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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운동권 학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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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0-09-19 23:06 조회2,4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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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운동권학생이었다

최지원 병장은 서울출신으로서 장교였던 아버지 최성규와 전문대학을 졸업한 엘리트였던 어머니 문예지 사이에서 태어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다복한 가정을 이루고 잘 살고 있었는데, 민족최대비극인 동족상잔의 6. 25전쟁이 발발해 장교였던 아버지가 그만 전사하고 말았다.

문예지의 친정부모는 젊은 나이에 혼자 살아가는 딸의 처지가 가엾고 안타까워 앞날이 구만리 같은 청춘이라고 걱정하셨다.

외손자는 자기들이 잘 키워줄 테니까, 재가를 하라고 끈질기게 회유와 설득을 하던 끝에 마침 서울 장안에서 알아주는 부잣집의 둘째 아들한테서 중매가 들어왔다.

그 부잣집 둘째 아들한테로 재가를 하라는 부모님의 집요한 강요에도 굴하지 않고, 지원이와 같이 살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문예지는 빼어난 미모와 뛰어난 사교성으로 5.16군사정권이 들어선 후, 군에서 정치권으로 이동한 남편의 옛 동료와 선후배들이었던 정치인들을 상대로 비밀요정을 운영하게 되었다.

지원이는 부모를 닮아서인지, 어려서부터 똑똑하고 총명했으며 어머니 문예지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공부도 잘하였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는 반장과 우등상을 한 번도 놓쳐 본 적이 없는 아주 모범생으로서, 어머니 문예지를 기쁘게 해 주는 효자이기도 했다.

지원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 문예지는 남편 최성규가 전사하지 않고 살아 있었다면 그 당시 같은 기수 중에서 선두 그룹이었던 그가 지금쯤 최소한 장관 한 자리를 할 것이라는 생각에 남편을 꼭 빼 닮은 지원이에게 요즘 육군사관학교가 최고로 인기가 좋다고 은근히 강권하였다.

“지원이 너 같은 실력이면 충분히 육사에 들어 갈 수 있을 텐데!”

“육사나 가렴!”

영리하고 똑똑한 지원이는 국가를 위해서는 아버지 같은 분이 필요하지만, 가정으로 보아서는 비극이 될 수 있으며, 아버지를 조국에 바치고 어머니 혼자서 고생하시면서 살아가는 것이 죽어도 싫다고 했다.

군인의 길은 아버지 혼자만으로 족하다고 하면서,

정치외교학과에 지망하겠다는 지원이의 말을 듣고, 너무 대견하고 어른스럽다는 생각에서 더 이상은 육사에 가라고 권유하지 않고 그의 뜻에 따라 주었다고 하였다.

어머니의 지극한 뒷바라지로 그 어려운 서울대학 정치외교학과에 무사히 합격하였으나 대학에 들어가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처음 들어갔을 때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공부밖에 모르고 지내더니, 어느 날부터 운동권선후배들과 어울리면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글과 ‘군바리 새끼들이 총칼로 정권을 빼앗아 인권을 탄압하고 민주화를 말살시키는 독재정권을 타도해야 된다는 선배들의 말에 애초부터 동의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군인이야 말로 국가를 위해서 충성을 다하고 목숨까지 바치는 최고의 애국자로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지하자원하나 없고 국민대부분이 굶주리고 있는 이 같은 현실에서는 민주화는 시기상조이며, 그 누가 정권을 잡아도 가난에서 헤어나기란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처음에는 운동권 선배들이 민주화니 뭐니 떠들어대는 모습에 동의할 수 없었다.

마치 그들이 선구자인 것처럼 국민들을 기만하여 공산주의체제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인간들이라고 경멸하며 역겨워하였다.

그러나, 선배들의 말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던 지원이도 졸업할 무렵에 이르러 군사정권의 부정부패 4대 의혹사건들, 3선 개헌 사건과 같은 굵직굵직한 정치이슈들을 어지럽게 접하게 되면서부터 긴가민가했던 운동권선배들의 말이 정의감에서 우러나오는 충정이라고 생각하여 학생운동에 빠져 들게 되었다.

공부는 뒷전이고 매일같이 선배들과 선술집에서 막걸릿잔을 기울이며 ‘군바리새끼들이 다 해 쳐 먹으니, 우리 같은 정치지망생들은 할 일이 없다󰡑고 울분을 터뜨리는 운동권선배들의 하소연을 자주 듣다가 보니 자신도 모르게 세뇌되어가는 줄 몰랐다고 했다.

그는 세계 지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새마을운동을 높이 평가한다는 ‘새마을 노래󰡑를 들어도 구역질이 나고 자연히 울화통이 터져서 선배들 말이 구구절절 맞는 것 같아 학생운동으로 빠져 들게 되었다.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는 옛말처럼, 공부밖에 모르던 그는 인권을 탄압하고 민주화를 말살하는 군사파쇼정권은 물러가야 된다고 입에 게거품을 물고 비판하고 타도하다가, 결국은 요주의인물로 지명수배를 받게 되어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중정요원과 경찰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지원이 어머니는 그 당시만 해도 전문대학을 졸업한 최고의 엘리트로서 빼어난 미모와 뛰어난 사교술로 군 출신정치인들과 인맥이 두터 정치인들을 상대로 비밀요정을 운영하면서 정, 제계 고위간부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다 보니, 단골손님이었던 중정고위간부를 자연스럽게 접촉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잘 아는 친밀한 사이로 교분을 쌓게 되었다.

