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사막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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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케이 작성일10-12-07 09:30 조회2,060회 댓글4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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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이라 하니 이제 겨울 깊숙이 들어온 실감이 납니다.
눈은 안왔지만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방송마다 서울의 기온이 무려 영하 4.2도라면서 옷을 두텁게 입으라고 하데요. 몰랐는데 그 이야길 들으니 더 춥습니다.
그 소식 끝에 어제 전국 29개 지역에서 사격훈련을 재개하려다가 기상 악화 탓에 일기 좋은 몇 군데서만 하고 나머지 지역에선 훈련을 시작도 못했다는 뉴스가 나오네요.
물론 사격장비의 기계적이거나 혹은 운용의 기술적인 개요나 사격훈련의 난이도 등에 대해서 저는 잘 모르지만 문득 옛날에 어떤 기억이 생각났습니다.
제가 제대한 부대에는 조금 특이한 장병들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은 날씨가 굳거나 혹서, 혹한에 주로 훈련을 합니다.
왜냐고 물으니 그때가 전력적인 요충지에 다른 부대의 군인들이 없어서 훈련장도 한가하고 하고픈 훈련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한번은 훈련나가는 장병들이 수통도 안가져가고 단독군장도 없이 가기에 수통은 안가져가냐고 물으니 “여기가 사막인가요? 대한민국에 어디가도 다 물이 있는데 목말라죽겠습니까? 갈증 참는 것도 훈련이죠.”라고 대답했습니다.
대한민국 군대는 영하 5도 아래로 내려가면 훈련을 중단한답니다.
물론 여름엔 영상 28도 이상 올라가도 훈련을 중단합니다. 이유는 훈련하기에 너무 춥고 또 너무 덥다는 것이죠.
하지만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가는 알라스카에서도 미군은 훈련을 하고, 영상 40도가 넘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에서 전투도 합니다.
중학교 2학년인 저의 큰아들은 영하 5도 아래인데도 지난 겨울 강화도에 해병대체험훈련 다녀오고,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아들은 영상 30도가 넘은 지난 여름 폭염에 성지순례행군하던데 군인들의 훈련이 보이스카웃이나 초중학생 여름, 겨울 캠프보다 못해서야 나라를 어찌 지키겠습니까?
차라리 휴전선도 세콤이나 KT텔레캅이 지키는 것이 더 안전하고 확실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에서 꽃피는 춘삼월이나 천고마비의 계절에 손 없는 길일을 날로 잡아 완벽한 조건에서만 훈련한다면 어찌 강군이 되겠습니까?
훈련을 실전처럼이란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분명 김연아선수도 2만번을 넘어지고, 평발의 박지성선수도 불이 부르트고 발가락이 부러지는 피나고 눈물겨운 훈련 끝에 정상의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정상을 지키기 위해 더 큰 고통을 인내합니다.
감독 지시 안따르고 훈련장을 몰래 나와 술마시고 외박하던 선수들 중에 훌륭한 선수 하나도 못봤습니다. 연평도 포격맞던 날도 서울의 군지휘관들 회식했다지요?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조건에 완벽한 지원이 확보된 다음에 모두들 다 선호하는 시간과 장소에서만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간다면 그건 도전이라고 보기도 힘들고 또한 누구나가 힘들이지 않고 참여하려는 레드오션일 뿐입니다.
조금 춥더라도 움츠리지말고 우리 가슴을 쫙쫙 펴봅시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커피님의 댓글
커피 작성일
제가 사는 이곳은 아침 6시 30분 입니다. 에이케이님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오늘 하루 활기차게 시작해 보겠습니다.
청곡huhshine님의 댓글
청곡huhshine 작성일옳으신 말씀 입니다 ^^
심심도사님의 댓글
심심도사 작성일오늘은 에이케이님게 올인 하겠습니다!!!
새벽달님의 댓글
새벽달 작성일
세월이 좋아진건지 망조가 들었는지.....
예전에 영하 26도일때 혹한기 훈련도 했는데....
영하 16도일때는 물속에까지 들어가서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