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과 합병증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늙다리 김정일이 올해 26살 난 막내아들 김정은에게 통치권을 넘겨주려고 발악하고 있다."
"무능한 철부지에게 더는 나라와 인민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
3대 세습을 현실화시키고 있는 김정일 일가(一家)를 비난하는 내용의 인쇄물과 소책자, DVD가 최근 북한에 무더기로 뿌려져 당국이 발칵 뒤집혔다. 이 소책자와 인쇄물, DVD가 한국의 대북전문매체에 입수됐다.
22일 대북전문매체 데일리NK는 지난해 6월 양강도 혜산시 장마당과 아파트 현관, DVD 판매점 등에 뿌려진 '김정일·김정은 바로알기'라는 2권의 소책자와 '김씨 일가의 3대 독재세습은 망국의 길이다'라는 삐라, 영화 중간에 남한의 발전상 등을 담은 DVD를 단독 입수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이달 초순 평성 역전에 '3대 세습'을 비난하는 내용의 삐라와 '김일성-김정일 바로알기'라는 책자 60여 권이 뿌려져 소란스럽다" 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당대표자회에서 3대 세습이 공식화된 이후 북한 내부에선 이 같은 전단과 소책자 살포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국가보위부 보위원들과 안전부 보안원들이 각 인민반 반장들을 모아놓고 삐라와 책자를 본 사람들에게 신고를 권하는 회의를 열고 주민 사상교양을 강화하고 있다" 라고 전했다. 그러나 살포 장면을 본 목격자가 나타나지 않아 수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평성시엔 합동수사본부가 꾸려졌지만 수거된 책자는 극소수라고 한다. 소식통은 "호기심에 책자와 삐라를 본 사람들은 처벌이 두려워 책자를 감추고 있다"고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선 이런 선전물이 장마당 등 주민이 많이 모이는 곳에 자주 뿌려지고 있다. 오죽하면 이를 전담하는 타격대와 폭동 진압조가 활동하고 있을 정도다. 당국은 이같은 반체제 내용의 소책자나 인쇄물들이 중국에서 들어오는 것으로 보고 국경 경비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 책자와 인쇄물을 검토한 정보 당국 관계자는 "국내 민간단체들이 풍선에 매달아 뿌리는 대북전단이나 DVD 등과는 다른 경로로 북한에 반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DVD 등을 입수해 국내에 보낸 북한 내부 정보원은 "지난해 혜산시에 상당량이 뿌려져 보관하고 있던 것을 감시가 좀 누그러져 보내게 됐다"라고 말했다.
'새사회 건설 중앙위원회' 명의로 뿌려진 A4크기의 인쇄물에는 3대 세습을 격렬하게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문구 하나하나 노골적인 비판이 가득하다.
"김정일의 65년간 철권 무능통치로 이 나라가 인간생지옥으로 황폐화된 것만해도 원통한데 또다시 철부지 김정은에게까지 감투를 씌워 3대 왕족세습을 실현하기 위해 책동하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경력도 없는 김정은은 김경희, 장성택, 최룡해 등 몇몇 측근을 통해 이 나라를 통치하려 한다" "인민들이여! 무능한 철부지에게 더는 나라와 인민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 3대 왕족세습을 반대하는 애국적 투쟁에 떨쳐나서자" 등이다.
총107페이지 분량의 가로 7cm, 세로 10cm 소책자엔 김정일의 가계와 그의 여인들과 측근들이 사진과 함께 소개돼 있다. 김정일이 북한에선 1942년에 백두산 밀영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1941년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태어났다는 설, 사치스런 생활, 여성편력 등 북한에서 소개되지 않는 내용도 상세히 다루고 있다.
김정은을 다룬 소책자엔 그의 가계와 김옥·김경희·장성택, 스위스 공립학교 유학시절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실려 있고 '김정은의 후계구도 전망' '김정은이 후계자가 될 수 없는 이유'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DVD를 시청하면 '마린보이'라는 국산영화가 나오다 중간부분에 평창스키장에서 스키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스키장 야경 등을 담은 영상이 소개된다. 지난해 살포된 이 DVD에는 한국영화 '크로싱' '마린보이', 미국영화 '람보' 등이 녹화돼 있어 일부 주민들은 이를 서로 교환하며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일각에선 뿌려진 삐라가 '새사회 건설 중앙위원회'라는 명의로 돼 있어 주민들 사이에 '북한에도 김정일을 반대하는 조직이 비밀리에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한다고 한다.
소식통은 "장마당 사람들 속에서는 김정일의 처가 몇 명이고 자식은 누구고, 이름은 무엇이다는 식으로 말들이 오고갔다"며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속고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탈북한 양세일(31·남) 씨는 "그때 장마당에서 소문이 대단했다. 파란 뚜껑의 책자 때문에 우리도 엄청 불려 다녔다"며 "배부를 때나 하는 짓(신고)이지 누가 신고를 하겠는가. 오히려 신고하는 사람을 더 이상한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검열성원들은 사건명을 '루브'라고 부르면서 소책자 등을 보거나 습득한 사람들에게 자수를 권했다. 단속 당시 검열성원들은 주민들을 모아 놓고도 김일성·김정일의 숨겨진 과거가 담긴 책자라고 말하면 그 자체가 선전이기에 '파란뚜껑으로 돼있는 책자'라고만 이야기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김진희 기자
+++++++만사 사필귀정이라 하지 않았던가요....! 주민들은 처벌, 고문이 무서워
삐라, 남한영상 DVD를 반납하고 자수하라 해도, 살포를 목격한 사람은 목격자를 신고하라 해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하니 대인민 거짓말 사기집단의 말로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군요.
되려, 주민들은 그를 신고하는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한다 하니 어쩌면 이렇게 북한 주민들이 어여쁜지...
"우리가 속고 살았다"는 북한 주민분들의 영리한 의식들이 한겨울 감기 전염되듯 널리널리 확산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