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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新실세 그룹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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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케이 작성일14-10-21 13:26 조회1,4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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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3/04/20141021/673193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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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

김정은의 ‘문고리 권력’ 

조연준

주성하 기자

2012년 11월 말 장성택 숙청을 앞두고 양강도 삼지연을 방문한 김정은(앞)과 그의 뒤를 따르는 조연준(검은 털모자), 황병서(왼쪽에서 두 번째) 등 조직지도부 간부들. 동아일보 DB
주성하 기자
4일 인천공항에 내린 최룡해의 얼굴은 황병서 김양건에 비해 밝지 못했다. 기자의 질문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건성으로 받았다.

경호 속에 앞서 가는 황병서의 뒤통수를 바라보며 최룡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불과 5개월 전만 해도 황병서가 갖고 있는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군 총정치국장 직함은 최룡해의 것이었다. 왕별이 번쩍이는 차수 군복까지…. 하지만 지금은 다 빼앗기고 황병서가 북한의 실세임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마당에 끌려와 들러리 서는 굴욕적 신세가 됐다.

황병서 김양건은 지난해 11월 말 김정은과 함께 백두산 삼지연특각에 은밀히 모여 장성택 제거 작전을 모의했던 ‘어제의 동지들’이었다. 그때만 해도 권세가 하늘을 찌르는 장성택만 제거하면 최룡해의 세상이 열릴 줄로 믿었다. 하지만 최룡해 천하는 불과 반년으로 끝났다. 최룡해는 한직으로 밀렸고, 북한은 조직지도부가 거머쥐었다. 조직이 없는 최룡해의 한계였다. 최룡해의 파벌은 1990년대 말 김정일에 의해 숙청됐다.

김정일은 생전에 군부와 장성택의 노동당 행정부, 국가안전보위부라는 3개 조직의 상호 견제 시스템을 이용해 북한을 통치했다. 이 중 ‘선군정치’를 업은 군부 파워가 제일 셌다. 늙고 무식한 장성들은 김정일이 엉덩이를 두드려주면 아낌없이 충성을 바쳤다.

하지만 이 구도는 김정일 사망 반년 만에 장성택의 선공으로 무너졌다. 2012년 7월 군부파 수장인 이영호가 숙청됐고 노동당 행정부가 모든 권력을 움켜쥐었다. 하지만 1년 반 뒤 장성택이 숙청되고선 지금은 ‘組(조)피아 세상’ ‘만사組통’ 시대가 시작됐다.

이 그림을 그린 책사는 조직지도부 1부부장인 조연준이다. 노회한 조연준은 군부를 꺾을 땐 장성택을, 행정부를 제거할 땐 최룡해를 밀었다. 나중엔 뿌리 없는 최룡해를 손쉽게 뽑아내고 최후의 승자가 됐다. 구호탄랑(驅虎呑狼) 이이제이(以夷制夷) 이호경식(二虎競食) 같은 삼국지의 계략들에 도통한 듯하다.

조연준에게 여한이 있다면 올해 77세로 늙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오른팔인 65세 황병서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우고 자신은 그림자 실세로 남은 까닭일 것이다. 최근 황병서에 대한 김정은의 신임이 날로 두터워지곤 있다지만 여전히 ‘어미새’ 조연준의 파워는 넘지 못하고 있다. 혹여 황병서가 배신한다 해도 조직지도부라는 뿌리에서 떨어져나간 줄기를 자르는 것쯤은 조연준에겐 일도 아닐 터이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오늘날 조연준은 각종 주요 비공개 회의를 주재하며 국가 정책까지 좌지우지하고 있다. 김정은은 그가 올리는 서류엔 무조건 서명한다고 한다. 후계구도에서 멀어져 있던 자신을 왕으로 밀어준 그보다 더 믿을 만한 사람을 찾긴 어려웠을 것이다. 

김정은의 문고리를 틀어쥐고 권력을 행사하는 조연준을 보면 역사 속 ‘환관정치’가 환생한 듯하다. 조 씨를 비롯한 조직지도부의 ‘환관’들은 김정은 유일체제의 수호자로 자처하지만 사실상의 최대 수혜자이다. 장성택이 거머쥐었던 권력과 경제적 이권도 조직지도부에 빠르게 집중되고 있다. 한때 내로라하던 최룡해와 김양건을 황병서의 들러리로 세워 남쪽에 내려 보낼 정도다.

