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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법정구속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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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08-16 23:38 조회18,1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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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법정구속의 의미


재벌은 그동안 치외법권적 지위를 많이도 누려왔다. 아무리 중한 죄를 졌어도 기본 형량은 5년 징역에  집행유예 3년이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이러한 법관행은 그러지 않아도 인생을 비관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너무 오래 아프게 했다. 모든 인간은 법 앞에 균등하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파괴하는 세력 중의 가장 큰 하나가 바로 재벌이었다.

한국에서는 돈만 있으면 만사가 해결된다. 천민적 자본주의이고 더러운 민주주의였다. 반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가장 앞섰다는 미국은 가진 자에게 더 높은 형량을 부여하고 경제질서를 어지럽힌 경제사범에게 가장 무거운 형량을 부과한다. 자본주의의 핵은 신용이다.

신용질서를 어지럽히는 경제사범을 가장 강력하게 처벌하지 않으면 자본주의가 몰락하고, 돈과 지위가 있는 이른바 ‘가진자’를 상대적으로 가볍게 처벌하면 민주주의 정신이 파괴된다. 이렇게 따져볼 때 우리나라의 법 집행은 솔직히 개판이다. 판사, 검사 모두가 가진자들의 노예가 되어 왔다.

이번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전격적으로 법정구속 됐다. 필자가 알기로는 이는 전례에 없던 단호한 조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승연 회장은 이 나라 법질서에 새로운 역사적 인물로 등재될 것이다. 김승연을 첫 케이스로 이 나라 법질서가 좀 더 업그레이드 되는 것이 아닌가, 한 가닥 희망을 가져 본다.

세상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보나, 필자가 직접 경험해 본 사례를 보나 재벌집, 부잣집 자식들을 보면 대부분, 버릇이 없고, 인간성이 상실돼 있고, 사람을 돈으로 평가하고, 인간적 매너가 빵인 사람들이다. 그래서 재벌과 부자 아들, 딸 들은 결혼상대로는 매우 껄끄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돈과 권력을 따라 결혼하는 부나비 인생들이 참으로 많다. 이런 사람들은 이웃에 자랑하는 멋에 한동안 세상을 살지만 얼마 되지 않아 ‘못말리는 인생’에 속았다며 한탄을 하고 원망을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꽤 있겠지만 필자는 우선 돈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 이런 사람들은 대게 돈-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다.

김승연이 바로 이런 존재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자기의 재산을 불리고, 자식들의 재산을 불리기 위해 수많은 주주들에 수천억원원 단위의 손해를 끼치는 편법을 자행하고도 그 잘못을 법정에 가서까지 인정하거니 뉘우치지 않아 1심 판사가 법정 구속을 명했다고 한다. 그는 2007년에 아들의 복수를 한다며 조폭들을 불러 폭력을 행사한 죄로 감옥살이를 했다.

이처럼 철학과 수양이 없는 재벌들의 자식들은 돈을 가지고 그 돈을 아름답게 쓰지 못해 망신을 당하고 옥살이를 하는 것이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12부는 오늘(8.16) 오전 10시 김승연의 횡령.배임 혐의 등에 징역 4년에 벌금 51억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렇게 구속한 데에는 김승연이 잘못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기 잘못을 부하들에 전가하고, 남에게 끼친 피해에 대해 뉘우치지 않았다는 점이 작용했다고 한다.

이번 법정구속이 재벌들에게 내려진 사상 첫 케이스라고는 하지만 이는 검찰의 구형에 비해 사뭇 낮다. 검찰은 징역 9년과 벌금 1,500억원을 구형했지만 1심 판사는 징역4년에 겨우 51억원의 벌금만 선고한 것이다.

재벌들이 한국경제에 기여한 것은 대단하지만 김승연처럼 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 앞으로 재벌 2-3세들의 버릇없고, 기율 없는 도둑질에는 이보다 더 엄격한 잣대로 처벌해 줄 것을 당부한다. 돈이 있는 사람들이 존경을 받도록 행동해야 이 나라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품위 있게 터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2012.8.16.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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