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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 ´동독의 서독 반감´ 통일 독일?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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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20 16:21 조회11,8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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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의 서독 반감´ 통일 독일? 아직 멀었다
<자유경제스쿨>갈수록 커지는 빈부격차오 동독은 과거 미화하기
진정한 통독은 다음 세대에나 가능…남북한 통일 대비 타산지석
이기식 고려대 독문학과 교수 (2009.11.20 08: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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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만은 일찍이 "자유보다 결과의 평등을 중시하는 사회는 평등도 자유도 모두 잃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오랫동안 한국 사회는 반자유주의적이며 반시장경제적인 정서가 짙게 드리워져 사회주의의 망령이 이성과 합리성을 지배하는 구조였습니다.

한국 하이에크소사이어티는 자유의 소중함을 널리 전파하고 이를 증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오래전부터 ´자유경제스쿨´을 창립하여 연구 교육 홍보활동을 해왔습니다.

<데일리안>은 한국 하이에크소사이어티와 함께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뒷받침할 오피니언 리더들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독자여러분의 성원을 기대합니다.<편집자 주>


올해는 베를린 장벽이 역사속으로 사라진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래서 독일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각종 학술대회와 언론의 특집이 많다. 독일 통일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전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더 크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큰 만큼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도 다양하다. 필자는 여기서 통독 이후 동독 사람들의 생각은 어떻게 변했는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의 이러한 관심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의 생활만족도가 아주 낮은 데서 유래한다. 한 통계조사에 의하면 탈북자의 90%가 대한민국에서의 생활이 불만족스럽다는 것이다. 탈북자들은 생사의 위험을 무릅쓰고 대한민국에 온 사람들이다.

꿈에도 그리던 대한민국에서의 생활이 불만스럽다면, 이들의 괴로움도 괴로움이지만 우리 사회도 이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다. 만약 남북한이 하나가 된다면 우리는 북한 사람들과 함께 살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남북 통일을 가정하고, 독일 통일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불만스런 통독

통일 후 지금까지 서독에서 동독으로 흘러간 돈은 우리 돈으로 무려 2300조원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2010도 예산의 8배가 되는 엄청난 규모의 돈이다. 그럼에도 현재 동독 주 정부 및 지방 자치단체의 재정 자립은 앞으로도 요원하다.

동독 주민의 40%이상이 정부 지원으로 매일매일 살아가고 있다. 도시지역의 어린이들 30%이상이 극빈계층에 속한다. 이들의 생활이 나아질 가능성은 앞으로도 불투명하다. 그래서 동독 사람들의 생활에 대한 불만은 많다. 통일이 되면 복지 수준이 나아질 줄 알았는데, 실업과 가난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일거리를 찾아 서쪽으로 떠나고 수많은 도시들이 폐허처럼 변해간다. 15% 정도의 주민들은 차라리 과거 사회주의로 되돌아가고 싶어한다. 이처럼 동독인들의 통독에 대한 불만은 기본적으로 경제적 원인에서 기인한다.

커 지는 빈부격차

동독 사람과 서독 사람의 빈부 격차는 뚜렷하다. 1990년 통일 당시 동독인들의 수입은 서독인의 62.2% 였다. 1997년에는 서독인의 82.8%가 되어 동서독의 빈부 격차는 많이 좁혀졌다. 그러다 2008년에는 79.6%가 되어 동서독 빈부 격차는 다시 벌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빈부 격차는 동서독 사이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구 동독 지역내에도 빈부 격차는 점점 더 커지기 시작한다. 자본주의 질서가 동독에 자리잡으면서 생겨난 결과이다.

그런데 빈부의 실제 격차보다 더 큰 문제는 동독의 주민들의 불만족 정도이다. 동독 주민의 51%가 자신을 하층민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실제 하층민이 10%정도라는 것을 고려하면 심리적 빈곤감은 실제보다 훨씬 심각하다. 2008년도 가계평균 순수입이 동독지역은 1149유로이고 서독지역은 1444유로이다. 동독지역의 낮은 집세와 물가를 고려하면 가처분 소득이 서독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처럼 빈부격차의 실제보다는 심리적 요인이 더 큰 역할을 한다.

커지는 동독 지방색

동독 지역의 정당 선호도는 서독 지역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서독의 지역에서 선호하는 정당은 기민당 또는 사민당이고, 동독 지역은 기민당이 아니면 좌파당이 제1당이다. 좌파당은 과거 사회주의 시절의 통일사회당 후신이다. 그래서 서독 지역에서는 거부 반응이 심한 정당이다. 그렇지만 동독 지역에서의 득표율은 30%에 육박한다. 동독인들은 좌파당과 자신을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동독 지역의 교사들은 동독의 과거를 미화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한다. 또한 동독의 많은 가정에서도 이런 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동독 청소년들이 이렇게 하여 서독과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서 거부하는 심성을 갖게 된다.

동독 주민은 서독과 자본주의에 대한 거부 태도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면서, 좌파당에 투표함으로써 서독인과는 다르다는 것을 과시하려고 한다. 또한 동독 주민들은 전국지나 전국 방송이 아니라 지방지와 지방방송을 주로 접하기 때문에 그 지방색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우리의 북한 주민들도 통일이 되면, 북한 정당을 만들기도 하여 자신들의 특수성을 주장할 것이다.

동독의 민족주의와 폐쇄적 성격

동독 주민들은 서독 주민이 열린 마음으로 자신들을 받아 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한다. 또한 자신들을 2등국민 취급한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 보면 동독인에 대해서 할 말이 많다. 동독인들은 외국인들에 대한 편견이 서독인들보다 훨씬 더 많다. 통일 이후에 외국인에 대한 큰 테러는 모두 동독 지역에서 일어났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외국인이 동독의 길거리에서 습격을 당할 가능성이 서독지역의 10배나 된다고 한다.

동독 주민들끼리의 연대성은 서독주민들보다 훨씬 강하다. 가족과 이웃간의 유대는 강하여 기타 외부인과의 교류를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이다. 이런 집단주의 성격으로 외국인뿐 아니라 서독인들을 경계하며 배척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현실보다 더 심각한 것은, 민족주의, 극우파와 폐쇄성에 대한 비판 의식이 약한점이다.

진정한 통일은 다음 세대에야 가능할 것이다

20년전 동독의 선구자들은 베를린 장벽을 넘어뜨리고 통일을 주도했다. 그들은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여는 위대한 일을 했다. 그럼에도 동독이라는 한계를 넘어서는데 실패했다. 동독의 폐쇄성과 지방색 그리고 민족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식을 하지 못했다. 이들 세대는 이제 서서히 물러나고, 그 다음 세대가 동독 지역에서 활동범위를 넓혀간다.

이들은 앞 세대보다 유연하고 서방세계와 자본주의에 대해서도 적대감이 적다. 그럼에도 학교, 가정, 사적 모임을 통해서 외부 세계에 대한 반감을 이어가는 세력이 적지 않다. 그래서 필자는 동서독의 갈등과 문화 차이를 극복하여, 진정한 통일이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 다음 세대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통일을 대비하는 우리는 이런 독일적 상황을 배워야 할 것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효과적인 교육을 하여 자본주의 질서 속에서 잘 정착할 수 있게 해야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남북 통일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남북 정치적 대결은 사라질지 모르지만 남북 주민간의 갈등은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글/이기식 고려대 독문학과 교수, <독일 통일 15년의 작은 백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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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 하이에크소사이어티의 ´자유경제스쿨´(http://www.freemarketschool.org)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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