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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행정의 효율화를 꾀하려면 감사원의 성격을 개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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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12-24 17:14 조회10,5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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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행정의 효율화를 꾀하려면 감사원의 성격을 개조하라! 

 

국가 공무원들은 1년 내내 감사원 감사에 지적받지 않기 위해 일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감사원이 감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공무원들의 공무수행 자세가 결정된다. 감사원은 현장을 확인하지 않고 서류감사를 한다. 그래서 공무원들도 현장에 나가지 않고 사무실에서 서류의 앞뒤를 짜 맞추는 탁상행정을 한다. 

감사는 수사가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감사원은 서류 수사를 한다. 선진국 감사의 제1목표는 국가자원을 내부 도둑들로부터 보호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걸림돌이 되고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규명하여 개선방향을 유도해준다. 따라서 감사관들의 제1자질은 경영 컨설팅 능력이다. 반면 우리나라 감사원은 오래 전에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체크리스트에 따라 공무원들을 취조한다.  

낙후돼 있는 감사원이 공무행정을 낙후시키고 있다. 효율성보다는 합법성을 감사 주안점으로 삼았기 때문에 공무원들도 효율성을 외면하고 합법성에만 집착했다. 이 합법성 감사 때문에 엄청난 국가예산이 낭비돼 왔다. 감사원은 시스템 감사에 주안점을 두지 않고 낱개 규정에만 얽매여 왔다. 자간을 읽는 것이 아니라 글자에 집착했고, 숲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나뭇가지만 보면서 공무원들을 처벌해왔다. 논리를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체크리스트 하나하나를 물어가면서 칸을 채워나가는 식으로 감사를 한다. 체크리스트 이외의 설명은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  

피감기관에 상주하여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않고, 제보가 있을 경우에만 일시적으로 나가 '소나기 감사' 를 한다. 제보자가 문제의 본질을 자세히 설명해줘도 답답하리만큼 문제의 본질을 오해하고 생사람을 잡을 때가 많다. 이러한 소문은 전 공무원사회에 확산됐고, 공무원사회에는 덤터기를 쓰지 않기 위해 진실을 은닉하고 조작하는 이른바 허위보고(가라행정) 문화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막강한 권력에 비해 감사관들의 종합적인 분석능력과 판단능력이 너무 낙후돼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현상인 것이다.  

소신껏 일했던 공무원들이 감사에 지적돼 처벌을 받은 사례는 허다하다. 이는 감사원의 잣대와 공무원의 잣대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감사원의 잣대가 공무원들의 잣대보다 많이 낙후돼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감사원 인력이 주로 법학계 출신들로 구성돼 있어서 경영학의 영원한 핵심 주제인 ‘효율성’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국가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켜야 할 경영관리자들이다. 감사원은 국가자원의 효율성을 증진하는데 저해가 되는 법률, 규정, 제도, 관행, 조직, 리더십 등을 찾아내 이에 대한 경영개선을 촉진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어야 한다.  

그래서 감사원은 경영컨설팅 능력을 가지고 공무원들의 경영능력을 감시하고 지도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감사원은 공무원을 취조하는 '공무원 검찰청' 노릇만 한다. 그래서 감사원장도 법관 출신이고, 감사관의 80% 이상이 법학도들이다. 선진국들처럼 우리도 감사원장을 경영학계나 분석학계 최고의 석학으로 바꾸고, 감사관들의 80% 이상을 경영진단 인력으로 바꾸지 않는 한, 공무원들의 진취성은 차단될 수밖에 없다.  

감사팀장은 각 감사관들이 조사한 내용을 합철하는 기능만 수행할 뿐, 선진국 감사팀장들처럼 분석 기법들을 배경으로 한 시스템 진단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이런 능력은 고사하고 감사관들의 업무 이해능력 자체가 공무원들보다 퇴화돼 있다. 그래서 공무원 사회에서 감사관들은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로 치부돼 온지 오래다. 감사원에 있던 검찰에 있던 법을 공부한 사람들의 마인드는 오직 취조다.  

논리보다는 큰 소리가 앞서는 감사관들 앞에서 한번쯤 취조를 받아본 공무원들이라면 금방이라도 사표를 내던지고 싶을 만큼의 수치감을 느끼게 되고, 그래서 복지부동이 상책이라는 철학을 터득하게 된다.  

두 번째 이유는 체크리스트 감사, 취조 식 감사, 로비를 받고 봐주는 소위 솜방망이식 감사에 너무 오랫동안 익숙해지면서 감사관들의 분석력이 퇴화됐기 때문이다.

세 번째 이유는 청렴도와 기강의 해이다. 공무원들이 업자들의 로비대상이라면 감사관들은 공무원과 업자 모두의 로비 대상이다. 힘 있는 자의 제보는 잘 처리되지만 힘없는 자의 제보는 무시된다.  

네 번째 이유는 감사원이 국회에 소속돼 있지 않고 대통령 밑에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내부자 시각" 을 가지고 국가를 직접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감사원장은 "외부자 시각"을 가지고 국가경영을 진단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감사원은 선진국들처럼 행정부에 소속될 것이 아니라 입법부에 소속되거나 사법부처럼 독립돼야 한다. 미국에서는 국회에 소속되어 있지만 한국국회는 대통령이 지휘하고 있기에 사법부처럼 독립돼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감사원은 시스템 개선에 주안점을 두고 법규, 조례, 조직, 리더십 상의 제반 문제를 발견해 낼 수 있는 사람들로 교체돼야 한다. 부정과 비리는 경영진단 결과로부터 파생되는 부산물일 뿐이다. 이렇게 굴러갈 때 공무원은 비로소 감사관들의 취조대상이 아니라 문제발굴의 협력자가 될 수 있다.  

감사원이 서류감사를 하면 공무원들은 현장에 나가지 않고 앉아서 가짜서류만 정리한다. 공무원이 낡은 법규나 조례에 신성불가침의 권위를 부여하고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공무원을 처벌한다면 국가자원은 천문학적으로 낭비되고 행정은 영원히 퇴화된다. 감사관들은 대통령의 심부름꾼이 아니라 800명 모두가 대통령의 시각을 가져야 한다. 후진 감사관행 때문에 우리나라 공무사회는 어제의 문제로부터 교훈과 지혜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10년 전의 퇴행성을 반복해서 보이고 있다.

   

2012.12.2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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