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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은... 지금 어떤 생각을 꿈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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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솔향기 작성일16-11-11 13:05 조회1,7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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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중도 온건파들이 언론사 주최로 대담 토론을 한 내용입니다.
야권을 중도 / 온건 성향/ 촛불 수준 성향 / 데모 성향 / 친종 재야권 분류하면,
이들은 중도 온건에 속한다.


물론 이들의 토론대로 간다는 보장도 당연히 없다. 야권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할까? 그들의 대책은 뭘까? 참석자들 중에는 야권 추천 여러명 총리중
물망에도 오르락 거리는 인물도 있습니다.

선입견을 지우기 위하여, xyz 영문 이니셜만 쓰겠습니다.

x    : 사회자 2명
y, z : 토론자


토론 대담
........................................................................................


X       :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전방위적인 국정 농단이 드러나며 '이게 나라냐'라는 한탄이 정치 성향과 연령대를 불문하고 터져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등은 '국정 공백을 막아야 한다' '대통령 권한을 총리에게 이양하라는 야당은 국정 파탄을 원하는 것이냐'며 야권을 공격하지만, 국정은 이미 오래 전에 파탄 난 상태였다. 그것도, 국민의 권한을 투표로서 위임받지 않은 장막 뒤 권력들에 의해, 소리 없이,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망가지고 있었다.

           뿌리내리고 있는 줄 알았던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룰'마저 무엇 하나 제대로 지켜진 것이 없는 국가. '샤머니즘 국가'라는 한탄 어린 조소에 잠식된 국가. 이런 전례 없는 위기 상황 속에서 한국 사회가 진짜 해야 할 '수습'은 어떤 걸까. 몇 차례에 걸친 촛불 집회와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확인되는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다. 이것이 대다수 국민의 요구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일각은 '책임 총리'와 '거국 내각' 구성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8일 정치권 원로와과 정치 개혁 요구했던 교수의 긴급 좌담을 진행했다. 언론사  이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좌담은 박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내각을 통할할 총리를 결정해 달라'고 한 날 오후에 진행됐다. 


좌담 내용을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탄생의 근본적 배경과 원인 진단, 거국 내각을 통한 수습의 성공 가능성과 조건, '전략 부재'를 노출하고 있는 야권에 대한 비판과 제언 순서로 재구성해 전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언론·정치권의 문제는?

x    :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민이라는 샤먼(무당)에 사로잡혔다는 우려는 1970년대부터 제기됐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수십 년에 걸쳐 승승장구한 끝에 대통령까지 됐다. 이걸 보자니, 우리나라의 정치 언론 시스템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이렇게 결함이 많은 사람이, 스스로 판단조차도 못 내리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대통령까지 되었을까. 

y    : 지금 질문한 게 핵심인 것 같다. 우리나라 권력 구조를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하는데, 사실 이것은 미국에서 나온 말이다. 미국 정치학자들이 '어떻게 한 사람이 국가 원수도 하고 행정부 수반도 하느냐'며 '제왕이네!'라고 비아냥대며 만든 말이 제왕적 대통령제다. 그런데 정작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 비해 상당히 견제를 받는다. 삼권분립에 따라 사법부가 완벽히 독립돼 있다. 오히려 사법부 정치를 걱정할 정도다. 또 상원 의원의 권위가 대통령에 필적할 만하고 연방제 국가인 터라 대통령 권한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 반면 한국은 그야말로 제왕 그 이상이다. 검찰, 국정원 등 권력 기관을 다 좌지우지할 수 있다. 여소야대가 되지 않으면 입법부도 완벽히 통제한다. 

이런 조건에서 족보 없는 정당 체제가 맞물려 돌아간다. 정당 내부에서 능력 있는 인사가 여러 차례 검증을 거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리더가 되는 체계가 아니다. 이러니 박근혜 대통령같이 문제가 있는 사람도 기득권층이 연대하면, 즉 언론이 선전해주고 검찰이 권력을 사용해서 몰아주면 대통령이 되고 승승장구할 수 있다. 일종의 '도박'인 것이다. 사실상 양당제인 정치 환경이니 최소한 승률이 50%는 되는 도박을 할 수 있다. 돌이켜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도 전문적인 정치가로서 정당 안에서 훈련을 받으며 사다리를 밟고 올라간 사람이 아니다. 대권을 노리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도 그럴 수 있다. 검증 안 된 '아웃사이더'이더라도 보수 기득권층이 '쓸만하다, 도박 판에 한 번 올려놓을 만 하다'고 판단하면 충분히 판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것이다.