문예지는 요정에 단골로 오는 중정의 고위직간부에게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운동권선배들의 꼬임에 빠져 학생운동을 하다 지명수배를 받아 쫓기는 신세가 되었으니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하소연을 하게 되었다.

그 중정고위간부도 이미 보고를 받아 알고 있다고 하였다.

“당장 아들을 찾아서 자수를 시켜라”

“지원이가 자수만 하게 되면 내가 뒤에서 최대한 선처를 해 주도록 힘을 써 보겠다.”

그 말을 믿고, 서울 근교에 단골로 다니던 절에서 지원이의 자수를 설득하기 위해서 중정요원이 귀띔해준 지원이 선배를 통하여 은밀히 연락을 취해 아들을 만나서 눈물로 자수를 권유하여보았다.

그러나 아들 지 원이는 동지들을 배신할 수 없다고 하면서 난생처음으로 어머니의 간곡한 청을 거절 하고, 붙잡고 매달리는 어머니의 떨리는 손을 한사코 뿌리치고 돌아설 때에 너무나 가슴이 아파 견딜 수가 없어 한 없이 울었다고 했다.

지금도 현인의 ‘비 내리는 고모령󰡑노래 가사가 떠오르며 그때 어머니 손을 뿌리치고 돌아서던 생각이 떠나질 않아, ‘어머님의 손을 놓고 돌아설 때에 부엉이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소.󰡑구절이 너무 절절이 가슴속 깊이 와 닿아서 어느새 이 노래가 최 병장의 십팔번이 되어 자주 흥얼거리는 버릇이 생겼다고 했다.

‘어머님의 손을 놓고 돌아설 때에

부엉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소

가랑잎이 휘날리는 산마루턱을

넘어오던 그날 밤이 괴로웁구나󰡑

어머니의 끈질긴 설득과 눈물로 애원하는 모정과 동지들의 협박과 회유로 갈등하던 끝에 자기 하나만 보고 평생을 살아온 어머니가 너무 가엾고 불쌍한 생각에 견디다 못해 결국은 어머니의 뜻에 따라 자수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정고위간부가 신원보증을 서고 선처를 부탁한 덕에 실형을 면하고,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아 풀려나와서 형을 면하고 보니, 권력에 굴복하여 자수했다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군 면제대상인데도 불구하고, 고육지책으로 운동권동지들과도 멀리하기 위해서 군대에 입대했다.

함께 학생운동을 했던 선후배와 동지들에게 배신자와 중정프락치로 낙인이 찍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월남으로 가려고 지원했지만, 그 때마다 어떻게 알았는지 어머니가 달려오셔서

“월남에는 가면 절대 안 된다.”

“네 아버지 하나로 조국에 바쳤으면 족하지, 지원이 너까지 전쟁터에 보낼 수는 없다”

“내 평생 너 하나 보고 이때까지 살아왔다”

눈물로 호소하는 애절한 모습에 몇 번이고 지원했다가는 실패하곤 하였다.

하지만, 선배들과 동지들의 중정프락치와 배신자란 따가운 눈총 때문에 더 이상 견디고 배길 수가 없어,

하는 수 없이 자신에게 신원보증을 서준 중정고위간부에게 학생운동을 했던 같은 동지들로부터 배신자와 중정프락치로 의심을 받고 있으니, 월남으로 가야 동지들에게 의심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그렇지 않으면 다시 옛 동지들과 같이 어울릴 수밖에 없다고 지원요청을 하게 되었다.

어머니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어머니를 좀 설득해달라고 부탁을 한 결과 간신히 월남으로 오게 되었던 것이다.

지금, 이 처절하게 치르고 있는 앙케 전투에서 살아서 어머니가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이 머나먼 이국땅에서 한 줌의 뼛가루가 되어 국립묘지로 돌아갈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 아닌가!

자식 하나만 믿고 산다는 어머니께 씻을 수 없는 큰 불효를 저질렀다고 울먹이더니 어머니가 한 없이 보고 싶어 그리워진다고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최지원 병장의 뜨거운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슬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큰 바위 밑에 함께 있던 분대원들도 잠시 숙연해지며 눈시울을 적시었다.

육사에 가라고 그렇게 간청하던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고 학생운동에 빠져들어 아버지의 옛 동료와 선후배분들에게 군사파쇼정권이니, 군바리들이니 뭐니 하면서 폄훼하고 비난했던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었던가를 이곳 월남에 와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고 보니, 지금은 한 없이 후회된다고 했다.

나의저서 앙케의 눈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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