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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 한심한 선 방어가 3일 전쟁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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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8 18:25 조회8,2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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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선 방어가 3일 전쟁 부를 수 있다

전에는 8일 전쟁 시나리오 시대였지만, 지금은 3일 전쟁 시나리오 시대다. 3일 전쟁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 전쟁은 일시적 오기나 끓어오르는 사명감으로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명석한 두뇌들에 의해 오랜 동안 준비해온 시스템의 힘으로 이길 수 있는 것이다.

전쟁 결과는 시스템의 우열에 의해 이미 판가름 나있다. 단지 전쟁은 그 결과를 증명해 보이는 값비싼 과정에 불과한 것이다. 혜안을 가진 사람은 싸우지 않고도 결과를 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전쟁은 해봐야 안다"고 말한다. 한국군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인민군의 전략은 정규전과 비정규전의 배합, 도시에의 공포 조성, 한국군 전방 병력의 조기 포위, 전 국토의 동시 전장화에 의해 전쟁을 3일 내지는 1주일 이내에 끝내겠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에 6.25식 선방어로 대처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에 맞서보겠다는 무모한 행위다. 6.25 때에 초전 양상은 어떠했는가. 간단한 무기와 장비마저 챙길 틈 없이 맨몸으로 한강을 헤엄치지 않았던가. 이러한 현상은 지금도 재현될 것이다.

전쟁이 나는 순간 김포와 의정부에는 마치 홍수가 터진 것처럼 인민군이 진격할 것이다. 이들은 우리 병사들이 미처 진지를 점령할 틈도 없이 제1방어선을 유린할 수 있다. 김포와 의정부로 밀어닥치는 두 줄기의 홍수 중 50%는 제 1방어선에 있는 우리 병사들을 빠른 속도로 포위할 것이다. 그중 20%는 서울 북방에 있는 우리 병사들을 포위할 것이다. 나머지 30%는 한강 이남을 포위할 것이다. 이것이 6.25 때에 보여준 중공군 전술이었다.

한국군은 월남전에서도 이와 유사한 교훈을 얻었다. 첫째, 선 방어라는 것이 얼마나 무력한 것인가에 대한 교훈이다. 주월한국군은 전략촌 마을에 들어있는 중대 규모의 베트콩을 포위하기 위해 강강술래 식으로 손에 손을 맞잡고 원형으로 매복했다. 그야말로 물샐틈없는 완전한 포위망이었다. 밤 3시가 되자 베트콩 부대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얇은 포위망을 뚫고 나간 반면 아군은 많은 피해를 입었다.
물샐틈없는 선 방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지금의 250km의 전선에도 이와 같이 소총병들이 손에 손을 잡고 늘어서 있다. 개전 초에는 이들 병사들이 진입해있는 개인호에 엄청난 화력이 집중된다. 병사들의 목숨이 무더기로 절단 나게 될 것이다. 만일 지금, 미군 연구소가 했던 것처럼 개인호에 철모와 방탄복을 착용시킨 양을 묶어놓고 단 10분간만 포병 사격을 가해본다면 살아남을 양의 숫자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시험은 반드시 해봐야 한다.

우리 병사는 250km에 걸쳐 일렬로 늘어서 있지만 인민군은 몇 군데만을 선택해서 병력을 집중하여 공격하기 때문에 공격을 받는 우리 병사는 대책 없이 무너져 내리는 반면 공격을 받지 않는 대부분의 전선에 고착돼 있는 병사들은 전방만 응시하고 있다가 포위되고 만다.