z     : 우리 언론과 정치권이 이미 오래전 드러난 문제, 최태민이라는 샤먼이 박근혜를 사로잡았다는 문제를 너무 소홀히 대했다. 박근혜 개인사를 보자. 부모가 총에 맞아 숨졌고 본인은 혈육을 멀리했고 새 가족을 이루지 않은 이런 공허한 상황에 최태민이라는 샤먼이 파고 들어갔다. 샤먼은 우수한 두뇌가 아니면 못 한다. 시골에 샤먼은 음악가이자 무용가이고 그림도 잘 그리는 종합 예술가다. 박근혜를 매니지(manage·관리)한 최태민과 최순실은 그런 수재인 것이다.

얘기한 것처럼 1970년대부터 이미 최태민 문제는 거론되고 있었다. 나도 편집국장을 하던 때 최태민의 연락을 받고 만난 적이 있다. 그때는 신문이 정부 기관이니 만만했던 모양이다. 정보가 필요했겠지. 중학동 어느 한정식집에서 2시간 반 정도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내가 그땐 젊었고 오만했다. 속으로 '이런 형편없는 인간이 박근혜를 현혹했단 말인가'하며 박대를 했고 만남은 한 번으로 끝났다. 당시 내가 그자를 중요한 취재원으로 생각해서 깊이 사귀었으면 더 많은 정보를 얻었을 텐데 말이다.

며칠 전에 <중앙일보>가 보도한 대로, 탁명환(국제종교문제연구소 소장. 1937~1994. 이단 문제 전문가로 활동하다 테러를 당해 숨짐)이라는 이단 연구자가 최태민을 일찍이 다 분석해놨었다. 중앙정보부 모 과장이 당시 탁 소장한테 찾아가 '최태민을 더 파헤치면 신상에 좋지 않다. 영애가 관련된 일이니, 입을 다물고 있으라'고 했다는 것 아닌가. 이처럼 연구를 할 사람은 다 했는데 정치학자나 언론인들이 그걸 제대로 연구를 안 했다. 그게 문제의 시작이다. 물론 최근 이 사태가 벌어진 것은 언론이 촉발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새누리, 정말 몰랐을까…"박근혜-보수 기득권-재벌의 삼각동맹"

x       : 그렇다고 해도 민주화된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싶다. 특히 새누리당 안에서 박근혜의 비정상적인 행태에 대해 공개적인 반기를 든 사람이 몇 안 됐다는 점에 주목해 보자. 김무성 전 대표는 '박근혜 후보 옆에 최순실 있다는 거 몰랐던 사람이 어디 있나. 다 알았지. 몰랐다는 건 거짓말이다'라고 했다. 

z       : 전여옥 전 의원이 최근 <조선일보>에 쓴 것처럼 느낀 사람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다 있지 왜 없겠나. 그러나 정치권 안에서, 특히 여권 안에서 박근혜란 사람이 제대로 검증이 안 된 이유는 '박정희' 때문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와 환상, 그리고 이를 토대로 커 온 TK(대구·경북) 중심의 보수 세력이 '박근혜 검증'을 막았다. 내가 사귄 TK 사람들을 보며 느낀 것인데, 박근혜에 대해 거의 광신적이다. 재산도 바칠 생각이 있어 보일 정도다. 그런데 이번 사태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심리적 종언이 고해지게 됐다. 37년 전 김재규가 물리적 종언을 고했다면, 이제 그의 딸 박근혜에 의해 심리적 종언이 고해지는 셈이다. 더불어 주목할 점은, 덩달아 친박을 등에 업고 대권을 노리던 반기문의 몰락이다. '박근혜 푸들'이 되어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반기문은 이번 사태로 몰락했다고 봐도 된다.

