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의 월드컵 북한경기 발언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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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유의깃발 작성일10-04-02 11:48 조회3,082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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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발생한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왜 천안함이 침몰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원인 규명이 되지않고 있다.
물론 가라앉은 함체를 인양하여 파괴된 부분에 대한 정밀감식이 있은 연후에야, 침몰원인의 가닥이나마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함체 내부 폭발' '채 수거못한 대한민국 혹은 북한의 기뢰에 부딪혀' '암초에 충돌해서' 등 저마다의 추측을 쏟아내고 있고, 이제는 천안함의 절단면이 깨끗하다는 이유로(구조대원의 말) 용접부위에 장기간 미세한 균열이 누적되면서 갑작스럽게 파괴되는 현상인 '피로파괴'를 침몰원인의 하나로 들먹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천안함 침몰원인이 피로파괴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데 입을 모은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자.
"피로파괴는 대부분 '릴식 용접(철심을 이용해 철판과 철판을 이어 붙이는 것)'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것인데, 1970년대 이후 국내에서 릴식 용접으로 선체를 이어붙인 선박은 전혀 없다. 1970년대 이후부터는 철판 두 개가 전혀 새로운 하나의 철판이 되는 방식의 'CO₂용접'을 하기 때문에, 용접부위에 미세균열이 발생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군함이 피로파괴로 두 동강난 사례가 전혀 없고, 일반 상선도 아니고 튼튼함을 생명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지는 군함이, 피로파괴 때문에 두 동강났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피로파괴를 예방하고 회복시키려면, '박카스'를 몇 병 들이부어야 하겠구만.
그러나 사고 직후 "북한의 공격때문이라는 가능성은 낮다"며 애써 강조한 것과는 달리, "북한에 한 방 맞았을 가능성이 60~70% 이상으로 본다"는 군의 한 고위 관계자의 말이 나오는 등, 국방부와 군당국은 내부적으로는 북한에 의해 피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듯하다.
어쨌든 천안함을 인양해야 침몰원인을 밝혀낼 수 있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이번 사건이 북한의 의도적인(떠다니던 기뢰에 의한 폭발이 아닌) 공격때문으로 결말이 난다면, 北의 소행이란 경우의 수에 지레 손사래쳤던 정부와 군은, 국민들의 거센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성급하고도 무책임한 발언에 대한 책임도 져야만 할 것이고.
침몰원인에 대한 것은 이쯤에서 그치고, 정작 말하고픈 본론으로 들어가자.
tv에서는 각종 오락프로를 편성에서 제외시키고 있는 등, 그나마 천안함 침몰로 인한 '웃고 떠들어 댐'의 자제에 동참하고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참으로 눈살 찌푸리게 하는 모습이 보인다.
천안함 침몰 다음날인 지난 27일, 주호영 특임장관은 자신의 지역구인 수성구 개청 30주년 기념 KBS '전국노래자랑' 녹화에 참석해 '대지의 항구'를 불렀다.
주 장관은 노래를 부르기 전, "천안함 침몰사고로 인한 희생이 최소화됐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는 하지만, 그리고 아무리 사회자의 권유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로 상황인식이 안되는가?
어디 이것 뿐이던가?
김동성 충북 단양 군수도 같은 날, 단양역 앞 광장에서 이 지역을 찾은 450여명의 관광객들에게 인사와 함께 태진아의 '잘 살거야'를 불러 눈총을 샀고, 실종 가족들의 애타는 바람속에서 우리 군이 악화된 기상조건을 무릅쓰고 필사적인 수중탐색을 시도하고 있던 31일 저녁, 충북대 운동장에선 수십 발의 폭죽이 하늘에 수를 놓는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이 대학 59대 총학생회의 회장단 출범식을 자축하는 의미로 말이다.
이들 역시 문제가 되자, "행사를 시작할 무렵 실종 승조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묵념도 했다"고 말하고 있다.
비록 '침몰사고로 인한 희생이 최소화됐으면 좋겠다'는 말과 '실종 승조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묵념'이란 행위를 했다지만, 이는 단지 그들의 이해안되는 행태를 변명하려는 가벼운 립서비스요 진정성없는 제스추어일 뿐이었다.