최룡해는 장성택 숙청에 가담했던 자신의 업보를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다. 그는 판이 이렇게 돌아갈 줄 몰랐을 것이다. 조연준보다 머리가 나빴던 것이 죄라면 죄다.

삼지연에서 함께 음모를 꾸몄던 보위부장 김원홍의 후회는 최룡해보다 몇 배로 더 클지 모른다. 군 보위사령관이던 김원홍은 장성택을 등에 업고 2012년 4월 보위부의 실세였던 우동측 1부부장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타고 앉았다. 그때만 해도 조직지도부는 김원홍의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김원홍은 불과 3년 만에 목 떨어지는 날을 피 마르게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조직지도부가 군부에서 최룡해를 몰아내고 황병서를 올려 세웠듯이 보위부 수장도 조직지도부 아무개로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가 됐다. 벌써 조직지도부는 김원홍의 아들 뒷조사를 하면서 압박해오고 있다 한다. 지금 김원홍이 할 수 있는 일은 기세등등한 조직지도부 환관들의 눈치를 살피는 푸들이 돼 자비를 구하는 것뿐이다. 물론 김원홍이 손에 쥐고 있는 황병서를 비롯한 조직지도부 실세들의 개인비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정은의 문고리를 그들이 틀어쥐고 있는 한 잘못 건드렸다간 김원홍 3대가 멸족할 수 있다.

조직지도부는 김일성대 출신이 다수인 북한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다. 이들은 앞으로 라이벌 세력의 등장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대로라면 김정은은 조직지도부에 조종당하는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김정은은 이대로 쭉 잡혀 살 것인가, 아니면 반전을 만들어 자신의 유일천하를 만들 것인가. 피바람이 분 뒤 강호에는 이제 김정은과 조직지도부 단둘이 남았다. 지금은 김정은이 조직지도부에 업힌 형국이다. 조직지도부가 제일 경계하는 점은 김정은이 보위부와 호위사령부를 동원해 자신들을 하루아침에 제거하는 시나리오일 것이다. 그땐 판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과거 환관들은 위태로워지면 궁중반란도 서슴지 않았다. 
김정은은 당분간 환관들의 득세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허나 그가 훗날을 도모하려는 생각이 있다면 김원홍의 목은 지켜줘야 할 것이다. 그게 목전의 승부처가 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의 新실세 그룹 누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2/04/2013120400239.html

최룡해 등 軍의 빅3 - 장정남·리영길 전격 발탁, 김정은 親政체제 확립 주역
조연준 등 노동당 삼두마차 - 親장성택 행정부 무력화… 민병철·박도춘 실세 급부상

북한 김정은 정권의 2인자로 평가되던 장성택이 실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빈자리를 대신할 '신(新)실세 그룹'이 주목받고 있다. 북 권력의 중추인 당(黨)·군(軍)·국가안전보위부(우리의 국정원) 내 '김정은 친위대'가 그들이다. 김정은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시대의 충신들을 서서히 물러나게 하면서 40~50대 인물들을 요직에 기용해 새로운 권력 기반을 만들고 있다.

노동당의 '삼두마차'

노동당에서는 장성택의 측근들이 포진하고 있는 행정부가 무력화되다시피 하면서 인사와 조직을 총괄하는 조직지도부가 부상하고 있다. 특히 조연준 조직지도부 1부부장, 민병철 조직지도부 부부장, 박도춘 군수담당 비서 등이 김정은을 떠받드는 당의 '삼두마차'로 꼽힌다. 세 사람은 김정은의 3대 세습을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가 직접 선발한 인물들이다.


