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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열심히 하는 카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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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알토란 작성일11-04-12 01:37 조회2,1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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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는 내로라 하는 국내의 수재들이 모인 곳.

그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공간이다.

 

근데 열심히 하는 자는

즐겁게 하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즐긴다'라는 말이 수업시간에 교수가 농담을 잘한다던가,

여학생들의 치마가 짧다던가 그런 게 아니다.

 

공부 그 자체에 열정을 가지고 부닥뜨릴 환경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카이스트의 문제는 그네 학생들을 피말리는 경쟁의 장, 생존전쟁의 장으로 몰아넣으면서

그에 부합하는 열정을 주지 못한 데 있다.


 

'꽃들에게 희망을'을 읽다 보면 애벌래들이 서로를 짓밟고 올라 거대한 탑을 만드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몸부림을 치며서로를 떨어뜨리며 올라가 봤자 나비는 될 수가 없는 법이다.

 

영어 강의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영어로 강의하는 자체만으로 강의의 퀄리티가 올라가는가?

수학이 영어로 강의하는 것이 더 낫다고? 그럼 일본어는 왜 영어로 강의하는가?

거기엔 대체 어떤 고민이 있는가.

버벅거리는 교수의 영어에 무슨 얘기인지 도통 알아먹지 못하고

결국 혼자서 다 공부하며 울분을 토한다는 한 카이스트 학생의 이야기는

이 학교가 겉치레를 위해 속을 썩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죽을 만큼 공부해야 살아남는 대학들 많다. 미국의 아이비, 프랑스의 유명 대학들

졸업하기 어렵다는 그 대학들에 가 보면 창조적인 지성이 숨쉬는 소리가 들린다.

그 학생들 역시 공부의 양에 괴로워하고 밤을 새워가며 책을 읽지만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교육 자체에 반대하는 사람은 드물다.

카이스트는 숨쉬는 소리가 아니라 숨막히는 소리이다. 살기 위한 아우성이다.

 

"학교는 대외적으로는 개성있고 창의적인 인재육성을 표방하면서 (중략) 우리를 컨베이어 벨트 위에 줄 세워놓고 네모난 틀에 억지로 몸을 끼워맞추도록 강요한다. 숫자 몇개가 사람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유일하고 절대적인 잣대가 됐고 우리는 진리를 찾아 듣고 싶은 강의를 선택하기보다는 그저 학점 잘주는 강의를 찾고 있다" "진리의 전당은 이제 여기에 없다"고 지적했다. (카이스트 대자보에 올라온 글)

 

겉치레뿐인 '개혁'을 통한 말장난은 그만하자. 중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학생이 왜 '기초 중국어' 강좌를 찾아 들으며 학점 챙기기에 연연하나. 그게 그 사람 삶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왜 우린 그런 학생을 만들어내며 '무한경쟁시대'를 운운하나. 카이스트는 제대로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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