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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 그 여자가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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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소리 작성일11-06-15 11:20 조회2,204회 댓글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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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사람은 서투른 지식에 따른 어설픈 말과 행동 때문에 망신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일찍이 소동파(蘇東坡)는 '인생은 글자를 알 때부터 우환이 시작된다. 그러니 자기 이름만 대충 쓸 줄 알면 그만 둘 일이라' 라고 읊조린 바도 있다. 하필 글자뿐이겠는가? 사람이 만들어 낸 모든 기교적인 것, 이기(利器)들 어느 것 하나 우환의 시초가 아닌 것이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헤엄을 잘 치는 사람은 물에 빠져 죽기 쉽고, 나무에 잘 오르는 사람은 나무에서 떨어져 죽기 쉽고, 말을 쉽게 하는 사람은 그 말 때문에 역시 망신을 당하기 쉬운 법이다. 그래서 옛 성현들은 교만을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고 했을까?

근심은 교만에서 나온다고 했다. 옛말에도 '사람의 걱정은 '남 가르치기'를 좋아 하는 데 있다'고 했다. 이 말의 본뜻은 남을 가르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쉽게 말해서 아는 체 하는 것이 사람의 병(病) 중에서 가장 큰 병이라는 깊은 뜻이 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그만한 마음의 수양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라는 말과 맥락을 같이 한다. 옛 성현들도 '덕(德)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말(言)이 있지만, 말이 있는 사람이 반드시 덕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가르쳤다. 뒤집어 보면 '어진 사람(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용기가 있지만, 용기 있는 사람이 반드시 어진 것은 아니다'라는 말도 된다.  

요즘 배우 김여진씨의 말이 연일 뉴스메이커가 되고 있다. 지난 1월 홍대 청소노동자의 처우개선 문제부터 반값등록금 논란에 참여하고, 최근에는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크레인 민노총 농성현장에 참여했다가 긴급체포→훈방 과정의 트위터 중계방송(?)에 이르기까지 연일 화제를 뿌리고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이 과정에서 김씨가 자신의 '말의 함정'에 빠져버렸다. 불법시위자들의 행위를 두둔하는 과정에서 해서는 안될 말을 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런 말도 있다. "3・1운동도, 4・19도 다 불법(不法)이였습니다. 지금 민주주의를 가져온 프랑스혁명도 불법이였습니다."  

한마디로 견강부회다. 교만인가 독선인가? 3・1운동도, 4・19도, 프랑스혁명도 다 불법였다고 했다. 참고로 18세기 프랑스 좌익 이념의 계몽 사상가인 루소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세상이 마음대로 안된다고 한탄을 한다. 모든 사람들은 자유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자유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세상이 마음대로 안된다고 푸념하는 사람은 자기 내부가 무정부(無政府)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참된 자유인이란 자기 내부에 규칙이 있고 법률이 있다. 더구나 밖에서 정해준 것이 아니고 자기 스스로가 정한 그 규칙과 법률을 쫓아 가는 것이다. 이것이 참된 자유이며 자유(인)의 생활이다.'

내면적인 자유가 없는 외부적 자유란 무가치한 것이다. 비록 내가 외부적 폭압에 의한 굴복에서 벗어났다 할지라도 자신의 무지, 죄악, 이기주의 공포 등의 결과로 자기 자신의 마음을 지배할 수가 없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김씨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어릿광대에도 그들 나름대로 규칙이 있듯이 한 가정, 사회나 국가 등 조직의 구성원에는 규칙이 있고 법률이 있다. 상황이 여기까지 이르니 5・18을 빗대어 '아무리 발버둥쳐도 당신은 학살자입니다. 전두환씨'라는 그녀의 말을 다시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김씨 논리대로라면 민주화 운동도 불법이고 그 연장선에서 5・18도 불법이라는 소리로 들린다. 동의하는가?

일반적으로 수양(修養)과 학식(學識)을 가진 사람은 자연 그 말 속에 수양과 학식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속에 수양과 학식이 없다 해도 입에 발린 소리로 그런 흉내를 낼 수는 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의 말만 듣고 그 인격은 알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진리를 깨달은 어진 사람은 죽음도 아끼지 않은 용기를 동시에 갖게 된다. 그러나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가 반드시 어진사람은 아니다. 어질다는 말은 용기가 있다는 것을 동시에 뜻하지만, 용기가 곧 어질다는 뜻이 될 수는 없다. 결국 말하기를 위한 말, 용기를 위한 용기는, 참다운 말과 참다운 용기가 될 수 없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김여진, 그 여자가 사는 법에 왈가왈부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사회적 파장이다. 소신발언이라 해도 우리 사회에는 지켜야 할 공적 질서의 보편적인 선(線)과 규칙이 있다. 만약 자신이 자신의 마음과 딴판인 곳에서 헤매고 있다면 다시 자기의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 예컨대 나비에는 나비의 세계가 있고, 까마귀에는 까마귀의 세계가 있고, 광대에는 광대의 세계가 있다. 아무리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이라 해도 정치인이 광대 흉내를 내는 것도 볼썽사납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광대가 정치인 흉내를 내는 것은 더 볼썽사납다. 정치인 김여진인가? 배우 김여진인가? 우선 자기 내부의 질서를 세우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댓글목록

한가인님의 댓글

한가인 작성일

이런 사람들이 읽어 보아야 할 불교의 유명한 경전인 " 범망경"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가지는 견해나 주관에 대하여 분석한 경전인데, 종교인, 정치인들이 현재 벌이는 온갖 추태가 이미 2600년전에 낱낱이 분석되어 있습니다.

이 범망경은 종교를 떠나 우리가 사회생활하는데 있어 매우 귀중한 정신 수양서 가 될 것입니다.

오소리님의 댓글

오소리 작성일

안녕하십니까?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마침 제 이전 글  '사자 몸 속의 벌레, 그리고 대한민국.. ' 에서도
님께서 언급하신 범강경에서 인용한 내용 글이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졸필이라 계속 기웃거리기만 하다가 며칠 전부터 용기를 내어 올렸는데
뜻밖에도 많은 관심에 자신감(?)이 생기네요..
아무쪼록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팔광님의 댓글

팔광 작성일

오씨 가문의 오소리님 반갑습니다. ^ ^
혹....오동추야님이 아니신지요.
추천.

오소리님의 댓글

오소리 작성일

^^

박달이님의 댓글

박달이 작성일

이글 여진이 트위터에 보내주세요.

성현들의 글을 대하니 반갑고도 반갑읍니다.

오막사리님의 댓글

오막사리 작성일

일반 자유게시판 추천 120인을 얻으신 오소리님 ("사자 몸 속의 벌레, 그리고 대한민국...")... 글 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추천하여 주시는 것은 오소리 님의 글이 깊은 통찰의 것이기 때문인 줄 압니다. 존경하며,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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