뭐 이해는 한다.
대한민국 전체를 덮고 있는 우울한 잿빛 구름이 이들과 무슨 상관이랴?
이들에게 있어 천안함 침몰로의 슬픔은 딴 나라 이야기일 뿐, 자신의 지역구 챙기기라는 눈도장 찍기로의 保身, 그리고 총학생회의 진군을 축하하는데만 여념이 없는, 학생같지도 않은 者들의 화려한 '밤하늘 수놓기'가 그 무엇보다 중요했을테니 말이다.
백령도 항구에서 목놓아 부르는 실종자 아들들에 대한 애타는 '사자곡(思子曲)'은, 경쾌한 리듬의 '대지의 항구'를 부르는 주호영의 '사자후(獅子吼)'에 묻히고, "살아만 돌아와다오"가 가사의 전부인 피를 토하는 부모의 심정은, 김동성의 '잘 살거야'란 약올리는 흥얼거림에 찢어지고 말았다.
그것도 모자라 적이라 의심되는 물체를 향해 쏜 대포와, 실종자를 구하기 위해 어두운 바다를 비추던 써치라이트를 비웃고, 밤하늘로 화려한 축포를 대신 쏘아올리는 크라이막스까지..
이들의 개념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한승주라는 이가 뒤늦게 나타나 확인사살을 하고 있으니..
『한승주 2022월드컵 유치위원장은,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할 경우 북한에서 경기 개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승주 유치위원장은 1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하면 북한에도 경기를 개최할 수 있는 권리를 줄 계획이다. 이는 한국과 북한의 관계를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밝혔다. 한 위원장은 "한국의 월드컵 유치는 축구 자체의 의미도 있겠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관계를 완화시키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2022년까지 한국과 북한이 어떤 관계가 될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북한에서 경기를 개최하는 것은 북한을 세계의 주류로 끌어들이고, 한국과 북한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요, 미국 대사까지 지냈던 한승주 유치위원장.
도대체 이 무슨 짓인가?
물론 북한의 공격이란 것이 확실히 밝혀진 건 아니라지만, 굳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북한에서의 월드컵 경기를 주억대고, 북한과의 돈독한 관계를 읊조리는가 말이다.
도대체 인간 아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마땅히 가지고 있어야 할, 태생적 개념은 어디다 팔아먹었단 말인가?
비록 이번 사건이 북한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손 치더라도, 이건 아니지 않는가?
2002년 서해 교전으로 우리 젊은이 6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부상을 당했지만, 이에는 아랑곳않고 일본으로 날아가 태연하게 월드컵 결승전을 봤던 김대중만 욕할게 아니다.
8년이 지난 오늘, 이런 상황에서 또한번 월드컵을 들먹이며 개념없는 발언을 해대는 한승주 역시, 이에 못지않다.
월드컵..
물론 지구촌의 축제요, 4강 신화를 이뤘던 우리에게는 특별하고도 관심있는 것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북한의 공격이라 적지않게 의심되는 천안함 침몰로, 온 국민이 비탄과 근심에 싸여있을 때,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하필이면 지금 이런 발언을 하는지, 내 머리로는 당초에 이해가 안된다.
각종 카더라통신을 인용해 아전인수격으로 침몰원인을 떠드는 이들, 이런 국가위기상황을 몰고 올지도 모르는 사건에서 마저, 극단적인 진영논리에 발을 디디고 타인을 비난하는 자들, 어설픈 해명과 속시원한 발표를 미루고 있는 듯보임에 국민에게 믿음을 못주는 정부와 군,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도 "나만 아니면 돼~"를 외치며, 노래가락 흥얼거리고 축포를 쏘아대고 북한과의 돈독한 관계를 설파하는 무개념의 인간들..
우리 제발 이러지는 말자.
"괜히 노래했어. 괜히 불꽃놀이 했어. 괜히 북한에서 축구경기 개최한다고 했어. 나 어떡해~ 나 어떡해~~"
뾰로롱~
"지구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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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스님의 댓글
마르스 작성일
한승주는 이명박대통령 안보자문위원장의 직책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천안함 침몰원인이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차츰 밝혀지고 있는 현실에서
아직도 북한의 정체에 대한 개념이 없다니 한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