y       : 아마 박근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다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방치했겠죠. 대권 소유자니까. 득표 능력이 강한 사람이니, 그 주변에 있으면 자신한테 떨어지는 게 얼마나 많겠나. 그러니 최순실이란 존재를 알더라도 모르는 척해주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는 거다. 이 도박판의 룰이 그렇다. '판에 올려줄 테니, 5년 잘해라.' 그러고 나서는 그다음에 이 제왕적 대통령제 국가에서 다시 집권할 사람을 구하는 것이 게임의 룰이다. 박근혜가 (보수 동맹이라는) 판을 깨지만 않으면 놔두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지도자의 비전이나 공공 서비스 정신을 보고 정당 체제가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영남표를 긁어 모으든, 박정희를 소환해서 표를 긁어모으든, 도박에서 승률이 더 높은 사람을 골라낸 것이다.

x       : 바로 그 지점에서 짚어야 할 게 '재벌'이다. 재벌이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피해자인 듯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작게는 부영의 세무조사 면제부터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까지. 정권의 양해가 필요한 기업들이 미르·K재단과 최순실에 돈을 댔다. 듣기로는 삼성이 이재용 체제로 넘어가며 내야 할 상속세가 2조 원 정도라고 한다. 동시에 박근혜는 집권 후 꾸준히 노동을 억압하고 재벌을 옹호하는 정책을 폈다. 지난해 7월 박 대통령이 일부 대기업 총수와 비공개 면담을 한 후 '강제 모금'이 이루어졌고, 같은 시기에 재계 요구 법안인 원샷법(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서비스발전기본법 등이 새누리당 주도로 통과됐고, 노동을 억압하는 노동 5법 몰이가 이루어졌다. 이 사건에서 재벌은 피해자가 아니라 엄연한 공범이다. 

z       : 맞다. 결론이 지금 그리로 가고 있다. 노동을 억압하며 재벌한테서 돈을 뜯은 것으로. 

z       "박근혜 퇴진, 단계적으로 가능…총리가 검찰 장악해야"
  

x       : 게다가 극단적인 대북 정책과 대미 추종도 이루어졌다. 개성공단 폐쇄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결정도 정부 공적 라인에서 논의되기 전에 대통령이 결정했다는 정황은 숱하게 나왔다. 이게 정말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인지 최순실이라는 비선의 지시인지까지 의심이 드는 지경이다. 지금 내치와 외치를 구분하려 드는데, 이렇게 판단 기능 장애가 의심되는 박 대통령에게 '외치'든 뭐든 계속 허용하면 정말 위험한 것 아닌가. 청와대가 제시한 국회 임명 총리에게 내각 통할권 위임, 이를 통한 거국 내각 구성 구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z        : 스텝 바이 스텝(단계적으로) 가야 한다. 하야 요구는 당연하다. 그리고 꼭 필요하다. 그런데 가령 지금 당장 박근혜 정권이 전복됐다고 하자. 그러면 무슨 사태가 날까. 예전처럼 군부 쿠데타가 바로 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안정적인 정권 이양도 안 되리라고 본다. 여러 돌발 사태가 날 수 있다. 박정희-전두환 때와 같은 군벌이라는 '분파'가 집권 시도를 하지 않더라도 군이라는 '기관'이 질서 유지에 나설 수도 있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특히 박근혜 하야 이후 야당이 과도정부 구성을 두고 지리멸렬하게 정치적 합의를 못 해 혼란이 장기화한다면 군이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스텝 바이 스텝으로 박근혜 정권을 후퇴시키는 게 낫다.

우선 거국 총리라도 한다면 박근혜 정권의 한 축이 무너지는 것이다. 누가 총리를 할지는 모르지만, 국회가 정할 총리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만 세게 장악하면 수사는 상당히 진척될 것이다. 그러면 박근혜는 더 무너진다. 자연스러운 해체 과정, 와해 현상이 이루어지며 더 부드럽게 하야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순리적으로 하야 사태를 촉진할 수 있다. 동시에 새누리당의 와해, 또는 해체 과정도 지켜봐야 한다. 그들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보수 정당도 정당 정치의 한 축이다. 너무 급속히 몰아 재끼면 새누리당의 해체에 필요한 시간을 안 주는 꼴이 된다.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작금의 혁명적 사태를 온건하게 비혁명적으로, 검찰 수사나 특검과 같은 법률 절차를 밟으며 진행하자는 얘기는 하야를 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닉슨은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으로 하야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그 사건의 몇 배에 이르는 과오를 저질렀다. 하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고 조건이 됐다. 그런데 종합 예술을 하자는 것이다. 협상도 하며 부작용을 줄이는 단계를 밟아가자는 얘기다.

