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씨! “내가 죽였네.” 하시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새벽달 작성일10-11-27 12:05 조회2,072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지휘관이란게 되게 기분나쁜 것일세.
지휘관이란게 뭔지 아나?
바로 사방이 열린 공간에 혼자서 발가벗고 거울앞에 서있는 것과 같은 것이라네.
그것도 바닥엔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서 아주 아주 정확하게 잘 보이지.
그 투명한 바닥의 밑에는 누가 있는지 아나?
바로 부하들이지.
그들은 유리판 밑에서 눈을 크게 부릅뜨고 내 발가벗은 모습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지켜보고 있지.
바로 내 진면목이 하나도 여과없이 부하들에게 보여지는 것이지.
아직까지 이걸 모르고 있었다면 자넨 지금까지 계속 위만 바라보고 군생할을 해 왔다는 것일세.
위만 바라보고 있다가 어느날 문득 내가 서 있는 바닥 밑을 바라보고 그 밑에 수많은 눈동자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 아나?
아무도 보지 않는줄 알고 온갖 추악한짓, 부끄러운 짓 하고 있었는데 유리판 밑에서 수많은 눈동자들이 올망졸망 모여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얼마나 소름끼치겠는가?
지휘관이란게 이렇게 소름끼치도록 더러운 것일세.
그런데 어쩌겠는가?
이들이 바로 내가 서있는 유리판을 밀어 올려줄 사람들이고 때로는 나를 대신하여 죽어줄 사람들인데...
그게 소명인게야.
아주 끔찍하고 더러운 소명이지.
그런데 아주 행복한 사람들도 많이 있다네.
평생을 바닥을 내려다 볼 생각은 하지 않고 오직 위만 바라보는 사람들이지.
나의 온갖 추악한 짓이 모두 비쳐 보인다는 걸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인생을 마감하는 자들이니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이번에 죽은 두명의 해병병사. 왜 죽었는지 아나?
바로 자네가 한번도 아래를 쳐다보지 않고 위만 바라보고 있었기에 죽었네.
그런데 무슨 변명을 그리도 하시나?
여보게! 나 [새벽달]이야.
모두가 잠든 이른 새벽에 조차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는 새벽달이란 말일세.
이제라도 위만 바라보지 말고 내가 딛고 서있는 아래쪽도 바라보며 사시게.
그리고 이렇게 한번 외쳐 보시게.
“이들은 내가 죽였다.”고.....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