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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문 No. 5500… 어느 초등 교사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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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비역2 작성일10-12-23 23:29 조회2,086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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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칼럼> 공문 No. 5500… 어느 초등 교사의 하루

오전 08시 30분. 교사의 시계는 잠시의 빈틈도 없이, 쉼 없이 돌아간다. 우선 담임을 맡은 반의 학생이 모두 등교했는지를 확인하고 일기장과 숙제를 검사한다. 한 학생이 결석이다. 무슨 일이 있는 지 집으로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묻는다. 늦잠을 자서 미처 학교버스를 타지 못했다면 친절(?)하게도 자신의 승용차로 아이를 데리러 간다. 그리고 이어지는 학과 수업, 방과 후 지도, 하교지도. 정신없이 하루가 가고 퇴근시간이 된다. 

본교는 면소재지의 5학급 전교생 36명인 소규모 학교다. 과거에는 학생 수가 2000명이나 돼 오전 오후로 나누어 공부를 하기도 했던 학교였으나, 이젠 이농현상과 출산율 저조로 금학년도에는 1학년 입학생이 단 1명에 불과했다. 문제는 교육은 단 한명이 있든, 한 학급에 30명이 있든, 할 일은 똑같이 해야 한다는 데 있다. 읍내 학교나 시내 학교처럼 교원의 수가 많으면 그 일을 여러 교사가 나누어 추진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소규모 학교에서는 한 교사가 10여 가지 이상의 일을 맡아 처리할 수밖에 없다. 

교사의 본분은 학습지도와 인성교육에 있다는 것에 이론의 여지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상위 기관과 지자체에서 오는 공문의 접수번호가 12월 초 5500여건을 돌파했다. 교재연구와 학습지도에 투자해야 할 교사의 일과가 공문응신과 각종 서류 및 행사 계획을 수립하는데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과부도 교육청도 교원의 업무경감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지만 현장에서는 눈에 띄게, 몸으로 체감할 수 없다. 아니 오히려 잡무 경감 방안을 세우느라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실정이다. 이에 본교에서는 대안을 찾고자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았다.

첫째는 행정실에서 더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듀파인이 도입되면서 교사가 모든 사안을 입안, 진행하고 결재를 얻어 업무처리를 해야 한다. 행정실에서는 금전만 지출하니 교사의 업무를 줄이기 위한 시스템이 아니라 가중 시키고 있는 셈이다. 담당교사가 필요 사양을 행정실에 요구하면, 행정실에서 주문‧공급해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둘째는 청년일자리 창출차원에서 배치되는 비정규직 인력 문제다. 방과학교 학부모 코디네이터, 전산보조, 교무보조, 과학보조 인턴교사 등을 채용하면 그들의 인력 관리 또한 교사의 업무가 된다. 정규직이 아니어서 책임이 없으므로 비중 있는 업무를 줄 수도 없다. 따라서 채용 시 전문성 고려는 물론 그분들에게도 일정 업무를 부과해 직장의 일원으로서 소속감도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 교사는 인력 관리가 아니라 학생 교육을 위해 교실로 돌려 보내야 마땅하지 않은가. 

셋째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교수-학습지도, 생활지도 이외의 불필요한 업무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과 실적위주 행사가 많다는 점이다. 전교생 95%이상이 학교버스를 이용해 등하교하고 있는 학교에서 굳이 교문 앞 교통지도를 해야 하는가? 그리고 30여명의 학생을 인솔해, 차가 질주하는 도로에 나가, 학교폭력을 줄이자는 캠페인을 하고 사진으로 담아 실적을 보고해야 하는가? 이밖에도 지방자치 단체에서 실시하는 각종행사 및 축제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교사들의 잦은 출장도 교사와 학생 간 만남의 시간을 줄이는 한 요인이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은 교육적이어야 한다. 상위 기관의 체면을 위해, 축제의 성황을 위해, 아이들을 동원하는 행사성 대회는 축소되거나 폐지되어야 한다. 교사들의 바람은 하나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학교에 온 것이지 공문 응신하러 온 것은 아니다”라는….
김재룡  
충북 보은 회인초 교사

