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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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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9 14:51 조회8,2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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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용 바늘을 만드는 어느 한 공장의 시스템을 보자. 10개의 공정으로 구성돼 있다. 1개 공정은 1개 건물로 구성돼 있다. 각 건물마다 똑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기계가 20대씩 모아져 있다. 1개 로트(lot)는 3만개였다. 즉 한 번 세팅을 하면 3만대가 생산됐다. 첫 번째 건물에는 두루 마리 철사로부터 똑같은 길이의 철사를 잘라내는 기계가 20대 놓여있었다. 기계 한 대 당 평균 1,500개씩의 철사를 잘랐다. 만일 이 3만개의 철사 토막을 일일이 정밀 측정했다면 분명 길이가 들쑥날쑥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공정에서는 아무도 토막의 길이를 측정하지 않았다.


잘라진 토막은 제2공정 즉 제2 건물로 이동됐다. 제2 건물에는 바늘귀를 파는 기계 20대가 배치돼 있다. 그리고 제3 건물에는 바늘의 끝을 뾰족하게 갈아내는 기계 20대가 있었다. 10개의 공정은 이렇게 구성돼 있다. 바로 이러한 조직, 이러한 업무 흐름이 한국의 기능조직이요 일하는 방법이다. 시스템을 볼 줄 아는 사람이 이러한 공정 시스템을 관찰했다면 그는 즉시 이 회사 제품을 사지 않기로 결심할 것이다. 시스템만 보아도 제품의 품질을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스템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은 아무리 공정을 둘러봐도 왜 이 회사 제품이 불량품일 수밖에 없는지를 터득하지 못한다. 만일 첫 번째 공정에서 누군가가 토막 난 철사의 길이를 하나하나 정밀 측정을 했다고 하자. 그리고 철사의 길이가 들쑥날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하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그런데 20대 기계가 동시에 대들어 철사를 잘랐으니 그 20대의 기계 중에서 어느 것이 범인(?)인지를 어떻게 찾아낼 수 있겠는가.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공장에서는 각 공정마다 불량 여부를 체크하지도 않는다. 10개 공정, 200 대의 기계를 통과하면서 나온 3만 개의 바늘에 얼마나 많은 하자가 있겠는가? 더욱 큰 고질병은 문제를 문제로 부각시키는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다. 똑같은 기계 20대가 놓여있는 작업장에는 작업반장이 임명돼 있다. 10개 공정에 걸쳐 10명의 작업반장이 있다. 완제품에 하자가 생기면 10명의 작업반장 중에 누가 잘못했는지 드러나지 않는다. 불량의 원인도 책임도 규명되지 않는다.


그러면 품질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완제품 중에서 무작위로 130개를 샘플로 채취하여 정밀 검사를 실시한다. 130개의 샘플 중에서 3개 또는 그 이상이 불량이면 그 롯트를 불량 롯토로 판정했다. 롯트가 불량으로 판정되면 불량품을 골라내기 시작한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겠는가. 그 중에서 아무리 불량품을 골라낸다 해도 걸러지지 않은 불량품이 더 많다. 그래서 수출할 때마다 클레임이 많이 걸려온다.


시스템을 훌륭하게 갖추어 놓으면 불량품이 생산될 수 없다. 시스템이 허술하면 양질의 품질이 생산될 수 없다. 그래서 시스템을 볼 줄 아는 사람은 시스템만을 관찰하고서도 그 회사의 제품을 사지 않겠지만, 시스템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은 바늘을 구입해서 사용해 보고 난 이후에야 비로소 품질을 평가할 수 있다. 시스템을 볼 줄 알아야 비로소 낭비를 회피할 수 있는 것이다.


선진국의 1개 팀은 하나의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름을 걸고 스스로 수행하지만, 한국의 1개 팀은 컨베이어벨트의 일부처럼 부분만을 수행하여 옆 팀으로 넘겨주는 일만 수행한다. 프로젝트가 코끼리라면 선진국 1개 팀은 코끼리 한 마리를 완성하지만 한국의 1개 팀은 코끼리의 좌측 뒷다리 하나를 완성할 뿐이다. 여러 팀의 산물을 모아야 코끼리가 완성되고, 이를 위해서는 소위 System Integrator라는 상위 통제자가 있어야 했다.


이 바늘공장의 경우 어떻게 해야 팀조직으로 바꿀 수 있는가. 1번 기계 하나, 2번 기계 하나, . . . 10번 기계 하나, 이런 식으로 10개의 서로 다른 기계를 한 줄로 묶으면 1개 세트가 된다. 이 1개 세트만 가지면 완성된 바늘을 만들 수 있다. 이 1개 세트에 대한 관리를 담당하는 사람이 제1팀장이다. 또 다른 1개 세트를 모아 가지고 이를 또 다른 관리자에게 맡기면 그가 제2팀장이 된다. 제1팀이 만든 제품은 1번 박스에 넣도록 하고, 제2팀이 만든 제품은 2번 박스에 넣도록 한다. 그러면 책임 관리가 확실해진다. 팀원 전체가 달려들어 각 공정에 대해 실험, 관찰, 토의를 통해 완전한 세팅을 하게 될 것이다. 공정을 자신 있게 세팅했을 때 비로소 불량품이 예방되는 것이다. 이렇게 공정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을 우리는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이라고 한다. 기업, 정부, 은행 들이 모두 다 이렇게 팀제로 운영되면 인력은 수십 분의 1로 줄어들고 효과는 수십-수백 배로 향상된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불과 1년 사이에도 100명이 하던 일을 5명 이하로 할 수 있는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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