	2011년 12월 28일 평양에서 열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영결식에서 김정은(가운데·당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노동당 제1비서가 거수경례하는 모습을 장성택(왼쪽) 국방위 부위원장이 지켜보고 있다
 2011년 12월 28일 평양에서 열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영결식에서 김정은(가운데·당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노동당 제1비서가 거수경례하는 모습을 장성택(왼쪽) 국방위 부위원장이 지켜보고 있다. /교도통신
조연준은 '제2의 리제강'으로 불린다. 리제강은 당 조직지도부 1부부장을 맡아 김정일로부터 김정은으로 권력 승계를 뒷받침하다가 2010년 돌연 사망한 인물이다. 리제강은 당시 장성택이 일시 실각한 상태에서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했었다. 북한 내부에서는 앞으로 조연준이 김정은을 위해 후견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연준은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뒤 정치경제학 전문가 자격을 받고 김일성종합대학 상급교원, 함경남도당 조직비서 등을 거쳐 작년 1월부터 조직지도부 1부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민병철은 당내 부정부패를 단속하는 '당 생활지도'를 담당한다. 누구든지 생활지도에 걸리면 아무리 지위가 높아도 수용소로 보내질 수 있기 때문에 노동당 고위 간부들에게는 '저승사자'로 통한다. 과거 북한의 주력 군부대인 4군단장 출신으로 김정일의 신임이 두터웠던 주상성 인민보안부장(우리의 경찰청장)을 숙청한 사람이 바로 민병철이다.


		김정은의 새로운 측근그룹 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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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의 새로운 측근그룹 관계도
박도춘은 김정은 시대가 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자강도당 책임비서 출신으로 김정은이 후계자 수업을 받으면서 현지 지도를 다닐 때 발탁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에는 국방위 부위원장 자리에 올라 현재 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비서를 겸하고 있다.

최룡해를 정점으로 한 군의 빅3

인민군에서는 최룡해 인민군총정치국장이 최고의 실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는 작년 군총정치국장에 임명된 후 자신의 인맥을 요직에 심으며 군부를 장악해 나갔다. 군부 제1인자였던 리영호 전 총참모장을 제거하며 김정은의 친정 체제를 군부 내에 확립한 것이 최룡해의 업적으로 손꼽힌다. 장정남과 리영길은 군단장 중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인물들이었지만 김정은 집권 이후 인민무력부장과 총참모장에 전격 발탁된 군부 내 '김정은 충성파'로 불린다.

'첩보 대장' 김원홍 보위부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우리의 국정원) 부장은 북한 공안 기관을 한 손에 거머쥔 인물이다. 김정은 체제에 저항하는 반체제 인사들을 적발하고 숙청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과거 김정일 시대에는 이 자리를 국방위원장인 김정일이 직접 맡았을 정도로 체제 유지를 위한 중추 기관이다.


		TV조선 화면 캡처
 TV조선 화면 캡처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장성택 숙청의 전말] 黨 조직지도부 조연준·민병철이 숙청 주도

정치·북한 2014/01/05 12:39 Posted by 김정우 기자
http://oped.co.kr/161
장성택(張成澤)이 처형당했다. 2013년 12월 3일 국정원이 ‘장성택 실각’ 정보를 공개하자 북한 조선노동당과 《조선중앙TV》는 12월 9일 장성택의 체포 장면을 공개하며 숙청을 공식화했다. 이른바 ‘1호 사진’에서 그의 얼굴이 사라졌고, 북한 전(全) 주민은 반향문(소감문)을 써야 했다. 12월 13일 《조선중앙통신》은 “장성택이 특별군사재판 후 즉각 처형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金正恩)의 고모와 결혼한 1972년부터 40년 이상 권력 핵심이었던 그의 숙청으로 북한 권력 구도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은 왜 숙청됐을까. 북한이 내세운 숙청 이유는 ‘반당(反黨)·반혁명적 종파행위’다. 이는 북한의 최고(最高) 강령인 ‘당의 유일(唯一)사상 체계 확립을 위한 10대 원칙’(유일사상 10대 원칙)에 반하는 행위로 가장 무거운 ‘범죄’다. 북한은 장성택의 경제적 부정부패와 문란한 사생활도 적시했다.

하지만 북한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조선중앙통신》이 12월 13일 공개한 ‘처형 발표문’은 “장성택의 일체 범행은 심리과정에 100% 입증되고 피소자에 의하여 전적으로 시인됐다”고 했지만,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크다.

