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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은 모르겠지만 전문가는 박근혜를 금방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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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4-05-15 22:26 조회8,8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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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인들은 모르겠지만 전문가는 박근혜를 금방 안다


박근혜는 지난 5월 13일,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 내용에 대해 ‘토론’ 형식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한다. 그동안의 회의에서는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장관과 참모들은 받아 적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3시간 정도에 걸쳐 각 장관들이 돌아가면서 숙제를 발표했는데 5∼10분 동안 발표했다고 한다. 대통령은 이를 모두 들었다고 하며 청와대 대변인은 이를 브레인스톰이었다고 소개했다.


              5월13일 했다는 토의식 회의는 발표식 회의이지 브레인스톰이 아니다

일반인들은 여기에서 문제점을 짚어내기 어렵겠지만 전문가인 나는 금방 문제의 심각성을 안다. 첫째, 이는 브레인스톰이 아니다. 장관 각자가 미리 부여 받은 숙제를 간단히 돌아가면서 발표한 것일 뿐, 어떤 문제 하나를 놓고 지혜를 모아가는 과정이 아니었다. 누가 이를 브레인스톰이라 할 수 있는가? 하지만 청와대 참모들은 이를 브레인스톰이라고 해석했다. 한마디로 이 분야에 너무 무식한 것이다.

진정한 토의, 진정한 브레인스톰은 문제를 놓고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의 지혜를 동원해가는 과정이며, 그 성과는 토의기술에 의해 결정된다. 나는 소위 때로부터 대령으로 예편할 때까지 토의를 통해 지휘를 했다. 그러나 토의를 한다고 누구나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다. 토의의 기술과 리더십이 훈련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박근혜는 일생을 토의로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 개인적인 고집으로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 사람이다. ‘일방적인 지시’ 방법을 갑자기 토의 방법으로 그 형식을 바꾸었다 해서 토의의 성과를 낼 수는 없다.


                                            잭-웰치의 토의

GE의 잭-웰치 회장은 WORK OUT이라는 경영용어를 만들어 냈다. 문제가 있으면 모든 관련자들을 문제의 현장으로 불러 그 자리에서 몇 시간이고 토의를 하여 결론을 도출한다. 문제에 대한 연구를 미래로 넘긴다는 것은 용서되지 않았다. 토의는 이런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장관들이 숙제를 해와서 그것들 5분씩 발표했다는 것은 문제를 풀기 위해 지혜를 수렴해가는 과정이 아니다.


                                              지만원식 토의

1985년, 내가 연구소에서 하나의 부서장을 하고 있을 때였다. 미국의 모 대학에서 교수를 하고 있던 서울대 출신 한국인 교수를 연구소로 유치한 적이 있었다. 연구소의 계급은 호봉이었고 새로 유치하는 교수에게도 호봉을 주어야 했다. 너무 높게 주면 기존의 간부들이 불평할 것이고, 너무 낮게 주면 유치학자를 서운하게 할 판이었다. 회의 진행자인 부원장이 8명의 간부를 불러 회의를 했다. 인사과에서 그의 경력을 기계적으로 해석해서 7.2호봉이라는 계급을 산출해냈다. 진행자인 부원장은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서 각 간부의 의견을 말해달라고 했다.

맨 처음에 대답한 사람이 7호봉을 제안했다. 그러자 다음 사람들도 돌아가면서 ‘동감’을 표했다. 필자가 맨 나중에 앉아 있다가 7호봉을 제안한 간부와 동의를 표시한 간부들에게 “왜 7호봉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까” 하고 물었다. 모두가 대답을 못했다. 단지 사사오입을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사사오입을 하자고 간부회의를 소집했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었다. 회의의 형식은 나무랄 데 없는 민주주의 방식이었다. 그러나 그 회의의 질은 그게 아니었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여기 모이신 간부들은 오직 7.2 라는 숫자가 쓰인 종이 한 장 받아 쥐고 있을 뿐입니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토의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논리가 전개되고, 그 논리에 의해 각자는 자기의 마음을 정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정한 후에 각자의 의사결정 결과를 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반론에 대해 사회자는 이렇게 물었다. “그 말씀은 옳은 말씀인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정보가 도출되고 논리가 전개될 것인지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나는 유치 학자를 회의장에 불러 차를 함께 마시자고 했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엄청난 정보였다. 차를 마시면서 각자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았다. 그리고 그를 돌려보냈다. 나는 부원장의 양해를 얻어 칠판으로 나갔다. "자, 유치 학자를 보셨지요. 유치 학자와 견줄 만한 기존 연구원들의 이름을 열거해 보시기 바랍니다."

모두가 자기 휘하에 있는 한두 명씩의 이름을 거명했다. 그 이름들을 칠판에 써놓고 한사람씩 견주어 갔다. 누가 더 높고 낮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들이 도출됐다. 마지막에는 김 박사보다는 높고 이 박사보다는 낮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결국 그는 9호봉으로 결정되었다. 7호봉과 9호봉의 차이는 엄청난 것이었다. 이는 회의진행 방법에 따라 참석자들의 창의력이 유도될 수 있다는 하나의 사례다.

한국의 조직들에서 토의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것은 순전히 진행자의 탓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간부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도 해봤는데 안 되더군요, 일본과는 달리 한국문화에는 맞지 않습니다."

               

                              국가사회 전반에 ‘토의문화’ 깔아야

한국에는 “사공이 열이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북한군에서는 “신기료장수 셋이면 제갈공명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북한 군인들은 자고나면 토의를 한다. 가상 전투 상황을 생각해내는 일, 그런 상황에서 적이 취할 수 있는 방책, 우리가 취해야 할 방책, 이런 걸 토의한다.

토의에서 어떤 결과를 이끌어내느냐는 토의진행자의 리더십에 달려있다. 일본의 경우 ‘가오루이시가와’라는 품질학자가 토요다를 상대로 훈련시켜 주었다. 필자는 소위 때에는 병사들과, 대위 때에는 분대장들과 대령 때에는 석박사들과 늘 토의를 했다. 토의를 통하면 안 되는 게 없다는 것이 필자의 신념이다. 병영에서도 토의를, 공무원사회에서도 토의를 해야 한다. 국정이 썩은 물처럼 고여 있는 것은 토의가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하는 일이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이 “기풍 진작”이다. 문화를 바꾸고 새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케네디는 맥나마라를 등용하여 국방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일으켰다. 죤슨 대통령은 하버드 회계학 교수를 등용하여 “프로젝트 프라임‘을 내걸고 정부회계의 개념과 방법을 선진화시켰다. 레이건 대통령은 미해군대학원 학장이 보스팅을 불러 가치공학(VE) 운동을 확산시켰다, 바람이 부니 공무원사회가 빠르게 움직였다. 미국에서는 국방이 선도하면 모든 정부부처가 따랐다.


2014.5.15.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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