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무엇일까
깊이일까
길이일까
너비일까
아니면 아름다움일까  

길게 살고 싶은 인생은 많지만
깊고 넓게 살고 싶은 인생은 드물다
얼마나 길어야 인생이 긴 것이며
얼마나 깊고 넓어야 인생이 큰 것인가  

부피가 커야 하는가 아름다워야 하는가
나는 내 인생이 아름다워지기를 원한다
무엇이 아름다운가
내 가까운 사람이 아름답다 하면 아름다운 것이다
나로부터 멀리 떨어진 백 사람이 밉다 말해도
내 옆을 지키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나를 아름답다 하면
내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다 

인생은 크기가 아니라 예술이다
전쟁의 영웅 나폴레옹도 예술이었고
맥아더 장군도 예술이었다
하지만 스스로를 예술인이라 내세운 예술가들 중에
나폴레옹과 맥아더 같은 예술인은 없었다 

무엇이 아름다운가
아름다움을 전공으로 하는 예술인들이 아름다운가
그걸 전공으로 하지 않는 전쟁영웅들이 아름다운가
피카소 등의 화가들이 그린 그림이 아름다운가
작곡가들이 창작한 멜로디가 아름다운가
아니면 슈바이처가 남기고 간 피와 고름의 궤적이 아름다운가 

비 내리는 으슥한 밤길을
홀로 걷는 고독한 마음
우수 어린 그 마음이 아름다운가
장맛비 힘차게 쏟아 내리는 그 순간에 마음 빼앗기고
함박눈 하염없이 내리는 그 순간에 정신 잃는 
가녀린 영혼이 아름다운가 

이 세상의 모든 인생
절대자를 향한 사색이 있으면 아름답고
그게 없으면 부나비
절대자의 순수성을 간직하면 아름답고
그걸 잃으면 나락의 인생이 아니던가 
 

2013.10.2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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