한국군이 지난 23년간에 걸쳐 구입한 30조원에 해당하는 고가 장비는 사거리 300미터에 불과한 소총을 든 병사들 후방에서, 보병이 SOS를 타전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소총병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그 엄청난 무기는 쓸모가 없이 돼버린다. 이 문제는 많은 장군들이 사석에서 토로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둘째, 고지전 개념에 대한 교훈이다. 월남의 산맥은 깊고 광활하며 정글과 바위로 어우러져 있다. 월남 북부에 위치한 "혼헤오"산은 월맹군 제5사단 본거지로 알려져 있었다. 한국군은 여러 번 그 산에서 작전을 폈다. 산에 들어갈 때에는 아무런 저항을 받지 않고 마음대로 휘젓고 다녔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자 한국군은 월맹군으로부터 동시 다발적인 기습을 당했다. 기습을 당한 한국군은 누구로부터 기습을 받았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일방적인 피해만 입고 산에서 쫓겨났다.
월맹군들은 한국군처럼 산허리를 따라 개인호를 파놓지도 않았다. 그러나 한국군이 반드시 통과할 수밖에 없는 길목에 함정과 부비트랩을 설치하고 저격수를 배치하여 지휘자만을 골라 일격에 명중시키곤 했다. 한국군이 월맹군 본거지를 일시적으로 휘젓고 다녔다 해서 그 고지가 한국군의 영향력 하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그들의 본거지는 자존심의 땅이 아니라, 적을 유인 격멸 하기 위한 전쟁터에 불과했다. 내 땅에 적을 유인해야 적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군은 "우리 땅에 단 한 발자국이라도 적의 발길을 허용할 수 없다"는 감정적인 의지에 따라 가장 힘없고 취약한 보병을 일렬로 깔아놓았다. 이는 자멸 행위다. 따라서 우리는 휴전선으로부터 서울 북방에 이르기까지의 40km의 종심 지역을 유인 격멸 수단으로 활용하는 전략상의 일대 전환을 주도해야 할 것이다.
정규전에서 소총병이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돼있다. 적이 점령했던 고지를 정복하려면 가공할 파괴력을 가진 야포와 함포 그리고 공중 투하 무기를 동원해야 한다. 보병은 그 후에 고지에 올라가 태극기를 꽂는다. 보병은 이것을 긍지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그런 고지에 태극기를 꽂는 것은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행위가 아니라 마무리 행정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보병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전승을 결정짓는 주요 전쟁 수단은 이제 절대로 보병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보병은 소부대 단위의 매복, 기습, 관측, 경계 등을 통해 제한된 지역에 대한 적의 위치와 상황을, 대량 보복 수단을 가진 부대에게 알리는 더듬이 역할을 할 수 있을 뿐이다. 보병은 사거리가 불과 3백 미터에 불과한 소총을 가지고 있는 병사에 불과한 것이다. 그의 목숨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은 철모와 방탄복에 불과한 것이다. 이렇게 취약하고 볼품없는 보병에게 휴전선을 지키는 주 전투 임무를 부여하는 것이 얼마나 무책임한 일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는 하루 빨리 공론 화돼야 할 것이다.
보병의 생존성은 고지에 산재해 있을 때 극대화되고 고지를 떠나면 극소화된다. 이러한 착안점은 앞으로 보병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결정적인 기준이 될 것이다. 앞으로 보병은 기동전의 주역이 아니라 고지를 지키는 주역을 담당해야 한다. 진격할 때에나 후퇴할 때에는 A고지에서 B고지로 개구리 뛰듯이 고지를 옮겨 다니며 축구 경기 식 고지전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제1 주 저항선은 개전 즉시 여러 곳에서 뚫리게 된다. 뚫린 곳을 회복시키는 임무를 가지고 있는 부대가 후방에 배치돼있기는 하지만 이는 형식에 불과하다. 한국군 1개 대대 정면에 1개 군단이 물밀 듯 내려오는 파죽지세의 충격을 사단 단위 역습 부대가 막아낸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역습 부대가 인민군 돌파 부대를 막지 못하면 전선은 10km 후방에 있는 제2전선으로 이동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제1방어선과 제2방어선 사이에는 도로가 매우 빈약하여 모든 병사들이 장비를 포기하고 맨몸으로 뛰어도 인민군의 돌파 속도를 당해내지 못한다. 도로 사정이 가장 훌륭한 1군단 지역만 해도 군단 포차만 도로에 나오면 장호원까지 빽빽하게 늘어서 자체 혼란에 빠진다.

만일 제1방어선을 포기하고 제2방어선으로 후퇴한다면, 전방 지역에 배치된 무기, 탄약, 유류, 식량을 포함한 대부분의 장비와 물자들 그리고 병사들은 고스란히 포위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민군은 이렇게 노획한 물자를 가지고 한국을 이기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방 연대장 급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문제들이지만 문제가 문제로 부각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한국군의 가장 나쁜 점은 언제나 문제를 은닉하고 변명하고 허위 보고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는 점이다. 결국 제1방어선이 뚫리면 서울까지 뚫리게 된다. 바로 이렇게 허술한 작전개념이 북한에게 3일 전쟁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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