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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6.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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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찬수 작성일10-09-29 00:18 조회2,2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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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깊은 밤중에 본 아버지


 늦은 가을 어느 날, 한밤중 웬일인지 홀연 잠이 깬 내가 들으니 주변에서 두런거리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못 뵙던 아버지가 한밤중에 보고 싶은 가족을 보러 온 것이다.

 아버지가 어리둥절한 나의 까까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웃던 모습이 생각난다. 잠든 어린 두 동생도 안아 보고 머리를 쓰다듬어 보며 한참 그렇게 있다가 보따리를 챙기더니만 밖으로 조용히 나갔다. 어머니가 먼저 밖으로 나가서 망을 보고 들어오자마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할머니도 허겁지겁 밖으로 따라 나갔다.

 영문도 모르고 잠결에 불안한 마음으로 있다가 순간 ‘아버지는 참으로 이상하다’라고 생각했고, 왜 집에서 같이 재미있게 살지 않고 저렇게 밤중에 먼데로 가는가 하고 몹시 의아해 하였다.

1947년부터 1950년 1월 말까지, 아버지가 설악산 신흥사 계조암에 잠적한 뒤부터 원산으로 몰래 피신할 때까지 나는 이렇게 아버지를 두세 번밖에 만나지 못했다.

이튿날, 내가 학교에 가려는데 어머니와 할머니는 번갈아 가며 나를 붙들고,“누가 아버지에 대해 물으면 아버지 못 보았다고 대답해라.알겠니. 아버지 못 보았다고, 알았지!” 하면서 수도 없이 나에게 다짐받던 생각이 난다.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어른들로부터 거짓말을 강요(?)받은 셈이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할머니와 어머니 말은 처절한 삶의 절규였던 것이다.

 나는 아버지와 할머니 어머니가 왜 저렇게나 두려운 눈빛으로 야단인가 속으로 의아해 했다. 거짓말까지 하라니……. 그러나 어린 나였지만 할머니 어머니 말을 명심하고 누구를 만나도 아버지에 관한 얘기엔 시치미를 딱 떼고 모르는 척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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