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이지만 많은분들 보시라고 여기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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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영국의 BBC에서는 G20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만 다음 개최지에 대한 얘기는 별로 비중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회의 결과를 다룬 기사들을 봐도 아예 한국이나 캐나다의 G20 회의 유치에 대한 얘기가 없거나 몇몇 기사에서 말미에 내년에 캐나다와 한국에서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는 정도의 얘기를 짤막하게 덧붙이고 있을 뿐입니다. 검색을 해 보면 오히려 내년부터 포뮬러 1 그랑프리가 한국에서 열리는 게 스포츠 섹션 기사 제목으로 뽑혀 나왔습니다. 영국의 더 타임즈 사이트 역시도 마찬가지로 별 비중을 두고 있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CNN이나 월 스트리트 저널을 비롯한 언론들도 역시 마찬가지여서, 회의 결과를 다룬 기사에 짤막하게 덧붙이거나 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일본 야후에서 검색을 해 봐도 역시 별 비중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나중에 연합뉴스 기사를 인용해서 한국 정부의 얘기를 다룬 기사가 몇 개 있을 뿐입니다.

자, 여기까지는 남의 나라 얘기니까 그렇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앞서서 2010년 상반기에 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캐나다 언론들은 정상회의 유치에 대해서 어떤 반응일까요? MSN 캐나다와 야후 캐나다를 통해서 뉴스 검색을 해 보니 거의가 단순하게 '캐나다가 2010년에 G20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스트레이트 기사였습니다. 캐나다는 워낙에 이런 규모의 회의를 많이하고 세계 외교의 중심이라서 썰렁한 건지는 몰라도 어쨌거나 날마다 요란법석을 떠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캐나다 언론은 그다지 대문짝만하게 요란한 반응은 아니라는 건 분명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G20 유치에 대해서 이렇게 요란을 떨 정도면 당연히 언론들이 앞다퉈서 외신들의 반응이나 찬사를 줄줄이 내세웠을 텐데, 그런 건 거의 없고 이 대통령이나 정부 여당의 자화자찬만 열심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G20 회의는 G20 회원국들이 돌아가면서 개최할 공산이 큽니다. 다시 말해서 자기들이 회의 개최를 할 생각이 없다면 모를까, 빠르냐 늦느냐의 차이는 있어도 순서는 돌아올 거라는 점입니다. 게다가 1년에 두 번씩 하는 회의인 만큼 회의 주최를 어디에서 하느냐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도 언론들은 심지어 "G20 정상회의 유치는 내년도 G20 의장국으로서 한국이 세계 경제의 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 진입하는 차원을 넘어 세계 경제질서 재편을 주도하는 위치로 올라섰음을 뜻한다"라는 너무 심한 과장까지 하면서 마치 정상회의 한 번으로 한국이 '세계 경제질서 재편을 주도'할 것처럼 민망한 찬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럼 2010년 상반기에는 캐나다가 주도하고, 하반기에는 한국이 주도했다가 2010년에는 프랑스가 주도하고, 뭐 이렇게 되는 걸까요? 요즘처럼 민망한 찬양이 난무하는 걸 보면 정말로 언론장악의 약발이 이제 슬슬 효과를 내는 것인지 싶은 생각이 드네요. 너무 김칫국만 마시다가는 메인 메뉴 나오기 전에 배 터집니다. 분명 한국의 위상을 더 높여줄 수 있는 G20 회의겠지만 세계가 부여하는 의미와는 한참 동떨어져서 민망할 정도의 자화자찬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좀 더 차분하게, G20 회의가 내실있는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준비하면 안 될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