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새해 들어 연이은 남북대화제의를 해오고 있지만 우리 정부입장에서 이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우선 북한의 진정성이 담겨 있느냐의 문제다.
북한은 지난 1일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남북대화를 제의한데 이어, 5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ㆍ정당ㆍ단체 연합성명'을 발표하면서 남북대화를 제의했고, 8일에는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무조건적인 남북대화를 제의하며 적십자회담, 금강산관광재개회담, 개성공업지구회담을 1월말~2월 상순 개성에서 개최하자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북한의 제의는 전화통지문 등을 통한 정식 회담제의가 아니고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이고, 의제 내용이나 회담 장소 등도 자기들이 일방적으로 정해놓고 회담개최조건은 '무조건', 개최일시도 '이른 시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은 대화를 진정하겠다는 것인지 의심스럽게 한다.
더구나 남북대화가 중단되었던 것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문을 닫아버렸기 때문인데 이제 와서 자기네들이 선심쓰듯 대화를 제의한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이처럼 다급하게 남북대화를 제의하고 나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즉 우리에게서 쌀, 비료 등 경제지원도 얻어내고 외화벌이 수단인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북한으로서는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입장에 압박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전방위 대화공세를 펴고 우리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그 책임을 우리 정부에 떠넘기겠다는 속셈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3차 핵실험을 위한 시간끌기용이나 핵 보유를 위한 고도의 전략일 수도 있다.

이 가운데 북한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북한이 우리와 대화를 하겠다고 한다면 먼저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에 대한 해명과 사과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지금까지 북한의 대화제의에는 항상 숨은 가시가 있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북한의 더러운 음모나 술수에 말려들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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