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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6.2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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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찬수 작성일10-12-04 20:38 조회1,940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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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최의준 선생

3.1 대한독립 만세사건이 있었던 그해 1919년 9월 2일 일본의 사이토(齎藤實)가 3대 총독으로 서울에 부임할 때 서울역에서 폭탄을 던져 사이토를 저격하는 대 사건이 있었다. 이를 주도한 분이 당시 65세인 강우규(姜宇奎) 선생이었는데 선생과 함께 비밀리에 거사를 준비한 분 중 지학(志壑) 최자남(崔子南) 의사란 분이 있었다. 무궁이 어머니가 바로 최자남 선생의 며느리다. 당시 최자남 선생은 강우규 선생의 모든 거사자금 담당이었고 투척할 폭탄까지 모두 비밀리에 준비했다.

선생은 당시 원산에서 여관업을 크게 해서 재력이 있었는데 그 재력을 조국 독립운동에 몽땅 바쳤다고 한다. 그리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양 생업에만 열심히 종사하는 조용한 모습이었다. 아무도 지학 열사가 조국을 위해 어마어마한 일을 하는 줄 몰랐던 것이다.

비밀리에 준비한 폭탄을 선생이 거주하는 원산(元山) 자택 천장에 숨겨놓고 강우규 의사와 함께 상경하여 9월 2일 당일에는 거사 일행들과 서울역 현장에서 강우규 의사의 투척을 목격하고 원산으로 피신했다. 그러나 곧 체포되고 징역 3년으로 확정 판결되어 서대문 감옥, 함흥 감옥을 전전하며 옥살이를 하다가 출옥 후 요시찰인으로 온갖 고초를 겪었다. 1928년경 협성학교 이사로 육영사업을 하였으며 옥고의 후유증으로 1933년 병사한 분이다.

거사 이후 지학 선생의 형량이 낮은 이유는 강우규 선생이 폭탄 준비 등 모든 것이 단독 범행이라고 우기고 끝까지 다른 분들을 두둔하였기 때문이라 하였다. 그리고 강우규 선생은,

“젊은 당신들은 앞으로 할 일이 많기에 이번 일은 늙은 내가 앞장서는 것뿐이고, 이후로 잡히더라도 왜놈들에게 함구할 터이니 당신들은 앞으로 나라 독립을 위하여 더 큰 일을 많이 하라”

고 하였다 한다. 참으로 감동스런 말씀이었다. 무궁의 아버지는 지학 최자남 열사의 맏아들인 최의준(崔義駿) 선생이다. 연세가 나의 아버지보다 10년 정도 위였다.

1947년 38선 이북에서 김일성 우상화가 한창 진행될 때 이에 못 견딘 내 친구 가족은 함경남도 안변에서 아버지를 따라 강원도 장성탄광 마을로 이사를 내려왔다. 어린 나였지만 나는 아버지와 최의준 선생을 통하여 일본의 모든 것을 그 때에 상세히도 알았다.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피눈물 나는 민족의 애환에 대하여 그때부터 눈이 떠졌다. 이때부터 아버지가 틈만 나면 구해오는 책 중 독립혈사, 항일운동가 등 우리나라 독립을 위하여 일본에 항거한 독립운동 기록에 관한 책을 많이도 읽었다.

최의준 선생은 참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분이었다. 선생은 후생주택 25호에 살았다. 키가 크고 체격이 아주 거대하고 특히 배가 많이 나왔는데 이웃에 마실을 갈 때는 파자마 바람에 오갈 때 가 많았고 주로 우리 집에서 아버지와 담소를 많이 나누었다. 우리 집에 올 때는 뚱뚱한 배 앞 허리께까지 파자마에 각종 신문을 무협지에 나오는 짧은 칼을 허리둘레에 꽂듯이 빙 둘러 꽂고 왔는데 의준선생의 아버지와 함께 안변 원산 등지에서 조선일보 지국장을 할 때의 사실을 신나게 언성을 높이며 말하곤 하였다.

양팔 소매를 걷어붙이고 일본 놈들이나 그들의 앞잡이들을 혼내던 무용담을 하는데 당시의 그놈들에게 삿대질을 하던 것처럼 방바닥에 앉아서 원고를 쓰는 아버지 턱을 향하여 삿대질을 하였다. 자칫하면 얼굴을 맞을 것 같은 아버지가 “네, ~네!” 하고 같이 맞장구를 치면서 선생의 주먹을 피해 고개를 연신 옆으로 피하면서 원고를 쓸라치면 피하는 자리에서 더욱 바짝 다가앉으면서 더욱 아버지를 향하여 기세 좋게 두 주먹을 휘두르던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우스웠다.