댓글목록

금강야차님의 댓글

금강야차 작성일

학창시절 짝꿍이 있었지요.
나중에 서울대를 가더군요...
그런데 그 친구가 시도 때도 없이 학교 선생님들 욕을 하더군요.
그런데 어느날 그 친구의 생활기록부를 우연히 보게되었는데 아버지 직업이 '교사'이더군요.
제가 "야 너는 너희 아부지가 선생님인데 학교 선생님들 욕하고 그러면 되나?"
그러자..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못가르치잖아."
제가 "왜 못가르치는데?" 라고 묻자..
"(학교선생님들은) 잡무가 너무 많아서 교재 연구할 시간이 없다더라~!"    -끝-

블루님의 댓글

블루 작성일

교육 백년대계를 위해선 안된 얘기지만
틈 날적마다
학생들에게 많이 맞아야 합니다 ....... 전교조 교육감과 교사들

inf247661님의 댓글

inf247661 작성일

솔직히 말해서 그런 些小(사소)한 일은 '행정'이라고도 할 수 없을 정도인 가배얍은 일이라고 저는 여깁니다. '계획'을 입안하고, '연구'를 보고하며, '교범'을 수정.보완하며, 실무부대에서 닳고 닳은 장교들을 교육시키고, 非 秘密 平文들의 처리보다 약 10배 이상  소요되는 秘密文書들을 처리하는 군부의 학교부대 교관들에 대조.비교한다면요. ,,. 솔직히 그런 건 잡다한 일에 불과한 것 아닙니까? ,,.

하기야, 초임 교사들은 능숙한 서무.행정  업무에 임하게되면 좀 당황스헙고 경험 부족등으로 많이 애를 먹을 수 없지 않겠죠. 자기의 업무 보고 결과는 타 학교에서 제출한 것과 상대적으로 대비되어져 평가받는다는 심적 부담이 들기도 하여 자기 직속 상관인 교감.교장에게 ,,.

또 고론 걸 노리고 예하 학교 일선 교사들을 주눅들게하려는, 그리하여 장악하려는 불건전한 '싸이코 패드'같은 놈들이 교육계라고 없겠읍니까? ,,. 일종의 부조리라면 부조리겠죠. 자기도 잘 못하거나 모르면서도,,.


하여간! 좀 고달프더라도, 꾸준히 환경에 익숙하여져서 일반 행정 업무에도 능숙하고, 본연의 순수한 고유 업무인 학과 교수 진행 업무에도 능수능란하게 되어지도록 참고 견듸어, 고참이되시기를 바랍니다.

군부도 마찬가집니다. 전방에서 기성부대에는 능숙하더라도, 학교부대에 와서 비교적 협소한 교관 업무를 하다보면 고유의 업무와는 많이 차이가 나서 일시 곤혹을 치루는 장교들을 전 많이 보아왔는데, 시간 지나면, 적성도 있겠지만 거의 능숙해집니다.

문제는 잡다한 일들을 일부로 과제로 부여하여 은근히 고랑텡이.공탕을 멕이려는 웃자리도 있다는 겁니다. ,,. 그러면서 서로 싸우고 경쟁을 붙이는 겁니다. 以夷  制夷(이이 제이)! ^*^
이런 환경에서 이기시기를 바랍니다. 그러자면 엄청난 energy 를 소모해야만 할 것이겠죠. ,,.
웃자리들이 잘하는 짓이라는 게 아니라, 그만큼 공직은 좀 고달프다는 거요. 이젠 우리 나라 공직자들도 확 바뀌어져야만 하는데 그러자면 '지 만원' 대령님같으신 분이 제자리에 앉으셔서 뭔가를 제대로 발휘.보여주시는 상황이 도래토록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要 努力! /// 餘 不備 禮, 悤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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