y       : 일면 동의는 하지만, 우리가 차분하게 테이블에 앉아서 얘기할 때는 일리 있게 들려도 실제로 그게 가능하겠나 싶다. 또 국민이 동의할지도 의문이다. 일단은 박 대통령부터 '2선 후퇴' 의지가 없다는 것을 지난 대국민담화를 비롯해서 여러 차례 밝혔다. 책임 총리에게 주겠다는 권한이 얼만큼인지, 2선은 어디까지인지 다 불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신적 상태도 의심스럽고, 무엇보다 현실에서는 수사 대상인 대통령이 중요한 의사 결정 권한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불안하다. 게다가 내치와 외치가 구분이 안 되질 않나. 한국에서 사드를 비롯해 대북, 대중, 대미 관계에서 풀어야 할 중요한 문제가 얼마나 많은가. 우리 같은 분단국가에서는 외치에, 국내의 이해관계도 많이 엉켜있다.

z       : 그건 협상을 분명히 해야 한다. 거국 내각의 권한을 한광옥 비서실장이든 누구든 나오라 해서 협상을 해야 한다. 다시금 밝히건데, 하야론을 배제하자는 것이 아니다. 거국 내각을 통한 수습(단계적인 박근혜 정권 퇴진)은 하야 압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하야를 요구하고, 국민이 집회를 하고, 이런 모든 것이 필요하고 좋은 일이다. 여기서 대권 선두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하야를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천박하단 얘기를 들을 수 있다. 나는 다 잘하고 있다고 본다. 언론의 하야 압박도 계속되어야 한다. 이런 역동성 속에서 정치가 발전한다. 이런 게 변증법적 관점 아니겠나.

 


"야권, 서생적 관점이 아니라 상인적 감각이 중요한 때"

x       : 야 3당이 총리 협상을 할 수 있을까. 1987년 이후 양김 분열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내는 것이나, 제도 정치권 안에서 교착 상태가 계속되어 혼란해지는 것 둘 중 무엇이 더 어려울까. 이미 야당에 실망한 사람들이 많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거국 내각 얘기를 했다가 여당이 받겠다고 하니 애매한 입장이 됐다. 상황을 보고 있자니, 야당이 작금의 위기 상황을 '우리가 나서 돌파하겠다'며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여권은 계속 이렇게 죽 쒀라. 이대로 가면 정권은 우리 것'이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z        : 아마 야 3당이 총리를 합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합의란 지난한 것이다. 나는 그래서 고건 전 전 총리를 총리 후보로 추천한다. 대통령 권한 대행과 총리 경험도 있고 인품도 훌륭하다. 이런 사람 정도가 아니라면 더민주와 국민의당 둘 사이에도 합의를 보기 어려울 것 같다.

y        : 저도 비슷한 우려가 있다. 야당이 하는 걸 보고 있자니 '더 곪아 터져라'라며 기다리고만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지금 굉장히 국가적 위기 상황이다. 오히려 이런 때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무서워서 도망가더라도 따라가서 '영수 회담 하자'고 하고 '너 어떻게 할 거냐. 속내가 뭐냐'고 따지고 혼내야 하는 것 아닌가. 들러리를 설까봐 영수회담을 안 하겠다고 하는데 두려워할 것 없다.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주도권을 잡고 박 대통령을 설득해야 한다.

z        : 지금까지 내가 '참 근사하다'고 생각하는 발언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 '서생적 문제 의식과 상인적 현실 감각'이다. 지금은 서생적 문제 의식이 중요한 시기가 아니라 상인적 현실 감각이 중요한 때다. 야권이 지금 해야 하는 것은 협상이다. 주요 정치인들 중에 이 상인적 감각이 가장 뛰어나다고 보여지는 사람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다. 박지원 위원장이 잘 할 것이다. 

