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한국수사학회 주최로 제2차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는 특별히 저명한 수사학자인 미국 오리건대의 데이비드 프랭크 교수가 초청됐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협상 등 국제분쟁 협상장의 토론 및 논쟁의 역할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그런 그가 최근 꽤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박우수(한국외국어대 영어대 부학장) 교수와 함께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정치고문을 지낸 미국인 로버트 올리버 박사(2000년 작고)의 저작 및 관련 자료를 샅샅이 파헤쳐 분석하고 있다는 것. 곧 이 연구를 바탕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저서를 낼 계획이라고 한다. 국제학술대회가 열리기 이틀 전 그를 미리 만나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에는 공동연구자인 박 교수가 배석해 통역을 도왔다.
━ 올리버 박사의 저작을 연구하게 된 사연은?
“(프랭크 교수가 재직 중인 오리건대 소재지인) 오리건 주 출신인 그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정치고문으로 활약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큰 관심을 가졌다. 또 한국인이 생각하는 한국의 역사와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의 역사는 다를 것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갖고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나는 올리버 박사가 한국의 건국신화를 창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건국 이후 냉전시대에 한국을 미국에 소개하고, 미국의 대중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심는 데 기여한 주역이 올리버 박사다.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과 미국, 양 국민이 한국 현대사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기를 바란다.”
올리버 박사는 도미해 독립운동을 하던 이 전 대통령을 1942년에 만났다. 이후 일본 식민지배의 잔학상을 폭로하고, 현지 언론을 통해 한국의 독립을 주장했다. 광복 후에는 이 전 대통령의 외교담당(구미위원부) 정치고문으로서 서방과 외교관계 구축에 깊이 관여했다. 특히 우리 정부의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는 데 애썼다. 한마디로 그는 신생국 한국의 ‘대서방 메신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