유동열(柳東烈)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장성택 숙청·처형을 배후에서 주도한 세력으로 김정은의 친위세력인 당 조직지도부와 호위총국, 그리고 국가안전보위부를 꼽았다. 유 연구관은 “각 기관에 포진된 장성택 세력에게 정보가 새는 걸 막기 위해 극소수가 이를 추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광인(金光仁) 북한전략센터 소장은 “장성택 숙청은 북한 내 전형적인 권력투쟁의 결과물”이라며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장성택을 중심으로 한 노동당 내 세력 간의 반복된 충돌이 거물급 처형까지 이어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정보 당국의 한 대북(對北) 전문가는 “장성택 제거는 김정은 주도(主導)라기보단 노동당과 군, 그리고 보안기관의 강경파가 주도하고 동조(同調)해 김정은의 허가를 받아 이뤄진 것”이라며 “이들이 여러 기관을 동원해 장성택의 각종 ‘혐의’를 들추어 내 김정은에게 들이밀면 김정은도 장성택을 더 이상 감쌀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성택 체포 장면

2013년 12월 9일 북한 조선중앙TV는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의 체포 장면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


⊙ 中, 김정은 비자금 계좌 동결했다
⊙ 장성택 숙청은 北 전형적 권력투쟁 결과물… ‘왕당파’ 독주체제 전망
⊙ 국정원의 張 실각정보 공개 직전, 중국은 김정은 비자금 동결, 푸틴은 對北 제재 철저 이행 지시
⊙ 김정은 비자금 수십억 달러 추산, 중국의 계좌 동결로 내부 통치에 상당한 타격 받을 것
⊙ 김경희 예상 수명 1년 남짓, 유일사상 10대 원칙 개정 직접 주도


‘왕당파’ 리제강 對 ‘실용파’ 장성택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조직지도부는 북한 노동당의 핵심부서다. 김정은을 제외한 모든 당원의 인사를 결정하며, 정치동향과 사생활까지 보고받는다. 외부에서 북한 권력서열의 잣대로 삼는 의전서열도 그들이 결정한다. 조직지도부원들은 다른 부서의 부장급이나 군 장성급 인사들에게 반말을 쓸 만큼 안하무인(眼下無人)으로 권력을 행사한다.

노동당 간부 출신의 한 탈북 인사는 “조직지도부 부원들은 자신의 직위보다는 ‘장군님의 심부름꾼’, 즉 최고 지도자의 대리인으로서 어명(御命)과 같은 방침을 전하기 때문에 최고위급 인사들도 그들에게 90도로 인사하는 경우가 잦다”며 “김정은을 빼면 북한 내 가장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가진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 북한 인명 자료 등에 따르면 김정일(金正日) 시대부터 조직지도부 부장은 특정 시기를 제외하곤 대부분 공석(空席)이었다. 부장 직책의 권한과 영향력이 지나치게 막강하기 때문이다. 현재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김경옥과 조연준이며, 부부장은 김인걸, 황병서, 민병철로 알려졌다. 조연준과 민병철이 이번 장성택 숙청과 처형을 배후에서 주도한 장본인이라는 것이 한 대북전문가의 설명이다.

조직지도부와 장성택의 권력투쟁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황장엽(黃長燁) 전(前) 노동당 비서가 김정일 유고(有故) 뒤 차기 지도자로 장성택을 지목하자, 북한에서 장성택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 조직지도부는 장성택이 2004년 초 측근의 호화 결혼식에 참석한 것을 발각했다. 장성택은 ‘분파 조장’ 혐의로 실각했고, 측근들까지 좌천됐다. 이 사건을 주도한 사람이 바로 조직지도부의 리제강(李濟剛) 제1부부장이다.

