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부상소(持斧上疏)는 도끼를 지니고 목숨을 걸고 올리는 충성의 글이다. 왕조 시대에는 왕에게 올렸지만, 지금은 주권자인 국민에게 올린다. 국민이 현혹되고 무너지면 나라는 반드시 멸망한다.(필자 주)
요즘처럼 ‘퍼주기’와 ‘현금 살포’가 판치는 시대에, 나라 곳간을 생각하며 씨앗까지 아껴두던 조상의 지혜가 절실히 그립다. “석과불식(碩果不食)”이라 했다. 크고 단단한 씨앗은 먹지도, 팔지도 않는다. 이는 오늘을 위해 내일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생존의 철학이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씨까지 팔아먹는, 희망의 씨앗을 탐욕의 시장에 던져 버리는 어리석음을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씨팔 세상’이 되었다는 한탄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권은 ‘민생회복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국민 1인당 15만 원에서 55만 원을 차등 지급하겠다고 한다. 총액은 무려 31조 8천억 원이며, 그중 쿠폰 운영비만도 550억 원이다. 이 돈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피 같은 세금이며,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빚이다. 한국은행은 이를 위해 21조 원이 넘는 국채를 발행했고, 이로 인해 청년 1인당 채무가 약 45만 원 증가한다.
국가 채무는 이미 1,300조 원을 돌파했고, GDP 대비 채무 비율은 49.1%에 육박한다. 머지않아 50%를 넘어설 것이며, 2028년에는 1,600조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의 길을 걷는 건 아닌지, 늙은 눈에도 걱정이 앞선다.
불교의 ‘안수정등(眼手井藤)’ 우화를 떠올린다. 절벽에서 떨어진 자가 한 줄기 덩굴을 붙잡고 매달려 있는데, 그 덩굴 아래에는 뱀이 입을 벌리고 있고, 위에서는 흰쥐와 검은쥐가 덩굴을 갉아먹는다. 그런 상황에서도 꿀 한 방울을 핥는 데 정신이 팔려 현실을 망각한다면, 그 어리석음이 오늘 우리의 자화상은 아닌가.
맹자도 “生於憂患 死於安樂”(생어우환 사어안락), 즉 근심 속에서 살아나고, 안락함 속에서 죽는다고 했다. 대한민국은 배부르고 등 따뜻해진 지금, 세금을 나눠 먹자는 한탕주의에 빠져 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포퓰리즘은 국민을 바보로 만들고, 결국 국가를 파산으로 이끈다.
여기서 필자는 고향 제주에서 들려오는 삶의 지혜, ‘조냥정신’을 떠올린다. 조냥정신이란, 아무리 배가 고파도 씨앗 종자만은 절대 먹지 않고 남겨 두어야 한다는 생활 철학이다. 바람과 돌과 가난 속에서도 제주 사람들은 내일을 위해 오늘의 욕망을 절제했다. 그런데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떤가. 씨를 먹어 치우고, 도리어 잘했다고 박수를 친다. 이는 조냥정신을 버린 것이요, 국민 스스로 국가 경제를 망치는 길에 올라탄 것이다.
이 정권은 국고를 마치 개인 쌈짓돈처럼 여기며, 전과 4범 대통령, 전과 5범 국무총리, 댓글 조작으로 실형을 받은 김경수까지 장관급에 기용했다. 도대체 어떤 윤리 기준으로 국정을 운영하는가? “씨까지 팔아먹는 놈들=씨팔놈들”이라는 통탄이 어찌 지나친 말이겠는가.
하지만 이대로 한탄만 할 수는 없다. 자유시장수호 의병으로서 국민께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한다.
어차피 받게 될 그 돈, 아무 의미 없이 흩어지는 소비에 쓰지 말고, 미래를 위한 씨앗으로 써보시라. 감동과 통찰이 담긴 한 권의 책을 통해, 이 나라가 어디로 가야 할지를 되새기는 기회를 가지시라.
바로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나』(나라걱정시민모임 편저 | 광진문화사, 2024년 7월 30일 출간)를 권하고 싶다(사진 참조). 부제는 “나를 현명하게 · 이념 알기 · 경제 알기”이다. 이 책은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국민 교양서로, 현금 쿠폰 한 장의 값으로 국민 각성을 도울 수 있는 지식의 씨앗이 된다.

지인과 가족에게 이 책을 선물하자. 그렇게라도 후손에게 “나는 씨를 지키려 했노라”는 증표를 남기자.
진정한 민생 회복은 쿠폰이 아니라, 생산적인 투자와 성장 동력 확보에서 시작된다. 퍼주기로는 국가는 살아날 수 없고, 노동 개혁·교육 개혁·규제 혁신·R&D 투자 확대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열차가 망국행 열차인지, 번영행 열차인지, 그것은 결국 국민이 선택하는 것이다. 그 첫걸음은 정신의 각성, 책임 있는 소비, 지혜로운 독서에서 시작된다.
국민이여, 씨를 먹지 말고 지식을 심자.
그것이 이 나라를 살리는 최소한의 애국이고, 후손에게 책임을 다하는 행동임을 깨닫기를 간절히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