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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는 선택자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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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재학 작성일11-02-16 07:25 조회1,8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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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는 선택자가 될 수 없다

(Beggars can't be choosers)


아프리카 17개국이 올해로 독립 50주년을 맞는다. 서구열강의 지배에서 벗어나 자주독립을 맞은 지 무려 50년이 지나갔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 이 모여 있다. 50년 동안 수많은 원조가 이루어졌으나, 여전히 거지 나라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실존철학의 선구자 키에르케고르는 성서와 종교에 반하는 말을 남겼다. ‘거지를 도와주지 말라.’ 거지를 도와주게 된다면, 거지는 계속 거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거지를 도와주게 되면 거지는 그 도움을 바탕으로 다시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 계속 도움에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며, 그리하여 무기력은 계속 심화되고 거지는 결국 거지로 생을 마감한다는 것이 키에르케고르의 생각이었다.


아프리카는 바로 키에르케고르가 염려하던 거지들의 생태를 그대로 보여준 나라들이었다. 남에게 의존하려는 사람들과 그로 인하여 남의 도움 속에 안주하려는 무기력한 인간들이 사는 곳. 그것은 역설적이게도 돕는다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되어 버린 경우의 예가 되었다.


그런 아프리카를 보면서, 세계 절대 빈국 중의 하나인 북한을 생각해 본다. 5000㎞를 날아가는 장거리 미사일을 만들 줄 아는 나라, 핵실험까지 하는 나라가 아프리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굶어죽는다는, 굶어죽는 군사강국이라는 이율배반이 존재하는 곳이 북한이다.


그 북한에 우리는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 한해 쌀만 40만 톤씩 무려 10년을 보내주었다. 10조에 가까운 돈이 들어갔고, 식량만큼이나 비료도 보내주었다. 그러나 북한은 그걸 밑천으로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나라가 아니었다. 가난은 여전하고, 손 내미는 것은 더욱 빈번해졌다. 남아공 월드컵 선수단 의복과 신발, 심지어 따라가는 기자들 먹고 자는 경비까지 달라고 하였다.


키에르케고르의 실존철학은 현실에 대한 냉정한 비판적 안목에서 출발한다. 그 키에르케고르의 시각에서 북한을 본다면, 역시 도와줘서는 안 되는 거지라고 할 것이다. 내일에 대한 꿈이 없는, 가난한 오늘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한 거지에게 주는 도움은 그 거지를 영원한 거지로 고착시키는 일일 것이다.


그러므로 키에르케고르는 거지를 두 번 죽이지 말라고 하였다. 우리가 북한을 도와주는 것도 결국 북한을 영원한 거지국가로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행위는 그 자체가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것이지만, 인간의 몸과 영혼까지 둘 다 거지로 만드는 짓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어쩌다 실패해서 일시적으로 몸은 거지가 되었을지라도 다시 일어서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지닌 자의 영혼은 거지가 아니다. 그러나 도움을 받다가 거지로서 사는 것이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 자는 영혼마저 거지가 되고 만다.


그동안은 북한도 남한에서 지원 받고 사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지원이 끊기자, 북한은 눈이 뒤집힐 지경이었을 것이다. 그 후 몇 번의 협박마저도 씨가 먹히지 않자, 천안함 폭침부터 연평도 포격사건까지 일으켰으나, 고립은 심화되고 사태는 더욱 악화되었을 뿐이다. 이제서야 외국 자본 투자유치를 계획하는 둥 자구책을 강구하는 중이라 하지만, 중국에 자원과 영토를 빼앗기고 있는 중이라 한다.


지난 좌파 정권, 김대중과 노무현은 북한을 영혼마저 거지로 만든 자들이다. 그리고 북한 지원을 계속 주장하고 있는 박지원을 비롯한 민노, 민주당은 북한을 영원한 거지로 만들고자 하는 죄인들이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을 거지의 미망에서 깨우쳐 준 은인(恩人)일 것이다.


- 자, 이제 자립해 보라. 얻어먹지만 말고 이제는 스스로 해외 자본을 끌어 모으고, 경제 개혁을 해보라. 누구의 도움 없이도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다. -

그러므로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을 진정으로 살리고자 하는 좋은 스승이라 할 것이다.


2011년 2월 16일 69회 생일을 맞은 김정일은 다음 말을 귀담아 새겨들어야 한다.

Beggars can't be choosers. (거지는 선택자가 될 수 없다.)

얻어먹는 거지는 입맛대로 골라서 먹을 수 없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주면 주는 대로, 돼지먹이를 준다 할지라도 먹어야 한다.


과거 우리도 일본인에게 그런 치욕을 당했다. 한일협정 당시 배상금 조로 일본은 우리에게 몇 톤이나 되는 큰 트럭도 보냈다. 그때 우리나라 도로 사정은 그런 큰 트럭이 다닐 수 없을 때였다. 일본도 그런 사정을 뻔히 아는 터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트럭을 보냈다. 지독한 아유였을 것이다. ‘어디 한번 써 보아라. 흐흐흐’ 비웃음 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자, 북한 김정일도 이런 치욕을 안다면, 더 이상 우리에게 손을 벌리지 말아야 한다, 비싼 캐비어 대신 그 돈으로 값싼 옥수수라도 많이 수입해서 북한 동포들을 먹여야 한다. 자기 밥상 캐비어는 그대로 있고, 우리에게 쌀 달라는 소리는 하지 말아야 한다. 비록 거지일지라도 자존심 있는 거지, 품위 있는 거지가 되어야한다. 아리스팁포스는 이렇게 말하였다.

“거지에게 부족한 것은 돈이지만, 교양 없는 자에게 부족한 것은 인간성이다.


온 세계에 식량 구걸에 나선 김정일에게 마지막 충고를 한다. 먹을 것 돈 안 준다고 여차하면 대포 쏘고, 총부리 겨누는 짓은 마치 거지, 그것도 교양 없는 거지가 부리는 난동이라 할 것이니, 부디 인간성을 회복하고 세상을 떠남이 어떠한가.



정재학

(IPF국제언론인포럼 편집위원, 시인정신작가회 회장, 데일리안 편집위원, 인사이드 월드 논설위원, 전남자유교조 고문, 자유지성300인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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