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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감춤의 美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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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유의깃발 작성일10-03-31 12:32 조회2,6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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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한주호 준위)

우선 실종 군인들의 구조작업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의 명복을 빌며, 실신한 것으로 전해진 해군 해난구조대원 한 분의 완쾌를 기원합니다.

흔히들 시(詩)를 일컬어 '감춤의 美學'이라 부른다.
독자는 시 속의 짧은 단어 하나하나에서, 작가가 말하려는 여러 의미로의 다양성을 찾아내야 하고, 또한 짐작하는 은유성을 들어 각자 그것이 무엇을 뜻(지칭)하는지, 각자가 찾아내야 하는 의무를 진다.
하기에 비록 작가가 제 손으로 지은 시의 의도와 뜻풀이를 해주더라도, 그것은 단지 그 시의 작가라는 프레미엄이 붙은 고개끄덕임에 불과할 뿐, 실질적으로 작가가 숨겨놓은 그 진정한 의미를 찾는 건, 열이면 열 모두가 다르게 보고 느끼는 그 시를 읽는 이들의 몫이라 하겠다. 

그러나 어디 감춤의 미학이 이 詩 하나만이랴.
다양성과 은유성보다는 함축성(혹은 상징성)이 강조된 한 컷의 만평과, 심안(心眼)성을 요구하는 작가의 사진 한장에서도, 우리는 감춤의 미학을 보곤한다.  
그리고 그럴리야 없겠지만, 이번 천안함 침몰사건에서 보여준 정부와 국방부의 대응 그리고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해, 이 감춤의 미학이란 것이 일푼이나마 숨어있지는 않은지..
사고가 난지 5일이 지났지만 아직 사건의 원인도 불분명하고(물론 선체인양이 있은 후에야 어느정도 추정가능하겠지만), 특히나 사건이 발생한지 하루도 안돼 정부와 군의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은 낮다"는 발표를 봄은, 혹 북한의 소행에는 미리부터 단절성을 보여주는 또다른 감춤의 미학은 아니었을까의, 죄송한 상상을 하기에 충분했다.     

정부와 군의 단 하나의 루트가 아닌 여러 갈래로의 발표, 군기밀이라는 이유로의 확답거절 등으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침몰원인이 가닥을 잡히기는 커녕, 오히려 짙은 안개 속에 파묻히는 느낌이다.
사고 지역에 암초가 있니 없니, 대한민국이 설치한 기뢰로 인한 폭발이라느니 전부 수거했기에 없다느니, 여기에 김태영 국방장관이 가라앉은 함미가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애초부터 알고 있었다는 등, 결코 믿고싶지않은 말들이 카더라통신에 의해 쏟아지고, 이것과 관련된 조금의 지식이라도 있는 양이면, 학자 전문가 등의 명찰을 붙이고 나서서 혼자만의 상상을 사실이라 주억대고, 이것도 모자라 바다에 오줌 한번 싼 이력의 장삼이사들마저, 온갖 어지러운 말로 더욱 어지럽히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세인들의 입에서 나오는 별의 별 추측과 예단의 난무..
그리고 이것들이 확대 재생산과 변이를 거치고 있음에, 이제는 정부와 군의 발표를 믿지못하겠다는 사고가 만연해 있음이 사실이다.
이에는 미리부터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만 이별도장을 찍은 정부와 군의 잘못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이니, 대저 누구를 탓하겠는가?
게다가 사고 나흘이 지나서야,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한 천안함의 폭발장면 영상을 공개한 국방부까지 더해지니..

"한 점의 의혹도 생기지 않도록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지만, 이조차도 별로 통하지 않는 분위기라니..
물론 군기밀에 대한 우려를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이번 천안함 침몰 건 만큼은, 경우에 따라서는 중차대한 국가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는 사항이다.
그렇다면 군기밀만을 내세워 중구난방식 말들로 민심을 어지럽히기보다는, 정부와 군이 가지고 있는 증거나 정황 등, 이 사건과 관계된 모든 점들을 국민에게 확실히 발표해 알려야만 한다. 

물론 원인규명은 철저히 해야하지만, 특정 가능성은 지레 제외시켰던 것이 이런 혼란스런 상황이 오게끔 만든 가장 큰 원인이란 생각이다.
사공 많은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격이요, 환자는 한 명인데 수많은 의사들이 제각각 진단을 내리고 있는 형국이랄까.. 

다양성과 은유성 그리고 함축성이란 감춤의 미학을 보여주며, 국민들의 심안성을 요구하고 단절성이란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대신, 이제라도 정부와 군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명명백백 밝히는 자세를 가져야만 한다.
감춤이 아닌 드러냄의 미학을 말이다.
이 천안함 침몰사건에서 만큼은, 추상화(抽象畫)가 아닌 구상화(具象畵)라는 사실화를 보고싶다.

p.s
구조활동을 벌이다 순직한 분의 성함이 한주호인지 한준호인지 기사마다 다른데, 한주호 준위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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