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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총칼로 하는 경제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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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8 17:34 조회7,5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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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칼로 하는 경제개혁

경제개혁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방안"과 "시장경제시스템 설치"다. 그러나 신정부의 경제청사진 DJ노믹스에는 이 두 가지가 빠져있다. 첫째, 일자리 창출방안을 보자. 3공에 접어들면서부터 일자리가 급격히 늘어났다. 외국 기업들이 대거 몰려와 조립공장을 세워주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첫째, 당시의 박대통령이 수많은 기능고와 전문대를 설립하여 값싸고 질좋은 기능공을 양성해 주었다. 둘째, 외국인들에게 매력이 될 수 있는 현장조치를 박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취해 주었기 때문에 외국인에게 비전과 신뢰를 주었다. 셋째, 조립제품이 많이 팔리면 부품값이 모두 외국기업으로 건너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일자리가 줄어만 가고 있다. 완제품 수입이 개방됐기 때문에 한국에 더 이상 조립공장을 세워줄 필요가 없어졌다. 정부가 외국업체를 유인하지 못하고 있다. 값싸고 질좋은 근로자도 없어져 버렸다. 들어왔던 기업도 썰물처럼 나가버렸다. 반면 밀려드는 외국의 멋진 완제품이 한국제품을 몰아내고 있다. 일자리가 점점 더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선진국에선 누가 일자리를 만드는가? 두뇌기술을 가진 설계자들이다. 설계능력이 다양해야 다양한 신상품이 생겨 일자리가 늘어난다. 그러나 한국엔 부가가치 있는 제품, 구조물, 시스템을 설계할 인력이 없다. 한국 사람들은 설계에 돈을 쳐주지 않는다. 설계란 무단 복사하고, 덤핑쳐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설계기술을 가지고는 밥을 먹을 수 없다. 그래서 머리 좋은 학생들이 법대만 지망한다.

설계인력 양성은 시급한 과제다. 한국에선 국가자원의 대부분을 정부가 쓰고 있다. 정부가 하는 모든 사업에 시스템 설계를 의무화하고 거기에 많은 돈을 쳐주면 설계인력이 양성된다. 외국의 선진 설계업체들에게 설계를 맏기고 그들에게 한국의 젊은 공학도들을 고용토록 해야 한다. 머리 좋은 학생들이 설계에 몰려들기 시작할 것이다. 3공 시대는 기능공 시대였다. "대학 가야 소용없다. 기술을 배워야 대우받는다"라는 정서가 확산됐다. 지금은 "설계를 해야 대우 받는다"라는 정서를 확산시켜야 한다. 단기에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바로 관광산업이다.

둘째, 시장경제 시스템의 단면을 보자. 지난 해, 어느 한 기업인이 60억원을 들여 제조설비를 갖췄다. 그러나 그는 그 설비를 포크레인으로 찍어내 고철로 팔았다. 공장을 가동하면 인건비, 재료비들이 모두 현금으로 나간다. 그러나 제품 만들어 납품을 하면 휴지에 불과한 어음을 받는다. 그래서 그 공장 부지는, 코묻은 현금을 버는 주차장으로 변했다. 그지역 일대에 이러한 회사 수가 반을 넘는다.

"그래도 한 번 뛰어보자"고 결심하는 실직자들이 많다. 그러나 이들의 결심은 금방 시들어버린다. 뛰면 뛸수록 더 많은 돈이 든다. 그러나 납품을 하고나면 남는 건 또 어음조각 뿐이다. 결론은 한가지다. "가만히 있는 게 돈버는 길이다". 그런데 감히 누가 경제활동을 하려 하겠는가?

원흉은 어음제도다. 어음제도를 페지하고 미국식 결제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미국에선 절대로 남의 돈을 떼어먹을 수 없다. 미국식 청구서제도에도 30일, 60일, 90일 단위로 납품대금을 후불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청구서 제도는 세 가지 면에서 어음제도와 다르다.

첫째, 30일이 넘어서 납품대금을 결제할 때에는 이자보다 더 높은 가산금을 내도록 돼 있다. 그래서 채무자는 30일을 넘기려 하지 않는다. 둘째, 90일이 지나도 갚지않으면 수금대행기관에 보고하도록 돼있다. 그러면 그 채무업체는 신용불양업체로 기록돼 외상거래와 은행거래가 차단된다. 셋째, 어음은 그 자체로 현금처럼 유통되지만 청구서는 유통되지 않는다.

더러는 말한다. 첫째, 어음제도를 없애려면 현금거래를 해야 되는데 그런 현금이 어디 있느냐고 둘째, 어음은 얼마간 현금처럼 유통될 수 있지만 청구서는 유통이 안된다고. 이는 분석력이 결여된 반론일 뿐이다. 모든 사람들이 90일 이내에 돈을 갚도록 강제화하면 누구에게나 돈이 골고루 돌아간다. 납품을 많이 한 업체에게 더 많은 현금이 돌아간다.

90일 이내에 돈을 갚지 못하는 업체는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불양업체다. 남의 돈을 떼어먹으면서 사업을 하겠다는 업체는 철저히 도태돼야 한다. 살생부로 도태시키는 게 아니라 결제시스템이 알아서 도태시키는 것이다. 결제기강이 엄격하지 않으면 있던 일자리도 줄어든다. 50%에 가까운 자영업자들이 파산됐다. 중견 흑자기업들이 파산 위기를 맞고있다. 모두가 어음제도 때문이다.


2001.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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