 

x       : 지금 그런 '흥정'을 해야 할 때라면 차라리 야당이 더 구체적인 거국 내각이나 과도 내각 안을 만들어서 '이걸 받아라'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청와대가 안을 던지면 야당은 받을지 말지를 고민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아직도 주도권이 청와대에 있는 것이다. 야당에 정국 돌파를 위한 주도권 또는 복안이 없는 상태다. 거국 내각을 받으면 국정 혼란을 공동 책임지게 될지 모른다는 소심한 우려도 큰 것 같다. 이러니 제도 정치권 안에선 일종의 양 극단만 존재한다. '하야' 주장과 '방관'. 정작 김무성 전 대표가 지난 주말에 야권 지도자들을 다 만나고 다니며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고 한다. 

y        : 공동 책임에 대한 우려를 한다는 게 당리당략 아니고 뭐겠나. 그걸 국민들이 아는 것 같다. 왜 모르겠나. 이러니 국민 열망이 누군가한테 옮겨가지를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10%포인트가량 올랐는데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고작 3%포인트 올랐다. 이런 위기 상황일수록 문재인 전 대표도 차기 대통령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지만 사심을 버리고 국가의 문제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공멸이나 들러리 서기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시민의 대표로서 내가 나선다, 잘 안 되면 나도 작살난다'는 배포가 필요하다.

 

"정국 주도 못하는 野, 이전투구까지 하면 비참해진다"

x       : 야권의 대응이 길어지고 지리멸렬해질수록 반격의 기회가 생기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도 든다. 벌써부터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반등 소식이 들린다. 감정에 호소한 대국민 담화 이후 지지층 일부가 집결하고 있다고도 한다. 대국민담화 직전까지는 권투로 치면 거의 그로기(groggy·심한 타격을 받아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릴 때) 상태까지 갔다가 이번 주 들어 거국 내각과 영수회담을 밀어붙이면서 기운을 차리는 것 같다. 반격의 가능성은 없다고 보나. 

y       :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이번 달 1일에 9%로 떨어졌고 두 번째 사과(대국민 담화)를 한 날 오전 5%로 떨어졌다. 그러고 나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아 국민이 나를 버렸구나. 죄송합니다' 이거밖에 할 얘기가 없을 텐데 엄청 불쌍한 척을 했다. 그러면서도 국정에서 끝까지 손을 놓지 않고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까지 보였다. 나는 이게 국민 일반에게 하는 소리가 아니라 특정 지지층한테만 말을 건네는 것으로 보였다. 소름이 끼쳤다. '저 이렇게 당하고 있지만 국정 잘 지키겠다. 최순실이 그런 줄 몰랐다. 억울하다.' 이렇게 누군가한테 말하고 있는 것이라는 느낌이 들더라. 그리고 그다음에 진짜 일부가 움직였다. 박 대통령 당선 이후 활동을 중단했던 박사모 회원이 최근 1만명가량 급증했다.

z       : 그렇기 때문에 야권에서 이전투구가 벌어지면 비참해지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가 정세균 국회의장 등을 만나 총리를 지명해달라고 했는데, 이를 두고 야당이 혼선을 빚고 밥그릇 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이면 바로 박근혜 세력이 '저것 봐라' 할 것이다. 이러면 비참해진다. 

x       : 조기대선 안도 나온다. 대통령이 하야를 하면 2개월 안에 대선을 치러야 하지만, 2선 후퇴를 시킨 후 내년 4월 12월로 예정된 보궐 선거와 함께 대선을 치르자는 주장이다. 정의당이 이런 한시적인 퇴진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도 과도 거국 내각 구성 뒤 6개월 뒤 조기 대선을 하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z        : 이도 마찬가지로 야3당이 합의를 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지금 상황이 1987년과 다른 게 있다면, 삼김이라는 거물 정치인이 없다는 점이다. 리얼 바게인(진짜 협상)을 할 정치 주체가 없다. 그리고 만약 거국 내각에 총리가 센 사람이 앉으면 조기대선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다. 껍데기 총리라면 합의를 해도. 여러 가지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는 책임 총리 자리에 대선 욕망이 있는 사람은 가서는 안 된다. 그런 차원에서 손학규 전 대표나 김종인 전 대표 모두 부적절하다. 이는 혼선을 부른다. 

