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작전관이었던 박연수 대위는 이날 27일 오후 3시쯤 경기도 평택 해군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배가 내부의 폭발이나 암초에 걸릴 가능성은 절대 없다. 내가 장담한다”고 말했다. 박 대위는 실종된 승조원 46명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이 설명회에서 이 같이 말하고 “다른 침몰 원인은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인데 이 부분은 정확하지 않고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어서 내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군 2함대사령부는 27일 오후 3시쯤 평택 사령부내 예비군 훈련장에서 200~300여명의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사고 당시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설명회에는 천안함 생존자인 박 대위와 상사 2명, 사병 1명 등 4명이 참석했다.

또 다른 생존자인 상사 한명은 “밤 9시쯤 야식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흔들거리더니 정전이 됐고 내 몸이 10㎝ 가량 튀어 올랐다”고 말했다. 이 생존자는 “어둠 속에서 벽을 더듬으며 밖으로 나와보니 배가 기울고 있었다”며 “이 때부터 손전등을 들고 다른 생존자와 부상자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친 병사와 생존자를 발견한 뒤에는 밧줄로 몸을 묶어 끌어올렸고, 이후 배가 90도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이 “왜 배가 침몰했느냐가 궁금하다”고 말하자 생존자들은 이부분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생존자 설명과정에서 가족들은 배가 기울었다는 생존자 설명 부분에서 비명과 함께 울음을 터뜨렸다. 생존자들도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천안함 부상자 중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된 신은총(24) 하사는 가족과 면회한 자리에서 “갑판에 서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평 하는 큰 폭발음이 났다. 잘 보이지 않았지만 배가 동강이 난 것 같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안함 침몰 과정과 관련, 국방부는 이날 오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폭발 2분만에 천안함 후미가 가라앉았고, 20여분이 지났을 땐 배의 60% 정도가 가라앉았으며 3시간만에 완전 침몰했다”고 말했다.

당시 천안함 함장은 배의 전력이 완전이 끊어지자 자신이 갖고 있던 휴대전화로 평택 2함대사령부와 통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함장은 이 전화 보고를 통해 “큰 폭발이 일어났고 엔진이 멈췄다. 그리고 정전이 됐다. 갑판으로 올라가 확인하니 벌써 선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게 2분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고 국방부 이기식 정보작전처장이 전했다.

해군은 이날 실종자 수색과 함께 사고원인 규명작업을 벌일 계획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일단 실패했다. 해군은 이날 오후 해난구조대(SSU) 잠수요원 18명을 사고 지점에 투입, 실종자 수색과 선체에 대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기상이 좋지 않아 실패했다. 사고 해역에는 3?에 가까운 파도가 일고, 수면 밑에서는 조류가 3노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이날 오전 10시쯤 수상함 10여척과 해난구조함(평택함) 1척을 비롯한 해군이 보유 중인 해난구조와 관련한 모든 전력을 사고 해상으로 급파했다. 상륙함(LST) 한 척도 인근에 대기시켰다.

장일현 기자 ihjang@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