최의준 선생은 원산 안변 등 함경남도 지역에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지국장을 하면서 우리 민족 신문을 열심히 보급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당시 왜경이 조선인 앞잡이들을 내세워 민족지 동아ㆍ조선의 신문 보급을 못하게 너무 방해를 놓아 허구한 날 그들과 끈질긴 싸움을 하였고 때에 따라서는 서로 맞붙어 선생의 유도실력으로 업어치기해 못된 놈들을 땅바닥에 매다 꽂았다 하였다. 의준 선생은 이 이야기 대목이 되면 입가에 허연 거품을 내 보이면서 굵은 양팔의 옷소매를 걷어붙이고 방안 천정이 떠나갈 듯이 당시의 실제 상황처럼 아버지를 향하면서 “네 이놈들!” 하고 호령호령하면서 말했다.

나의 할머니는 “조용조용히 해도 방안에서 다 들을 수 있는데 왜 저렇게 방바닥에 앉아서 궁둥이를 쉴 새 없이 앉았다 떼었다 하면서 고함을 치는지 모르겠다” 하면서 웃었다.

당시 아버지는 부산의 민주신보에 연재하는 글 선열비록(先烈秘錄 : 후일 이 연재물의 책 제목을《이것이 한국인이다》로 출간), 민속기담(民俗奇談 : 후일 정동사에서《우리 뿌리의 풍속도》란 제목으로 출간) 연재 원고를 집필하였다. 최의준 선생은 바로 앞에 앉아 있는 아버지를 일본사람으로 가상하고 당장 때려눕힐 기세로 털어놓으면서 마음을 달랜 것이다.

어머니도 할머니 말이 떨어지자마자 같이 거들면서 “참! 말을 온 몸으로 저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무궁이 아버지는 기운도 좋으시다” 했다. 지금도 나의 어머니는 그때의 사실을 확연히 기억하고는 웃는다. 최의준 선생은 열사 집안의 아들답게 의롭고 순수한 애국의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 선생의 많은 자제분들도 모두 이러한 애국의 기상을 가졌고 후손들 모두가 지금도 그러하다.

독립운동 근처에도 가지 않은 부류들이 해방 이후 남들의 위에 양심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격다짐으로 조상 족보까지 조작해 가며 행세하려 들고 있는데 이들에게 아주 냉소적이다. 그런 부류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집안의 꼿꼿한 분들이고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을 높은 기상으로 지키려 하는 분들이다. 어떤 때 아버지가 출타 중일 때도 손재봉틀로 삯바느질을 하는 어머니 옆에 다가 앉아서 또 그러는 바람에 어머니는 편히 일도 할 수 없었다고 그때를 회상한다. 선생은 가끔 무슨 중대한 일이 있는지 기차를 타고 서울에 다녀오곤 했다.(계속)

 

댓글목록

正道님의 댓글

正道 작성일

힘없는 나라의 민초들이 나라를 통째로  일본에 빼앗기고  만주의 허허벌판에서 사랑하는 부모형제를 버리고 오직 조국의 독립만을 염원하며 하나뿐인 생명을 담보하고 희생하신분들이 있는가하면. 미국이 일본의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원자폭탄 한방에 거져얻은 일제로부터의 해방이 마치 자기들의 전유물인양 떠벌이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순국하신 순국선열들을 욕보이는 자가 오늘도 많습니다..일제청산. 좋습니다 좋아요. 그러나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나 자식들은 힘없어 나라를 배앗긴 설음에도 생명을 부지하기위해 일제에 협력할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우리  절대잊지 맙시다..어찌 얻은 해방이여.독립이였는지 우리는 독똑히 기억하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에 매진해야 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누구라면 모를리 없는  애국지사의 인척임을 참고해 주시고 글 이해 부탁드리며... 화곡선생님. 글 감사합니다

김찬수님의 댓글

김찬수 작성일

正道님 그러하시군요. 님의 분노에 공감하오며 위로드립니다. 언젠가 님을 만나 애국의 담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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