"與 대 野가 아니라 제도권 정치와 국민이 싸우는 형국"

x         : 이렇게 상황을 이리 보고 저리 보니, 결국 드는 생각이 점점 여야가 싸우는 게 아니라 제도 정치권과 국민이 싸우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 아닌가 싶다. 4.13 총선 때도 그랬다. 누구도 선거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다. 정치권이나 언론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 아닌가. 지금도 보면 국민은 에너지가 정치권보다 훨씬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다. 위대한 국민에 찌질한 정치권이라는 조소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한국 사회의 이런 국민적 움직임이 놀랍다. 


y      : 특히 청년층을 좀 집중해서 볼 필요가 있다. 그간 기성 세대가 청년들을 꽤나 무시했다. 저렇게 취업난, 입시전쟁 등으로 고생하지만 세력화도 안 하고 운동도 안 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 총선 때 청년 투표율은 매우 높았다. 청년들이 스펙 쌓기와 각자도생으로 문제 해결이 안 되니 정치적 해법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분노가 많이 쌓여왔고, 이런 상황에서 언론에 의해 기득권 세력의 치부가 하나씩 드러났다. 정유라 입시 특혜는 기름을 부은 것이다.

이런 청년들에게 좀 더 주도권을 의식적으로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탈리아 오성운동이나 스페인 포데모스처럼 자기 정당을 만들고 정책을 만드는 방식이, 자기 파괴적인 출산 파업보다 더 건전한 것 아니겠나. 여기서 꼭 필요한 것은 세력화를 하면 그것이 의석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치 제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스페인은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비례대표 비중이 크다. 비례대표제 확대가 청년의 정치 참여와 이를 통한 문제 해결 가능성을 키울 아주 적절한 방법이다. 

x      : 말한 것처럼 정치 개혁의 필요성이 이 사태에서도 여전히 대두된다. 나아가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비판 속에서 개헌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또 나오고 있다.

z       : 역시 비례대표 확대가 중요하다. 이게 포인트다. 비례는 대표의 원리고 다수는 결정의 원리라고 학교 다닐 때도 배우질 않았나. 대표는 비례로 뽑고 결정은 다수로 해야지. 이는 법률 사안이니 개헌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나는 개헌에 대해서는 지금은 적당한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 개헌할 사안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최소한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결선 투표제 도입은 헌법 개정으로 추진해야 한다고는 본다. 그런데 지금은 개헌 시기가 아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너무 심각한데 여기에 개헌까지 섞으면 지금 문제가 희석될 수 있다.

또 분권형 권력구조를 바꾸기엔 우리 정당 정치가 아직 그렇게 발전하지 않았다. 2공화국 때 내각제를 할 때도 윤보선 대통령과 장면 총리가 얼마나 싸웠는데 지금이라고 다를 것 같나. 4년 중임제 주장도 하는데, 일단 대선과 총선을 일치시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선거는 그 자체가 축제고 정치 정화의 공간이다. 돈이 들어도 선거는 필요하고 중요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대통령 중에 2번 하면 좋겠다 싶은 대통령이 있었나. 예전 농경사회와 달리 사회가 빠르게 변한다. 과거에는 김영삼 김대중 노태우가 한 번씩 대통령을 하기 위해 5년 단임제를 결정한 것인데, 지금은 오히려 그게 잘 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y      : 저는 외려 지금이 정치 개혁의 적기라고 본다. 돌이켜보면,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여러모로 더 자극적이지만 매 정권 말기엔 비선실세 문제가 등장했다. 이번에 이 권력 구조를 바꾸지 않고 또 현행 헌법대로 대선을 치른다면 또 비슷한 도박을 하게 된다. 비례대표의 비중을 늘리는 선거 제도 개혁이 늘 중요하다고 얘기해 왔는데, 지금은 이와 개헌을 패키지로 할 수 있을 거다. 


과도 정부가 들어서면 1년 3개월의 시간이 있다. 아직 분권형 권력 구조에 대한 내용적 합의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알지만, 그렇기에 이 1년 3개월이란 시간을 잘 썼으면 좋겠다. 과도 정부가 지금과 같은 승자 독식 선거 및 정치 체제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이런 일은 반복될 것이라고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4월 조기 대선도 반대다. 좀 빠르다. 이런 문제가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새롭게 시작하자는 희망을 국민들에게 줄 기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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