한 고위 탈북자는 《월간조선》 2010년 8월호에서 “장성택의 측근 중 한 명이 호화 결혼식을 올린 것이 꼬투리가 돼 ‘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장성택과 측근들이 모조리 숙청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리제강은 30년 넘게 당 기강과 인사를 주물러 온 굉장히 노련한 사람으로, 장성택을 조사하면서 그럴듯한 명분을 만들어 김정일을 움직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성택은 2006년경 권력에 복귀했다. 리제강과의 껄끄러운 관계 때문에 조직지도부 산하에 있던 행정부를 따로 떼어내 부장직(職)을 맡았다고 한다. 리제강의 입장에선 김정일의 후계자로 장성택이 지목될 경우, 대규모 보복과 숙청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그간 언론을 통해 공개된 정부 당국자들의 증언과 다수 대북 전문가의 분석에 따르면, 김정일 정권 말기 세습 문제를 두고 조직지도부와 장성택의 갈등은 더욱 심각해졌다. 2008년경 리제강을 중심으로 이른바 ‘왕당파’가 형성됐다. 리제강은 김정일에게 3대 세습을 건의해 왔지만, 김정일은 승계에 대한 언급을 마땅치 않아 했다고 한다. 그해 8월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지며 지도자 유고 상황이 발생하자 북한 내·외부의 관심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장성택에게 쏠렸다. 오랜 기간 남편 장성택과 사이가 멀었던 것으로 알려진 김경희(金敬姬)도 수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장성택은 이때 자신의 영향력을 크게 넓혀 간 것으로 보인다.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은 “김정일 통치의 실패를 직접 지켜본 장성택은 북한이 제대로 서기 위해선 선군(先軍)정치보다 당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장성택과 그의 세력을 ‘왕당파’와 대적하는 이른바 ‘실용파’로 분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 말 김정일이 회복하자 ‘왕당파’ 세력은 3대 세습을 다시 추진했다. 장성택도 자신의 행보를 계속 넓혀 나갔다. 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장성택에게 야심이 있어서라기보단 엉망이 된 북한의 국가시스템을 ‘정상화’하려는 의도였다”며 “장성택 나름의 ‘우국충정(憂國衷情)’은 개점휴업 상태인 당을 우선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제강 사망에 장성택 개입

2010년이 되자 ‘왕당파’는 본격적으로 김정은 세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김정은이 대장 칭호를 받고 후계구도가 공식화한 것도 이즈음이다. 당시 ‘왕당파’의 핵심은 조직지도부의 리제강과 리용철(李勇哲)이었다. 그런데 두 사람이 2010년 4월과 6월 잇따라 사망하면서 그 배후로 장성택이 지목됐다. 리용철이 먼저 심장마비로, 리제강은 2개월 만에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월간조선》은 2010년 8월 해외정보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리제강은 장성택 일당에 의해 살해당했으며 북한은 이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발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교통사고는 북한에서 정적을 제거할 때 자주 쓰는 방법이다. 1976년 김정일은 자신의 권력승계를 반대했던 남일(南一) 북한 부총리를 대형트럭 교통사고로 위장해 암살했다. 2006년 김용순(金容淳) 전 북한 노동당 대남비서도 권력투쟁 과정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사고 발생지인 평양~원산 고속도로가 상당히 한산하다는 점은 타살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특히 당시 사고차량이 버스였으며 탑승자 중 사망자가 리제강 단 한 명이었던 사실이 최근 《월간조선》 취재 결과 밝혀졌다. 상당수 대북 전문가는 리제강 사망에 장성택이 깊숙이 개입했다고 판단한다.

다수 언론 보도와 다수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리제강과 리용철 사망 후 조직지도부를 장악한 이는 조연준 제1부부장과 민병철 부부장이다. 북한 내부 정보에 정통한 대북 전문가는 “2011년 겨울 김정일이 사망하자 조연준과 민병철을 중심으로 한 조직지도부가 장성택 뒷조사를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개인비리와 비자금 조성을 중심으로 진행했으며, 북한 매체들이 최근 발표한 ‘죄목’ 상당수를 이때 수집했다. 도박이나 여성문제와 같은 개인비리는 북한 최고위층에게 흔한 일이었지만, 문제는 장성택이 당 자금 일부를 장악했다는 사실이었다. 왕당파는 장성택 제거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김정은 세습에 성공한 왕당파들은 힘 빠진 장성택에게 경제회생 문제를 맡겼다. 개혁개방 없이는 회생이 불가능한 북한 경제구조에서 경제회생 임무는 말 그대로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당시 장성택의 격에 맞지도 않은 임무였다.

김정은의 ‘2012년 강성대국’ 약속이 실패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씌울 대상으로 장성택을 선택했다. 2009년 화폐개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박남기 전 노동당 재정계획부장을 처형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북한이 이번에 발표한 장성택 처형 판결문은 2009년 이래 북한 경제정책 실패 대부분을 장성택에게 돌렸다.

