사람들 사이에도 만연되어 있었다. 돈으로 학교 졸업장이나 엉터리 학위를 딴 가짜들이 더 으스대는 세상이기도 했다. 회사의 정규직은 비정규직과 같이 밥을 먹으려 하지 않고 사무직은 기술직과 같이 취급되는 걸 싫어하기도 했다. 높은 사람 낮은 사람 부자나 가난한 사람들은 각자 그 세계에서 나름대로 허세를 두르고 사는 것 같았다.
  
  나 역시 친구나 남들과 대할 때 조금이라도 잘난 체하려는 본능으로 과장을 하고 나를 꾸몄다. 모임의 자리에서 허풍을 떨고 돌아가는 길은 초라한 느낌이 들면서 입맛이 쓰기도 했다. 그리고 삶이 피곤했다. 나는 열심히 거짓말을 해도 그럴 듯하게 받아주는 상대방의 눈빛은 나의 심장을 꿰뚫고 있다는 걸 자각하기도 했다. 노자(老子)의 도덕경을 읽다가 어느 페이지에서 하얀 수염의 노인이 미소를 지으면서 내게 이렇게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
  
  ‘발 끝으로 서는 사람은 단단히 설 수 없습니다. 다리를 너무 벌리는 사람은 걸을 수 없습니다. 스스로를 드러내려 하는 사람은 밝게 빛날 수 없습니다.’
  
  나는 발끝으로 서서 다녔고 다리를 벌리고 어기적거리면서 걷느라고 그동안 피곤했다. 그렇게 해 봤자 뒤에서는 더 무시당하고 미움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연히 정보기관의 횡포를 고발한 책을 읽다가 그 속에 보석같이 박힌 한 부분을 발견했다. 칠십년대 초 정보기관에서는 유신독재를 하기 위해 은밀히 헌법 개정과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 그들의 눈에 한 이상한 목사가 띄었다. 대학을 나온 그 목사는 청계천의 처참한 환경 속에 있는 빈민가로 들어가 그 사람들과 상한 음식들을 끓여 함께 먹으면서 그들을 이끌고 있었다.
  
  정보부에서는 빈부 격차의 양극화를 그 목사를 통해서 보았다. 그 목사의 삶이 계기가 되어 정권은 향후 정책방향을 복지 쪽으로 잡게 되었다고 했다. 국가 정책의 거대한 물길을 낮은 데로 내려간 한 목사가 바꾼 셈이었다. 독재권력은 그를 감옥으로 더 내려 보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그 목사는 이제 노인이 되어 대한민국의 훌륭한 정신적 지도자로 우뚝 서 있는 모습이었다. 높아지려고 하면 낮아지고 낮아지려고 하는 사람은 높아진다는 말이 맞다. 사람마다 자기 본연의 걸음걸이로 자기 박자에 따라 제 길을 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조갑토 엄상익 님의 글

댓글목록

진리true님의 댓글

진리true 작성일

(뽕나무에 올라선 난장이-부호의 인생관 변화방식)
A man was there by the name of Zacchaeus ; he was a chief tax collector and was wealthy.
He wanted to see who Jesus was, but being a short man he could not, because of the crowd.
So he ran ahead and climbed a sycamore-fig tree to see him, since Jesus was coming that way.
When Jesus reached the spot, he looked up and said to him,
"Zacchaeus, come down immediately. I must stay at your house today"
So he came down at once and welcomed him gladly.
All the people saw this and began to mutter
"He has gone to be the guest of a 'sinner.' "
But Zacchaeus stood up and said to the Lord,
"Look, Lord! Here and now I give half of my possessions to the poor,
and if I have cheated anybody out of anything, I will pay back four times the amount."
Jesus said to him, "Today salvation has come to this house, because this man, too, is a son of Abraham.
For the Son of Man came to seek and to save what was lost."(luke19: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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