2012년 8월 장성택이 50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방중(訪中)했을 때 중국은 장성택을 국가원수급으로 대우했다. 중국 매체들은 그를 두고 ‘섭정왕’이라고 표현했는데, 김정은의 심기가 상당히 불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리제강과 김정은

김정은 공식 등장 이전인 2010년 6월 사망한 리제강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생전에 김정은과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한 모습. (조선중앙TV)


장성택, 3대 세습·핵실험 반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모두 면담한 장성택은 황금평·위화도 특구와 나선(나진·선봉) 특구 등 경협에 추가 합의했다. 2011년 김정일 방중을 계기로 본격화한 후 자신이 진두지휘해 온 사업이었다. 하지만 당 조직지도부의 방해로 사업은 계속 지지부진했다. 중국 정보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대북 경협 이행을 위해 방북(訪北)한 중국 실무진이 협의 후 후속조치가 하나도 없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2012년 11월 장성택은 ‘국가체육지도위원회’라는 특별 기구의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김기남(金基南), 최태복(崔泰福), 박도춘(朴道春), 김양건(金養建), 조연준 등 쟁쟁한 인사가 위원으로 포함돼 실세기구로 보이나, 사실은 빈껍데기에 불과한 조직이란 게 다수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히려 실세에 가까운 당 행정부장직(職)을 이때 내놓았을 가능성이 크다.

장성택의 경제회생 임무는 성과가 없었다. 2013년 7월 방북한 리위안차오(李源潮)는 개혁개방 요구와 핵 문제에 대한 답을 요구하며, 연말까지 성과가 있으면 김정은 방중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은 같은 해 10월 박길연(朴吉淵) 외무성 부상을 통해 미국에 “핵 군축을 협상하자”며 뜬금없는 유엔(UN) 연설을 내놓았다. 중국의 핵 폐기 요구에 대한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평양 내부정보에 정통한 한 탈북 인사는 “장성택은 김정은을 인간적으로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뜻과 달리 김정은이 권력을 세습했을 때 길어야 1~2년밖에 못 버틸 것이라 착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장성택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대해 국제관계를 이유로 반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정은 집권 2년 만에 오히려 힘을 잃은 건 장성택이었다. 준비를 마친 조직지도부 세력은 김정일 사망 2주년 시점에 맞춰 장성택 숙청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리제강 사망에 대한 왕당파의 반격이자 선수(先手)인 셈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매체 보도를 통해 공개된 장성택의 ‘죄목’ 외에도 김정은을 자극한 결정적 계기가 있었을 것”이라며 ▲장성택 측근의 김정남(金正男) 접촉설 ▲장성택-리설주 관련설 ▲장성택 측근 해외 망명 및 기밀 유출설 등을 제기했다. 현재까지 진위(眞僞)가 확인된 사항은 없지만,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정보 보고가 김정은을 크게 자극했을 가능성은 존재한다.

장성택은 대표적 친중(親中)·친러(親露) 인사다.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국제적 보호망이 있어 김정은이 자신만은 못 건드릴 거라 오판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당·반혁명’이란 이른바 ‘가장 무거운 죄목’으로 숙청된 후 그의 처형을 막을 유일한 변수는 중국의 개입이었다.

북한은 보란 듯이 장성택을 처형하며 중국에 대한 ‘매국(賣國) 행위’를 적시했다. 판결문은 “장성택이 석탄 등 지하자원을 팔아먹어 빚을 지게 만들고, 그 빚을 갚는다며 나선경제무역지대의 토지를 50년 기한으로 외국에 팔아먹는 매국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고 기록했다. 여기서 말하는 ‘외국’은 중국이다.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장성택 숙청으로 북한 내 최고 실세로 떠오른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조선중앙TV)


김정은 비자금 동결

대표적인 친중 인사가 중국에 대한 매국 혐의로 처형을 당했는데 중국의 반응은 상당히 의외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장성택 처형 문제는) 북한의 내부 문제”라며 “중국은 앞으로도 북한과 경제협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내정불간섭’ 원칙이 작용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김정은 정권의 극단적 잔인함(extreme brutality)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비난한 미국에 비해 ‘지나치게 신중한 입장’이란 분석이다.

중국의 대북 카드는 김정은의 비자금이었다. 중국과 북한 정보에 정통한 전문가에 따르면, 중국은 장성택의 측근인 리용하와 장수길의 공개처형 즈음에 김정은의 비자금이 포함된 자국 계좌 일체를 동결했다. 상하이(上海) 등지 은행에 보관된 김정은의 비자금 규모는 수십억 달러로 추산된다. 김정일은 생전에 미국 정부가 스위스나 리히텐슈타인 은행의 비밀주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자 해당 은행권에 예치된 비자금을 중국 등으로 옮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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